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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앞으로 수시로 만나자" 문재인 "통 크게 대화"…김정은 "툭 터놓고 얘기"
김정은 위원장은 27일 판문점 남쪽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수시로 만나서 한반도에 걸린 문제를 풀고, 마음을 합치고 의지를 모아 나가면 우리가 '잃어버린 11년'이 아깝지 않게 좋게 나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정례화할 뜻을 밝힌 것이다.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기 전에 '평화의 집' 1층에 마련된 환담장에서 모두 발언을 한 뒤, 비공개 회담에 돌입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회담에 돌입하기에 앞서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 순간의 출발선에서 신호탄을 쏜다는 마음가짐으로 여기 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정말 허심탄회하고 진지하고 솔직한 마음 가짐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좋은 이야기, 반드시 필요한 얘기를 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정은 위원장 "잃어버린 11년…원점 돌아가지 말고 이행 잘하자"


김정은 위원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을 '잃어버린 11년'이라고 표현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잃어버린 11년이 아깝지 않게 나갈 수 있지 않나 생각도 하면서, 정말 만감이 교차하는 속에서 200미터를 걸어왔다. 오늘 이 자리에서 평화와 번영의 관계가,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 순간 출발선에서 신호탄을 쏜다는 마음 가짐을 가지고 여길 왔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오늘 관심사와 문제들을 터놓고 얘기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자"며 "우리가 지난 시기처럼 또 원점에 돌아가고 이행하지 못하는 결과보다는, 우리가 앞으로 잘하고, 미래를 내다보면서 지향성 있게 손잡고 나가는 계기가 돼서 기대하시는 분들의 기대에도 부응하자"고 말했다. 합의도 중요하지만, 합의의 '이행'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바라는 이행 사항은 '안전 보장'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3월 6일 대북특사단을 만나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남쪽 '평화의 집' 환담장에서 대화하고 있다. ⓒ판문점 공동 취재단

문 대통령 "통 크게 합의해서 평화의 선물 안겨주자"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의 봄에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여기 판문점에 쏠려 있다. 남북 국민들, 해외 동포들이 거는 기대도 아주 크다. 그만큼 우리 두 사람 어깨가 무겁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우리 김정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순간 이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 국민과 전 세계의 기대가 큰데, 오늘 이 상황을 만들어 낸 우리 김정은 위원장의 용단에 대해서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우리도 그렇게 통 크게 대화를 나누고 합의에 이르러서 온 민족과 평화를 바라는 이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안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잃어버린 11년'에 대해 "오늘 하루종일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관계로 10년 동안 못다 한 얘기를 충분히 나눌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농담을 건네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저녁에 만찬 음식을 가지고 많이 얘기하던데, 어렵사리 평양에서 평양 냉면을 가져왔다"고 먼저 운을 뗐다. 곧 이어 김 위원장은 "멀리 온 (평양 냉면)"이라고 말하려다가 잠시 말을 멈추고 "(남과 북의 거리가) 멀다고 말하면 안 되갔구나"라고 말해 배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남북 정상회담 배석자로는 남쪽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북쪽에서는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철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판문점 공동 취재단

다음은 남북 정상이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 1층 환담장에서 나눈 모두 발언 전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어떤 마음가짐 가지고 200미터 거리 되는 짧은 거리를 오면서 아까 말씀 드렸지만 군사분계선을 넘어서면서 보니까 그 분리선도 사람이 넘기 힘든 높이로 막힌 것도 아니고 너무나 쉽게 넘어온 역사적인 이 자리까지 11년이 넘었는데, 오늘 걸어오면서 보니끼 왜 그 시간이 이렇게 오래였나, 왜 이렇게 오기 힘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사적인 이 자리에서 기대하시는 분들도 많고 지난 시기처럼 아무리 좋은 합의나 글이 나와도 발제되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이런 만남을 가지고도 좋게 발전하지 못하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한테 낙심을 주지 않겠나. 앞으로 마음가짐을 잘하고 우리가 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수시로 만나서 걸린 문제를 풀어나가고 마음을 합치고 의지를 모아서 그런 의지를 가지고 나가면 우리가 잃어버린 11년이 아깝지 않게 우리가 좋게 나가지 않겠나, 이런 생각도 하면서 정말 만감이 교차하는 속에서 한 200미터를 걸어왔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평화와 번영, 북남 관계가 새로운 역사가 써지는 그런 순간에 출발점에 서서 출발 신호탄을 쏜다는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여기 왔습니다. 오늘 관심사 되는 문제들 툭 터놓고 이야기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이 자리를 빌려서 우리가 지난 시기처럼 원점에 돌아가고 이행하지 못하고 이런 결과보다는 우리가 앞으로 마음가짐을 잘하고, 앞으로 미래를 내다보면서 지향성 있게 손잡고 걸어 나가는 계기가 돼서 기대하시는 분들의 기대에도 부응하고 결과가 좋아서, 오기 전에 보니까 오늘 저녁에 만찬 음식 가지고 많이 얘기하는데,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 냉면을 가지고 왔습니다. 가지고 왔는데 대통령께서 편한 마음으로 평양 냉면, 이게 멀리 온, 멀다고 말하면 안 되겠구나. (웃음) 좀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정말 허심탄회하게 진지하게 솔직하게 이런 마음가짐으로 오늘 문재인 대통령님과 좋은 이야기를 하고, 또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그래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걸 문재인 대통령 앞에도 말씀드리고, 기자 여러분들한테도 말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 오늘 우리 만남을 축하하듯이 날씨도 아주 화창합니다. 우리 한반도에 봄이 한창입니다. 한반도의 봄, 온 세계가 주목을 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의 눈과 귀가 여기 판문점에 쏠려있습니다. 우리 남북의 국민들, 또 해외 동포들이 거는 기대도 아주 큽니다. 그만큼 우리 두 사람의 어깨가 무겁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김정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순간, 이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고개 끄덕임) 우리 국민들, 또 전 세계의 기대가 큰데, 오늘의 이 상황을 만들어낸 우리 김정은 위원장의 용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쑥스러워하면서 웃음)


우리 오늘 대화도 그렇게 통 크게 대화를 나누고, 또 합의에 이르러서 우리 온 민족과 평화를 바라는 이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 종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만큼 10년 동안 못다한 이야기 (김정은 위원장 소리 내 웃음) 오늘 충분히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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