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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당 지도부-선관위 인사가 '문재인 지원'"

경선 정상화 됐으나 갈등 계속…문재인 측 "정도 넘어선 공격"

민주통합당 경선 파행이 27일 비(非)문재인 후보 3인의 경선 복귀 결정으로 봉합됐지만, 문재인 후보와 이들의 갈등은 오히려 증폭되는 분위기다. 손학규 예비후보 측은 당 지도부와 선관위 일부 인사가 문재인 후보의 선거운동을 사실상 지원했다며 문 후보 캠프 내부 이메일을 입수해 폭로했다.

손 후보 측이 공개한 이메일은 '경선대책 총괄본부 공지'라는 제목 아래 지역위원회별 전화투표 독려팀 운영에 관한 지침을 담고 있다. 문제는 이 이메일의 수신자에 있다.

지난 24일 보낸 것으로 보이는 이 이메일은 이해찬 대표 및 김태년 대표 비서실장, 모바일투표를 관장하고 있는 정청래 당 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에게도 보내졌다. 당 대표가 특정 후보 캠프로부터 전화투표 독려 관련 지침을 받은 것은 "특정후보 선거운동 지원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 손학규 후보 측이 문제 삼은 이메일 ⓒ프레시안

이같은 메일은 지난 6월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전 불거진 이른바 '이-박-문(이해찬-박지원-문재인) 연대'를 연상시켜, 경선의 불공정성을 지적하고 있는 비문 후보들의 목소리를 크게 하는 효과를 낳고 있는 셈이다.

손학규 후보 선대위는 성명을 통해 "특정후보 선거운동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의혹이 가는 당 지도부의 사과와 선거관리위원회의 즉각적 교체와 철저한 진상규명, 그리고 후보측 대리인이 참여하는 공정한 선거관리위원회의 재구성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비록 손 후보는 경선 복귀를 선언했지만 선대위 차원의 성명에서는 공세의 고삐를 풀지 않았다. 선대위는 "일방통행식 부실한 경선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 대표의 사과와 선거관리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특정계파와 조직된 소수에 의해 좌우되는 정당으로 남겨두지 않겠다"

손학규 후보도 당 지도부에 대한 공격에 직접 가담했다. 손 후보는 이메일을 공개한 뒤인 27일 저녁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이 더 이상 특정계파와 조직된 소수에 의해 좌우되는 정당, 패권세력의 볼모로 남겨두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손 후보는 "민주당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경선을 완성시킴과 동시에 '민주당 혁신'을 시작하기 위해 뛰겠다"고 덧붙였지만, 이는 경선 복귀 후에도 '불공정한 경선'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손 후보에 앞서 경선 복귀를 선언한 김두관 후보 역시 "민주당 경선은 일부 패권세력이 주도하고 있다"고 비난했었다.

문재인 "자원봉사자 1회성 실수…일어날 수 있는 일 공격하는 것은 정도 넘는다"

문재인 후보 측은 '발끈'했다. 문 후보 측은 "문제 삼을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 측은 "담쟁이 캠프 내 조직본부 자원봉사자인 이모 씨가 자신이 갖고 있던 이메일 주소로 보낸 문서는 담쟁이 캠프가 선거인단의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방안과 계획으로 이메일이나 문건 어디에도 '문재인 후보 지지'에 대한 내용은 없다"고 해명했다.

캠프 자원봉사자가 '단순한 투표 독려'를 위해 자신이 갖고 있던 이메일 주소들에 단체 메일을 보낸 것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특히 문 후보 측은 "이해찬 대표나 김태년 비서실장, 심지어 문재인 등으로 적시된 이메일 주소의 경우, 본인의 메일 주소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되는 당 지도부가 관련 메일을 받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문 후보 측은 "결론적으로 이번 사건은 선거인단 모집과 투표 독려 과정에서 만든 통상적인 문건을 대상자가 아닌 분들에게 보낸 일회성 실수"라며 "자원봉사자에 의해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실수를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정도를 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양 측의 '공방'이 분명하게 하는 것은 28일 재개되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여전히 위태로워 보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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