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대 최영 강원랜드 사장은 서울시 산하 SH 사장을 마친 뒤 고향(강원도 강릉)의 부름을 받고 지난 2009년 3월 26일 CEO로 취임했다.
취임이후 최영 사장의 기세등등한 위세에 폐광지역과 강원랜드 안팎에서는 ‘실세’ 사장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는 취임 20일도 지나지 않아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전임 조기송 사장이 만든 6본부 14실 52팀 2단 1연구소 직제가 최 사장 취임 20일 만에 3본부 9실 37팀 1센터 1단으로 조직을 대폭 축소시켰다.
아울러 전임 사장이 강원랜드 위상강화와 해외 판촉, 대외 마케팅 강화를 위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 파이낸스센터에 설치한 서울사무소를 폐쇄하고 강북으로 서울사무소를 이전했다. 서울사무소 공간과 인력도 60% 이상 ‘칼질’을 했다.
또 취임 6개월에 불과한 경영지원본부장의 자격을 박탈한데 이어 퇴임시키고 전임 사장시절 요직을 차지했던 팀장 이상급 간부 20여 명을 보직도 없이 대기발령 시켰다.
신임사장의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력쇄신을 단행하면서 내부조직은 ‘서릿발’ 같은 령이 섰지만 지역사회는 냉랭한 반응이 나타났다.
지역사회와 불통논란이 일면서 1개월 만에 지역사회단체가 경영진과 전면전을 선포하자 최 사장은 뒤늦게 지역사회와 대화에 나서면서 체면을 구겨야 했다.
우여곡절을 거쳐 최 사장은 취임 6개월이 지나 안정감을 찾아갈 즈음에 강원랜드 주변에서는 도지사 출마설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최 사장은 취임 이듬해 2월 2일 춘천에서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도지사 출마 출정식’ 같은 성대한 출판기념회를 열어 위세를 과시하였다.
당시 최 사장이 출간한 다큐 에세이 형식의 ‘MB와 함께 한 1500일’은 자신의 정치철학과 가치관 대신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알게 된 서울시장 시절의 MB에 대한 내용이었다.
성대한 출판기념회에 한껏 고무된 최 사장은 마운틴 탑 라운지에서 출입기자단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도지사 출마를 위해 강원랜드 사장을 떠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도지사 출마 기자회견 며칠이 지나지 않아 최 사장의 도지사 출마 백지화 소문이 돌았다.
이윽고 춘천 출판기념회에 유권자들을 관광버스로 동원한 문제 등으로 선관위 조사가 시작되자 최 사장은 도지사 출마의 뜻을 접고 강원랜드 사장 사표제출은 유야무야 되고 말았다.
이후 도지사 출마를 못하게 된 CEO가 강원랜드 경영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주변의 우려가 높아졌다.
이런 우려가 사실로 드러나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최 사장은 이듬해 2월 16일 ‘함바(건설현장 식당)비리’혐의로 구속되면서 강원랜드 최초의 현직 사장 구속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특히 최영 사장은 2008년 9월 발생한 환전팀 여직원의 83억 원 수표절취사건의 재발방지를 명분으로 재임기간에 160억 원을 들여 입출금 전산시스템을 구축하였다.
그러나 2011년 1월 28일 모니터 관리자와 테이블 감독 등 2명이 VIP영업장에서 5000만 원 권 수표를 절취하는 등 이들은 9차례에 걸쳐 2억 9000만 원을 빼돌린 범죄사실이 밝혀졌다.
결국 이 사건이 드러나는 바람에 최영 사장시절 설치한 입출금 전산시스템은 돈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최영 사장이 불명예로 사임한 뒤 약 5개월의 경영공백 끝에 최 전 사장과 고향이 같은 최흥집 전 강원도 정무부지사가 그해 7월 15일 제7대 강원랜드 사장으로 취임했다.
최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지역과 소통 상생을 통해 세계적인 종합 리조트로 발전시키겠다”며 “계약과 인사, 건설분야 청탁을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최 사장은 인사와 건설분야 청탁을 근절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오히려 이를 앞장서 실천했던 사실이 국회 국정감사와 검찰수사를 통해 드러나면서 지역주민과 임직원들을 실망시켰다.
또 그는 사장 취임이후 폐광지역을 벗어나 찾아가는 음악회를 여는 등 범위를 다른 지역까지 수혜 범위를 확대하면서 강원랜드를 정치적인 도구로 활용한다는 논란도 만들었다.
아울러 2012년 7월 12일 우여곡절 끝에 강원랜드 제111차 이사회에서 태백 오투리조트의 회생을 위해 150억 원을 기부하는 안건을 처리했으나 이후 감사원은 배임판단을 내리고 말았다.
당시 이사회에서는 또 영월 동강시스타와 대천리조트에 101억 원씩을 추가 출자를 결정하는 등 선심성 지원으로 ‘정치용’이라는 비난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배임 논란 때문에 강원랜드 당시 경영진과 이사들에게 불통이 튀면서 2018년 현재까지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 사장은 ‘채용비리’의 단초가 된 카지노 영업장 환경개선을 명분으로 게임테이블 68대와 슬롯머신 400대의 증설 허가를 받았지만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
당시 강원랜드는 1700억 원을 들여 카지노 영업장을 확충하고 게임시설을 추가 설치했으나 정부의 까다로운 정원규제 탓에 게임테이블은 50대 이상 놀리면서 증설효과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
그리고 2014년 2월 7일 임기를 6개월가량 남기고 그는 도지사 출마를 위해 사임한다고 밝혔다. 강원랜드 사장자리를 정치적인 도구로 활용했다는 비난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새누리당 강원도지사 경선에서 후보로 선출된 최 전 사장은 본선에서는 안타깝게도 민주당 최문순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하면서 도지사의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2018년 도지사 출마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던 최흥집 전 사장에게 이번에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혐의로 지난해 11월 30일 검찰에 의해 구속되고 말았다.
공직자의 정치권 진출은 누구나 야망을 가질 수 있겠지만 정치적 야망을 가진 인사들의 낙하산 때문에 강원랜드가 벼랑에 몰렸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검찰수사결과 최 전 사장은 일부 국회의원 등으로부터 무더기 채용청탁을 받거나 경력직 채용 과정에서 특정인의 채용에 개입한 정황이 속속 밝혀졌다.
이로 인해 강원랜드는 매출총량제 규제의 덫에 더해 ‘채용비리’ 공기업의 대명사로 몰리면서 게임테이블 축소와 영업시간 단축이라는 고강도 규제의 사슬에 걸리고 말았다.
이뿐이 아니라 강원랜드는 ‘채용비리’ 문제로 2017년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시장형 공기업 전환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세워줬다.
결국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이었던 강원랜드는 ‘채용비리’로 벼랑에 내몰리면서 기획재정부로부터 이달 말 단행될 시장형 공기업 전환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낙하산 사장으로 인해 공기업 강원랜드가 얼마나 추락할 수 있는지 ‘채용비리’ 사태가 여실히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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