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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말 폭탄'을 주고 받으며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미국과 북한이 몇 달 전부터 비밀 접촉 채널을 가동하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에이피>통신은 11일(이하 현지 시각) "트럼프 정부가 지난 몇 달 동안 북한에 억류돼있던 미국인들의 문제와 오랫동안 악화됐던 양국 관계를 다루기 위해 북한과의 비공식 외교에 조용히 몰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미국 정부 관료들과 관계자들에 따르면 접촉 당사자는 조셉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박성일 주 유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였다"라며 "관료들은 이를 '뉴욕 채널'이라고 불렀으며 소통은 주로 워싱턴과 평양에서 허가를 받은 메시지를 나누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이에 대해 "북한의 위협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 방식에 있어서 실용주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미북 간 접촉이 빠르게 다시 시작됐다고 전했다. 통신은 "키스 루스 전미북한위원회(NCNK) 사무총장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선출된 이후 북한은 뉴욕 채널을 기꺼이 다시 열었다. 그리고 트럼프 정부가 '대화를 위한 논의'를 하자는 신호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루스 사무총장은 "그러나 워싱턴과 평양이 서로에 대한 신뢰가 너무 없어서 생산적인 대화를 위해 필요한 신뢰 구축 프로세스가 지연됐다"고 덧붙였다.

뉴욕 채널은 미국과 북한이 대화하는 주요 채널 중 하나다. 지난 정부들에서는 계속 가동됐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를 7개월 앞두고 채널이 끊겼다.

통신은 "(뉴욕 채널을 복귀한 뒤) 초기에 미국은 북한에 억류돼있는 미국인들을 구출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그렇지만 양국 외교관들은 북미 양국 관계 전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북한이 지난 7월 4일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인 '화성-14'형을 발사한 이후에도 대화 채널은 계속 이어져 왔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북한의 군사 무기 시험은 점점 강해졌지만, 최근 몇 주간의 대화에서 북한은 솔직함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신은 "ICBM 발사 이후 김정은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 철회가 이뤄지지 않는 한 대화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설명이 없이 다른 북한 관료들로부터도 이런 메시지가 나왔다"며 "그들은 북한이 비핵화를 회담의 목적으로 받아들일지 여부에 대해 명확하게 말하지 않았다"면서 대화 채널에서 오갔던 구체적인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오슬로에서 북한 정부 관료들과 비공식 대화를 가진 수잔 디마지오 뉴아메리카 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선택지를 가늠하고 있는 중"이라며 "(북한은) 어느 시점에서는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테이블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지금 재보고 있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은 "(미-북) 비밀 접촉에 관여했던 사람들은 북한도 괌 인근 해역으로의 미사일 발사를 논의하기 위해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가 지난 8일 "화염과 분노" 반응에 이어 10일에는 선제타격을 언급했고 11일에는 군사적 해결책이 "장전됐다"고 말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통신은 "조셉윤에 의해 유지되는 미국-북한 비밀 채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통신은 미북 비밀 접촉 채널 운영과 관련해 백악관과 국무부에 문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