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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엽 전 국토부 장관, 4대강 '담합'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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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엽 전 국토부 장관, 4대강 '담합' 알고 있었다? "문화재 시발굴 최소화 정상 추진 중"이라는 MB정부의 '궤변'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며 공무원 등에게 각종 불법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국토부가 건설사의 담합 비리를 사전에 알고 "대비"를 지시했다는 정황이 추가로 발견됐다. 권도엽 전 국토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 시발굴 최소화 정상 추진 중"이라는 MB정부의 '궤변'

민주당 4대강 불법비리진상조사위원회 이미경 위원장과 박수현 의원 등 특위 소속 의원들은 2일 '차관 주재 긴급 회의 결과 보고'라는 국토부 내부 문서를 공개했다. 2009년 4월 17일 오후 3시에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회의실에서 열린 이 회의에는 권도엽 당시 국토해양부 제1차관(이후 이명박 정부 임기 후반 국토부 장관을 지낸후 퇴임), 기획단장, 팀장, 사무관, 5개 지방국토관리청 하천국장, 4대강 마스터플랜 용역 총괄 관계자, 그리고 청와대(BH) 지역혁신발전비서관 행정관 등이 참석했다.

이 문서에는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불법 소지가 있는 행위를 지시하고, 기망적인 언론 홍보 지침을 내린 정황 등이 담겨 있다.

특히 이 문서에는 "문화재 시발굴 최소화되도록 정상 추진 중"이라는 말이 나온다. 4대강 사업 추진 과정에서 문화재 파손은 무시하라는 것이나 다름없는 말이다. 게다가 문화재 발굴을 최소화하는 것을 '정상 업무'로 분류하는 '궤변'까지 담겨 있다. 실제로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문화재 지표조사의 부실로 많은 문화재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사실 이것이 '졸속 추진'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기획 훼손'에 가깝다는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이 문서에는 환경영향평가 축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도 등장한다. "환경영향평가가 일괄 시행을 건의하였으나 환경부 반대(부산청)"이라고 돼 있는 부분은 당시 국토부, 청와대 등이 환경부에 노골적으로 압박을 가했다는 정황이 된다. 실제로 이 문서에서 국토부 등은 "의견수렴 절차 생략(사전환경성 검토시 시행), 중점 평가항목 범위 등의 사전 결정 등을 통해 평가 절차를 간소화"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문건은 4대강 사업 홍보와 관련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이는 데 대해 "국정철학에 대한 공유가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미 '주요쟁점 업무회의 결과 보고(2009년 2월 13일 열렸던 청와대-국토부 협의 내용)나, 2009년 4월 8일 있었던 '4대강 사업 추진 현황 보고'를 통해 이미 "4대강 사업은 대운하 사업"이라고 명시해 놓았었다. 그런 상황에서 "4대강은 단순 하천 정비가 아니라 물 문제 해결의 초석"이고 "선제적 물 확보를 통해 9월 유엔 물관련 국제회의시 성공적 사례 발표, 유엔 물관련 기구 개소 유치 추진" 등의 홍보 계획을 세운 것이다. 사실상 4대강 사업이 '국민 기망적 추진'임을 인정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민주당 박수현 의원 등 제공

권도엽 전 장관, 4대강 사업 '담합' 알고 있었다?

이 중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 이 문건에는 "턴키 공사시 낙찰율 90% 이상시 논란이 될수 있으므로 대비 필요(차관)"라는 말이 적혀 있다. 이는 권도엽 당시 국토부 제1차관이 4대강 사업 관련 건설사의 불법 담합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된다.

이 문서가 작성된 시점에서 약 6개월이 지난 2009년 10월, 4대강 담합 의혹은 민주통합당 이석현 의원의 폭로로 처음 불거지게 된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 감사 결과, 검찰 수사 등을 통해 실제로 '90% 낙찰율'이 존재했다는 게 밝혀진 상황이다.

<프레시안>이 단독 입수한 감사원 건설환경감사국 제3과가 감사원 내부통신망에 올린 자료에도 국토부의 담합 관여 정황이 등장한다. 당시 건설환경감사국은 "국토부의 담합 유도 여부를 조사하던 중 1차 턴키 평가위원 선정을 위해 국토부에서 2009. 8. 26 대한토목학회 등 16개 기관에 보낸 공문에 1차 턴키공사 입찰참여업체 중 들러리가 아닌 실제 경쟁업체는 진한 글씨체로 표시되어 있는 등 공정위가 조사한 담합구도 및 실제 낙찰자를 낙찰자가 선정(2009. 9.30) 되기도 전에 이미 파악한 것으로 보이는 자료를 확인하였는데 이 자료는 담합을 주도한 특정 건설회사가 작성한 자료와 유사하였다"고 밝혔다.

이는 국토부가 담합 유도 등 적극 개입을 했다는 정황을 나타낸다. 권도엽 당시 차관이 이미 4월에 "턴키 공사시 낙찰율 90% 이상시 논란이 될수 있으므로" 대비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부분은 그래서 중요하다. 결국 이 문서는 검찰이 4대강 사업 담합과 관련해 국토부와 권도엽 전 장관을 수사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힘을 실어준다. 현재 검찰은 4대강 사업 담합과 관련해 업체 관계자들을 대거 기소했고, 추가 수사에 돌입해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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