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플라스틱의 작은 알갱이들이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것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해양으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의 양을 약 100만톤으로 보고 있다. 이 중 35%가 세탁 하수다.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가 파도와 자외선에 의해 쪼개져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것들은 물고기와 조개류에 축적된다. 바닷물을 말려 얻는 소금에도 들어있다. 해양 오염 뿐 아니다. 대기에 흩어진 타이어 분진도 미세플라스틱이다. 이것들은 하천을 통해 바다로 흘러간다. 공기와 지하수의 오염으로 채소와 육류, 생수, 가공식품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다.
물론, 99% 이상은 사람의 몸 밖으로 배출된다. 그러나 배출되지 않은 미량의 물질이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이 무서운 것은 다이옥신, 알드린 같은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는 잔류성 유기오염물질(POPs)의 운반체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해양에 방류된 독성 물질이 플라스틱 알갱이와 결합하면, 이를 플랑크톤으로 오인한 물고기를 통해 우리 식탁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는 일주일에 약 5g, 신용카드 한 장 정도의 플라스틱을 먹는다. 소비자기후행동이 7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세플라스틱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세탁기 필터 부착 의무화, 저감 기술연구 지원, 일회용품 생산과 사용 규제 등을 강조했다. 영국과 캐나다 등 선진국들은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된 제품의 생산과 수입을 금지하는 추세다. 유엔환경계획(UNEP)도 규제 법안 도입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은 화장품 등에 들어가는 마이크로비즈에 대한 규제 외에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포괄적인 법안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문명의 편리에 대한 또 하나의 청구서가 등장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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