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이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49.3%, 자유한국당 15.0%, 국민의당 6.4%, 바른정당 6.8%, 정의당 5.4% 순이었다.
만약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과 통합하면 민주당-국민의당 통합 정당 지지율은 54.6%가 되고, 자유한국당 15.9%, 바른정당 7.2%, 정의당 7.7%가 된다.
만약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하면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정당 지지율은 19.7%가 된다. 두 정당 지지율의 합(13.2%)보다 6.5%포인트가량 지지율이 오른다. 다만, 민주당 46.3%, 자유한국당 15.6%, 정의당 5.3%로 거의 변동이 없다.
반대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면 한국당-바른정당 통합 정당 지지율은 26.3%가 된다. 민주당 48.9%, 국민의당 6.2%, 정의당 5.4%로 거의 변동이 없다.
호남 민심만 놓고 보면, 호남에서 현재 민주당 지지율은 68%, 국민의당 지지율은 8.6%, 바른정당 지지율은 6.1%다. 만약 국민의당과 민주당이 통합하면 통합 정당 지지율은 74.4%가 돼 호남 민심이 그대로 통합 정당에 흡수된다. 반대로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하면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58.6%로 9.4%포인트 내려가고,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정당 지지율은 20.9%로 오른다.
안철수 "다당제 유지해야" vs. 박지원 "왜 여론조사 흘리나"
바른정당과의 통합시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민의당은 술렁였다. 정계개편론, 연대론, 통합론이 무성한 민감한 시기에 비밀리에 이 같은 조사를 추진한 점이 온당하냐는 지적이 먼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안철수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권에서 여러가지 이합집산에 관한 얘기가 난무해서 국민정책연구원에서 민심 파악 차원에서 여론 조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대표는 "제3정당의 역할에 대해 국민의 기대가 굉장히 높다. 이제는 꼭 다당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게 국민의 민심이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바른정당과 통합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공개적으로 바른정당과의 연대 및 통합을 모색하자는 주장도 표출됐다. 안철수 대표와 가까운 문병호 전 최고위원은 "적대적 양당 체제의 중심에 있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과는 연대하기 어렵다"면서 "굳이 국민의당이 다른 당과 연대 또는 통합을 논의한다면 그 대상은 바른정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에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바른정당의 분열을 목전에 두고 우리 당은 단결해서 선도 정당의 길로 다시 나서야 한다"며 "왜 불필요한 일로 당의 전열을 흐트러지게 하는가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당 지도부가 여론조사를 비밀리에 진행하고 여론 조사 결과를 언론에 흘린 점을 비판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국민의당 혁신기구인 제2창당위원회가 바른정당과 통합을 염두에 둔 듯 지방선거 전에 시도당위원장과 지역위원장 일괄 사퇴를 제안한 데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는 "(바른정당 통합을 염두에 둔) 시도당위원장 및 지역위원장 일괄 사퇴, 여론조사 결과를 흘려 내는 것은 설사 좋은 안이라도 지금은 아니다"라며 "지도부의 신중한 접근을 바란다"고 적었다.
반면, 안철수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제2창당위원회가 제안한 시도당위원장과 지역위원장 일괄 사퇴 방안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줘야 (바른정당쪽에서) 들어오기라도 할 것 아니겠느냐"며 바른정당과 통합할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민의당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통합했을 때 가장 시너지를 얻고, 한국 정치가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합리적인 중도 개혁 세력이 이끌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아주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고 화답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논의에 대해서도 "자유한국당 내 여러 사정들이 정리된다면 통합에 대한 논의가 좀 더 활발해지리라 예상한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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