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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정무위 횡포에 김상조 청문보고서 또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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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정무위 횡포에 김상조 청문보고서 또 불발 김이수·김상조 보고서 시한 넘겨…이진복 "보고서 없어도 임명 가능"

'인사청문회 정국'에서의 여야 대치가 길어지고 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법정시한인 12일에도 국회는 보고서 채택을 하지 못했다. 지난 7일 이미 법정시한을 넘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경과보고서 채택도 이날 또 한 차례 불발됐다.

국회 헌법재판소장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여야 간사 간 직·간접 접촉을 이어갔으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특위 전체회의를 열지 못했다. 공정위를 관할하는 국회 정무위원회도 역시 여야 간사 간 의견차로 전체회의 개의에 실패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정무위는 민주당에서 '개의를 못 하겠으면 사회권을 야당 간사에게 넘기라'고 (자유한국당 소속 이진복 정무위원장에게) 요청한 상태"라며 "정무위나 헌재소장 인사청문특위나 모두 간사 간 접촉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김상조 후보자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3차례나 무산됐다"며 "한국당이 요구한 보고서 채택 전제조건이 수용·이행됐음에도 3차례나 의사일정을 거부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한국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정무위 민주당 간사인 이학영 의원은 "(이진복 위원장에게) '3당(민주·국민·바른) 합의로라도 정무위를 열어 달라'고 했지만 위원장은 '4당 합의가 없으면 열 수 없다'고 했고, '그럼 사회권을 넘겨 달라'고 했지만 '그것도 할 수 없다'고 했다"며 "결국 오늘도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적격·부적격 의견을 병기해 채택하자는 합리적 제안을 무시하고 자당의 정치공세를 위해 (한국당이) 의사일정을 보이콧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하며, 다시 한 번 협치를 위해 보고서 채택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청와대가 이것(청문보고서 채택)과 관계 없이 임명을 할 생각이 있다면 보고서 없어도 임명할 수 있으니까 정부가 판단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문 대통령이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토록 하는 모양새를 의도하고 있다는 뜻이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다만 이날 시정 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예상과 달리 공직 후보자들의 임명에 대해 국회의 협조를 요청하지 않은 데 대해 "국회의 몫이라는 판단인 것 같다"며 "(대통령이 나서지 않아도) 돌파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인사 관련 협조를 당부하지 않은 것이나, 강 원내대변인이 '돌파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데에는 배경이 있다.

김이수·김상조 후보자의 경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임명 찬성'까지는 아니지만 보고서 채택에는 협조하기로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에 '보고서는 채택하되 본회의 표결로 야당 의견을 표시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고 이에 대해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각각 '동의한다'(김동철), '채택은 하더라도 부적격 의견을 낼 수밖에 없다'(주호영)는 반응을 보였다.

우 원내대표는 바른정당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병기하더라도 채택해 달라'고 다시 호소했다고 한다. 그는 이날 회동에 불참한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을 별도로 찾아가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국민의당·바른정당도 반대하고 있는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의 경우도 주말을 지나며 긍정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강 대변인은 주장했다. 전직 외교장관 10인이 강 후보자 임명에 찬성한다는 연명 성명서를 냈고,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강 후보자 임명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2배 높게 나오는 등 여론 지형에서 우위에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관련 기사 : '태풍의 눈' 강경화, "임명 찬성" 62% "임명 반대" 30%)

다만 야당도 문 대통령의 협조 요청이 없었던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입장 변화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한국당은 이날도 "문 대통령이 (김이수·강경화·김상조) 세 분에 대해 결자해지 차원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대통령에게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사퇴를 결심해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국민의당은 김이수·김상조 후보자에 대해서는 다소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강경화 후보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로 예정됐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도 무산됐다.

강경화·김상조 후보자의 경우는 국회가 기한 내에 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더라도, 청와대가 10일 이내의 추가 기한을 정해 보고서 채택을 재요구할 수 있고 끝내 무산되더라도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김 후보자는 지난달 19일, 강 후보자는 같은달 26일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됐다. 법정 시한은 김 후보자의 경우 이달 7일이었고, 청와대는 12일을 기한으로 보고서 채택을 재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후보자는 오는 14일이 보고서 채택 1차 시한이 된다.

김이수 후보자의 경우는 이날(12일)이 시한이고, 이후부터는 인사청문회법 9조 3항에 따라 여야 합의가 없더라도 국회의장이 이를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그러나 기한 내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더라도 국회의 임명동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는 점은 정부와 여당에 부담이다. 여당 출신인 정세균 의장이 임명동의안 표결을 본회의에 부치더라도, 교섭단체 야3당이 똘똘 뭉쳐 반대하면 임명동의안은 부결된다.

민주당은 이에 오는 22일 본회의 이전까지 최대한 야당을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를 뒤집으면, 장관급 공직 후보자는 물론 김이수 후보자의 경우 역시 '22일까지는 시간이 있다'는 뜻도 된다.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와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 김상조 공정위원장 후보자.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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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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