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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이 쏟아질텐데, 공사는 태연히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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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물폭탄이 쏟아질텐데, 공사는 태연히 진행되고 있다

[기고] 물 폭탄이 쏟아지기 전에 하는 일

지하 4층까지 파고 들어가 H빔을 때려 박는다. H빔 때려 박는 소리에 코피 쏟을 지경이다. 쿵쿵쿵쿵, 쉴 새 없이 H빔 때려 박는 소리, 거의 두 달 동안 H빔 때려 박는 소리가 이어져 왔다.

▲ 마포구 서교동 371-10번지 지하 4층 공사 현장 ⓒ유채림

H빔 때려 박는 소리와 진동으로 주변 건물은 온전할까? 쿵쿵거릴 때마다 부르르 떨어왔는데 건물들은 온전할까? 별 이상 없는 걸까? 그러나 왜 이상이 없겠는가? 공사 현장 맞은편 홍익로5길 45 건물 시멘트 바닥에 균열이 생겼다. 그뿐 아니다. 홍익로5길 46의 미용실 들어 있는 건물도 계단에 균열이 생겼다. 그나마 처음엔 성냥개비 드나들 만한 균열이었는데, 몇 차례 비가 내린 뒤로는 손가락도 드나들 만큼 한층 벌어졌다. 이대로면 9월 태풍이 물 폭탄을 안고 올라올 텐데, 홍익로5길 45 건물의 지하 노래방은 괜찮을까?

▲ 마포구 홍익로5길 45 바닥 균열, 마포구 홍익로5길 46 계단 균열 ⓒ유채림

균열 상태를 하루빨리 조치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벌써 열흘 전 마포구 서교동 371-10번지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현장 소장은 출타 중이었다. 직원한테 자초지종을 밝히고 돌아왔으나 감감무소식이었다. 120 다산 콜센터에 민원을 넣었다. 관할 구청인 마포구청 건축지원과에도 네 차례나 전화를 넣었다. 그런데도 마포구 서교동 371-10번지 공사 현장 소장과 마포구청 건축지원과 장재훈 주무관은 입때껏 균열 상태를 확인하고 조치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아직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았다.

그들은 왜 안 오는 걸까? 현장 소장과 마포구청 건축지원과 장 주무관은 왜 안 오는 걸까? 곧 9월 태풍이 물 폭탄을 쏟아부을 텐데 현장 소장과 마포구청 건축지원과 장 주무관은 왜 안 오는 걸까? 시멘트 바닥 균열로 노래방이 물에 잠길지도 모르는데, 그들은 왜 안 오는 걸까? 균열 상태를 확인하고 대책을 반드시 세워야 할 텐데 현장 소장과 장 주무관은 도대체 왜 안 오는 걸까?

혹시 H빔 때려 박는 작업이 마침내 끝났으니 내 알 바 아니라고 여기는 걸까? 아니면 H빔 때려 박는 작업으로 균열이 생긴 게 아니라고 끝없이 발뺌할 생각인가? 그도 아니면 H빔 때려 박는 작업과 바닥 균열의 상관관계를 증명하지 않는 한 인정할 수 없다고 몰염치하게 버텨볼 생각인가? 현장 소장은 그렇다 치고 마포구청 건축지원과 장재훈 주무관은 왜 한 번도 안 오는 걸까? 각종 민원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인가? 건물이 무너지고 인명 피해가 생긴 것도 아닌데 그만한 일로 나서면 뭐하나 싶어서인가?

▲ 마포구 서교동 371-10번지 공사 현장을 드나드는 25톤 덤프트럭 ⓒ유채림

마포구 서교동 371-10번지 공사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더는 H빔 때려 박는 소음과 진동은 없다. 그러나 25톤 덤프트럭이 쉴 새 없이 드나들며 공사가 계속되고 있음을 각인시키고 있다. 곧 가을 태풍이 물 폭탄을 쏟아부을 텐데, 공사는 전혀 태연히 진행되고 있다. 마음 같아선 바닥 균열 상태부터 해결한 뒤 공사를 강행하라고 덤프트럭 앞에 눕고 싶다. 그런 심정이다. 가을 태풍이 쏟아부을 물 폭탄이 그만큼 불안하다는 말이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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