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이른바 '손혜원 의원 사건'에 관하여 '헷갈려하는 것', '잘못 알고 있는 것', '오해하는 것'을 정리한다.
헷갈려하는 것
먼저 '헷갈려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다음 두 가지 명제를 혼동한다.
하나. "손혜원 의원이 투기를 했다."
둘. "손혜원 의원이 '위법하게' 투기를 했다."
전자가 '도덕적 차원의 문제'라면, 후자는 '도덕적 차원의 문제 더하기 위법적 차원의 문제'다. 따라서 후자의 명제 중 위법적 차원의 문제가 부정당해도, 전자의 명제는 독립해서 생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손혜원 의원이 한 행위가 위법이 아니라도 그가 한 행동은 투기일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후자의 명제 중 위법적 차원의 문제가 부정당하면 전자의 명제마저도 무너진다고 여긴다. 그리하여 손혜원 의원의 행위를 투기라고 규정하는 이들은 검찰 조사 결과의 논리적 빈틈을 꼬집는 칼럼을 쓴 나에게 '손혜원 의원의 투기를 옹호하는 녀석'이라는 비난을 한다. 그러나 방금 살핀 것처럼 해당 비난은 번지수가 틀렸다. 두 명제는 따로 다루어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잘못 알고 있는 것
이번에는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다음 두 개의 '가짜 뉴스'를 믿는다.
하나. "손혜원 의원은 '일반인에게 단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자료를 취득'했다."
둘. "손혜원 의원은 '그 자료로 목포시가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선정될 걸 미리 알게 되어' 투기를 했다.
진실은 이렇다.
하나. 검찰이 "보안 자료"라고 부르는 것은 '도시재생 전략계획(안)'인데, 그 자료는 손혜원 의원이 목포시로부터 건네받기 일주일 전인 2017년 5월 11일에 이미 주민들에게 공개가 된 자료이다.
둘. '도시재생 전략계획(안)'을 안다고 해도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선정 여부를 알 수는 없다. 왜냐하면 도시재생 뉴딜 사업은 지방정부가 신청을 하면 중앙정부가 뽑아줄까 말까를 결정하는 '중앙정부 공모사업'이기 때문이다. 즉, '손혜원 의원이 목포시의 도시재생 전략계획(안)을 손에 넣었다'는 사실은, '손혜원 의원이 목포시가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선정될 걸 미리 알았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오해하는 것
마지막으로 '오해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손혜원 의원이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 그 후로는 그의 행동을 비판할 수 없다고 여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해당 사건에 관한 법원의 무죄 판결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하다. 다만 '손혜원 의원이 위법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결코 '손혜원 의원의 행동은 잘한 것이다!'로 해석될 수 없다(왜 그런지는 이미 '헷갈려하는 것'에서 설명했다). 따라서 사람들은 법원 판결과 별개로 언제든지 손혜원 의원의 행위에 대해 도덕적 차원의 비판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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