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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제보 조작' 수사 결과 "안철수, 박지원 무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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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국민의당 '제보 조작' 수사 결과 "안철수, 박지원 무혐의" 검찰, 김성호·김인원 추가 불구속 기소
정국을 뒤흔든 '문준용 취업특혜 제보 조작' 사건의 검찰 수사가 마무리됐다. 검찰은 앞서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 씨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을 구속 기소한 데 이어, 대선 당시 안철수 대선캠프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들이었던 김성호 전 의원과 김인원 변호사를 불구속 기소한다고 31일 밝혔다. 단 안철수 당시 대선후보, 박지원 전 대표, 이용주 공명선거추진단장에 대해서는 사건에 관여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리했다.

제보 조작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남부지검 공안부는 이날 오전 수사결과 발표에서 "이유미·이○○이 '카카오톡' 대화 자료와 녹음파일을 조작하고, 이준서·김성호·김인원이 이를 건네받아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인정되어 위 5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김성호·김인원 전 부단장은 이달 중순 연이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으나,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 방향이 결정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검찰은 결국 불구속 기소로 고심 끝에 최종 결론을 내렸다.

앞서 검찰은 지난 12일 이준서 전 최고위원을 구속한 데 이어 28일 그를 구속 기소했고, 지난달 29일 구속된 이유미 씨는 이달 12일 기소됐다.

검찰이 밝힌 이준서, 김성호, 김인원의 '범죄 사실'은?

검찰이 밝힌 이들의 범법 행위는 크게 2가지다. 첫째는 지난 5월 5일의 최초 기자회견으로, 검찰은 이유미 씨와 그의 남동생이 녹취 파일을 조작한 것은 물론 이준서·김성호·김인원 등 당 관계자들이 이 파일을 검증하지 않고 발표한 것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봤다.

검찰은 이준서 등 3인에 대해서는 지난 2009년 대법원 판례를 기소의 근거로 들었다. 당시 대법원은 "의혹 사실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자는 소명 자료를 제시할 부담을 지고, 그러한 소명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거나 제시된 소명 자료의 신빙성이 탄핵된 때에는 허위사실 공표가 성립된다"고 판시했다.

둘째는 5월 7일의 2차 기자회견으로, 이는 5인의 피고인 가운데 김성호·김인원 2명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검찰은 "위 (5월 5일) 기자회견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녹음파일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며 김성호·김인원 등을 고발하고, 문준용의 파슨스스쿨 동기 등이 SNS에 '제보 자료가 조작됐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했으며, 기자들이 제보자에게 보낸 이메일 인터뷰도 회신되지 않는 등 제보 자료의 신빙성이 더욱 낮아진 상황"이었다면서 그런데도 이들 2명이 "제보자 및 제보 내용에 대해 추가 확인 없이 '앞선 5월 5일자 기자회견은 진실'이라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실시했다"며 이 역시 별도의 범죄를 구성한다고 보았다.

검찰은 5월 7일 회견 건에 대해서는 작년 대법원 판례 가운데 "제기된 의혹에 대해 상대방이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확인 없이 같은 취지로 재차 의혹을 제기한 경우 허위사실 공표가 인정된다"는 부분을 기소의 근거로 들었다.

당 지도부 지시·개입 여부는?…檢 "증거 발견 안돼"

단 검찰은 이유미와 그의 남동생이 녹취 파일을 조작한 사실, 이준서가 이를 전달받아 당 공명선거추진단에 전달하면서 사실관계 확인을 하지 않은 사실, 김성호·김인원이 이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하면서 역시 제보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사실 등을 범죄행위로 적시하면서도, 이유미의 '조작' 행위가 이준서 등 당 지도부의 명시적·암묵적 지시에 의한 것인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검찰은 이 부분과 관련해 "이준서·이유미는 국민의당 선대위 산하 '2030희망위원회' 위원장 및 부위원장으로서 소속 정당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하던 중, 이준서가 4월 27일부터 30일까지 이유미에게 '문재인 후보가 아들의 특혜 채용에 개입한 사실이 담긴 녹취록을 구해오라'고 수 차례 요구하면서 '이번 일이 잘 되면 청년위원장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제의했고, 이에 이유미는 휴대폰 3대를 이용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조작하고 동생과 녹음파일을 조작해 이준서에게 제공(했다)"면서 "이준서는 자신의 요구대로 작성된 카카오톡 대화내용과 녹음파일을 전달받아 그 제보자 및 제보 내용에 대한 확인 없이 기사화를 시도하다 무산되자, 5월 4일 공명선거추진단에 그대로 전달했다"고 적시했다.

안철수·박지원·이용주 등 대선 당시 국민의당 지도부가 사건에 개입됐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공명선거추진단장이던 이용주 의원은 5월 4일 이준서로부터 조작된 제보 자료를 제공받았으나, 그 후 제보 자료에 대한 검증과 기자회견에 관여하거나 제보자료의 허위성을 인식했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 의원에 대해서는 기소 등 사법처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박지원 의원 및 안철수 전 의원의 관련성도 조사했으나, 본건 제보 자료의 검증 또는 김성호·김인원의 기자회견에 관여했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달 26일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사과 기자회견에서 시작돼 한 달여 동안 정치권에 거센 풍랑을 일으킨 '제보 조작' 사태는 일단락됐다. 물론 기소된 이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지만, 밝혀지지 않았던 사실관계가 추가로 드러나거나 정치적 파장이 더 커질 가능성은 낮아지게 됐다.

지지율이 원내 정당들 가운데 꼴찌를 기록하는 등 직격탄을 맞은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비대위-의원총회 연석회의를 열고 재차 대국민사과 등 당 차원의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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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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