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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시진핑 첫 만남서 '사드·중국 역할론' 입장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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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시진핑 첫 만남서 '사드·중국 역할론' 입장차 북핵 '중국 역할론'에 시진핑 "북핵은 북한과 미국 문제"
독일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갖고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및 북한 핵‧미사일 개발을 비롯한 한중관계 현안을 논의했다.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진행된 회담은 당초 40분으로 예정됐던 시간을 35분 넘겨 75분 간 진행됐으며 "한중관계 및 한반도 정세 중심으로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文대통령 "북핵 동결 하면 사드도 해결책 찾을 수 있을 것"

양국 정상은 한중 관계의 최대 이슈인 사드 문제를 둘러싸고 기존 입장을 유지해 이견을 좁히는 데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변인은 양국 정상은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으며 상호 이해 증진을 위해 고위급 채널 등을 통한 다양한 소통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첫 번째 정상회담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 사드라는 직접적인 표현 대신 '이견이 있는 부분'이라는 완곡한 어법을 사용해 발표하고 향후 고위급 회담 등의 채널을 통해 접점을 모색해보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다.

사드 배치에 관한 양국 정상의 구체적인 발언과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서로가 해 왔던 입장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한국의 주권적 결정에 중국이 부당하게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중국의 사드 철회 주장을 반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직접적인 언급 보다 사드가 북핵 고도화에 따른 방어용 무기 체계라는 점을 강조하며 시 주석을 설득했다는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특히 사드 해법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환경영향평가라는 절차적 정당성으로 시간을 확보하게 되고 그 기간 중에 북핵 문제가 동결 같은 해법을 찾아내게 되면 사드도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와 관련해 "각종 제약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양국간 경제, 문화, 인적 교류가 위축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는 것이 양 국민 관계 발전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각 분야에서의 교류 협력이 더욱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시 주석의 관심과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민들의 관심과 우려를 고려치 않을 수 없으나 양국간 교류 협력이 정상화되고 나아가 보다 높은 차원에서 확대되기를 희망한다"는 원론적 언급으로 대응했다.

시진핑 "북핵은 북미 문제…미국이 책임"

북핵‧미사일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 역할론에 대해서도 양 정상의 입장은 엇갈렸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중국이 보다 더 많은 기여를 해주기를 요망한다"며 중국이 제대와 압박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주기를 당부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대북 제재와 압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중국이 수행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에 주목했다"고 선언한 만큼 이 같은 입장을 시 주석에게 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이 지금까지 충분하게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점을 피력하며 북한과의 혈맹 관계를 감안할 때 충분하게 노력하고 있는데 국제사회가 중국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비난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설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 주석이 "북핵 문제는 남북 문제가 아닌 북미 문제로 파악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중국에만 이를 떠넘길 게 아니라 미국이 책임이 있는 것이니 국제사회가 함께 논의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만 양국 정상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북핵과 미사일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또한 북한의 핵‧미사일 보유는 한중 양국은 물론 한반도와 동북아 역내 안정과 평화에 위협이 된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하고 한반도 비핵화가 공동의 목표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양국 정상은 보다 강력한 제재와 압박으로 북한이 추가적 도발을 하지 못하게 하는 한편 올바른 선택을 함으로써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에 응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한중 양국이 전 단계에 걸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남북 관계를 주도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시 주석은 "남북 대화 복원 및 남북 간 긴장 완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노력을 평가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해나가자"며 "인내를 바탕으로 남북한이 화해와 협력을 통해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 기반을 이뤄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제재 및 압박을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는 것과 동시에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노력을 경주하는 게 필요하다"며 "중국이 유엔안보리 의장국으로서 주도적 역할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G20 정상회의 직전에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뤄진 만큼 "경제문제 다루는 장이지만 이런 중대한 문제 논의하지 않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참석 정상들이 제재와 압박과 함께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위한 공동 의지 피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이 대북 안보리 결의안의 완전한 이행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북핵‧미사일 저지를 위해 최대한 노력 중이다. 중대한 사건이라는 것을 감안해 G20정상회의 중 정상들 간 공동 의견을 도출할 수 있을지 협력적 자세로 임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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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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