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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덩어리' 김태호, 표결 앞둔 與 '이상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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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덩어리' 김태호, 표결 앞둔 與 '이상기류' 소장파-친박계 공개 반발 "비판 여론 무시하면 후폭풍"
8.8개각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한나라당 소장파와 친박계 의원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것은 좀 심하지 않느냐"는 친박계 의원들의 불만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청문 정국을 거치면서 의혹이 해소된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커졌다는 것이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김태호 총리는 어려울 것 같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정태근 "어떻게 의총 하자는 소리도 없나…오늘 소집 요구할 것"

한나라당 소장파 핵심인 정태근 의원은 "내일 총리 인선 관련 본회의 표결이 있는데, 원내대표단에서는 의원총회를 할 생각을 안하고 있다"고 답답한 심경을 표한 후 "오늘 원내지도부에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26일 '집권 후반기 이명박 정부, 어떻게 가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사실 청와대 인사 개편 때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며 "국정을 잘 운영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직언, 쓴소리를 할 참모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 청와대 참모들이 '친위 그룹' 일색으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이어 "참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지만, 사실 청와대를 쳐다보는 게 아니라 한나라당이 바뀌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립 성향의 남경필 의원도 "이명박 대통령 집권 후반기가 큰 사고로 시작됐다고 하는데, 그 큰 사고는 개각과 청문회"라며 "지금은 발표 당시보다 더 큰 비판이 들끓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한나라당 의석 180석이면 후보자들을 그대로 모두 통과시킬 힘이 있고 하려면 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국민의 시각과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그냥 그대로 통과시키면 후폭풍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남 의원은 "한나라당이 법치를 내걸고 공정 사회를 내걸었는데, 법치라는 것은 국민에게 법 지키라는 게 법치가 아니라 권력기관이 (먼저) 법을 지키라는 게 법치"라며 도덕성 시비에 휩싸인 개각 인사들을 비판했다.

친박 "김태호, 청문회 하니 오히려 의혹이 커졌다"

친박계 의원들도 부글부글 끓고 있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실망감, 혹은 안도감을 표출하고 있다.

구상찬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저도 청문회가 한심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제 생각이 아니라 국민들의 생각"이라며 "국정운영을 잘 하겠다는 의도와 달리 위장전입, 투기, 거짓말이라는 단어가 언론에 나와 공정 사회의 기본인 공정 기회를 국민에게서 빼앗은 셈이라고 본다"고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구 의원은 김 후보자를 직접 거명하며 "김 후보자를 비롯해 몇 분은 청문회를 통해 의혹을 해소했다기보다 의혹을 더 키워버렸다. 이런 것을 보면 참모들이 대통령을 잘못 모셨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은 "김 후보자가 총리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지 모르겠다. 임명 동의안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다"며 "도덕적으로 문제가 너무 많은 것 같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친박계 의원들의 기류가 일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는 친박계가 김 후보자를 두고 "박근혜 죽이기 아니냐"고 생각했던 것과 맞닿아 있는 셈이다.

구 의원은 이날 발제를 맡은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의 지적을 인용해 "(대통령이 세우는 차기 대권과 관련해) '인위적 대항마'는 필패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꼭 기억하겠다"며 김 후보자 등 친이계 차기 주자 등을 견제하기도 했다.

친이 소장파-친박 반란표 던질까?

소장파와 친박계 의원들 일부가 '반란표'를 던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지금 총리를 낙마시키면 이 대통령은 곧바로 힘이 빠질 것이기 때문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 실제 김 후보자 인준이 무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게다가 본격적인 '청문 정국'을 앞두고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과 만났던 사실을 비춰보면 친박계의 반발도 거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의원총회가 열리면 '친이-친박'간, '친위 그룹-소장파 그룹'간 의견 충돌 등으로 시끄러운 모습을 연출하겠지만, 실제 본회의장에서 무기명 투표를 하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비교적 뻔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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