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정상회담을 갖고 '평양 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했다.
문 대통령의 방북 이튿날인 이날 오전 10시부터 남북 정상은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1시간 동안 회담을 가진 뒤 3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평양 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어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수십 년 지속돼 온 대결과 적대의 역사를 끝장내기 위한 군사 합의서를 체결하였으며 조선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나가기로 확약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육성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에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면서 제4차 남북 정상회담을 예고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 방문한다면, 역대 북한 지도자 중에 최초로 남한에 방문한 지도자가 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9월 평양 공동 선언'의 의미에 대해서는 "각계각층의 대화와 접촉, 다방면의 대화와 협력, 다양한 교류를 활성화해 민족 평화와 통일에 대해 더는 거슬를 수 없이 구체적 방도도 협의했다"면서 "오늘 문 대통령과 내가 함께 서명한 9월 공동 성명에는 이 모든 소중한 약속이 들어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 앞길에 탄탄대로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도전, 난관, 시련이 있을 수 있지만, 시련을 이길수록 우리의 힘은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그 어떤 역풍도 두렵지 않다"며 "고통을 겪을 우리 민족이 어떻게 자기 힘으로 앞날을 당길지 똑똑히 볼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향해 "우리는 분단의 비극을 한시라도 빨리 끝장내고 겨레의 가슴 속에 쌓인 분열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가시기 위해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여정에 앞장서 함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됐다"며 "남과 북은 오늘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협을 없애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군사 위원회를 가동해 군사 분야 합의사항을 이행을 위한 상시적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과 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도 합의했다"며 "매우 의미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의 유관국 전문가 참여 하에 영구적 폐쇄, △ 미국의 상응조치시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 등 추가적 조치를 한 점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겨레 모두에게 아주 기쁘고 고마운 일"이라며 "오늘 이 말씀을 드릴 수 있어 가슴이 벅찬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멀지 않았다"며 "남과 북은 미국 등 국제사회와 비핵화의 최종 달성을 위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판문점 선언 이후 북한이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은 점, 한미 양국도 대규모 연합훈련 중단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 역할도 막중하다"며 "국민들 신뢰와 지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 이행으로 가는 실천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만들어나가기로 했다"며 △동서 해상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정상화, △한반도 환경협력과 전염성 질병 유입 확산 막기 위한 보건의료분야 협력,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복구와 서신왕래, 화상상봉 등을 즉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또 2032년 하계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와 3.1운동 100주년 공동행사도 같이 치르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이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한 데 대해 문 대통령은 "여기서 '가까운 시일 안에'라는 말은 특별한 사정 없으면 올해 안에 온다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최초"라며 "북측 최고 지도자 방문이 될 것이며 남북관계 획기적 정기 마련 될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 실천과 결단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평양 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북미간 대화가 빠르게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국 간 정상회담이 조속히 이뤄지고 양국이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 노력도 다 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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