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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LG카드 책임져라", 정부 제 방향 잡아

추후 발생손실 75% 책임 요구, LG는 '수용불가' 반발

그동안 애꿎은 국민은행등 민간은행에 부담을 떠안기려 해 물의를 빚었던 정부가 LG카드의 생사 여부를 LG그룹이 책임지게 하는 쪽으로 비로소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

***정부, "향후 발생하는 추가지원 75%는 LG그룹이 책임져야"**

변양호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8일 "LG그룹이 LG카드에 대해 향후 발생할 추가 유동성 소요의 75%를 부담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으면 LG카드 부도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변 국장은 이날 과천 정부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채권단은 LG카드에 대해 향후 1년 정도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기간 발생하는 추가 유동성 소요액중 산업은행이 보유하게 될 LG카드 지분인 25%만큼을 책임지게 될 것이며 나머지는 LG측이 부담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LG측의 지원방법에 대해 "LG카드는 산업은행의 자회사가 되므로 LG측이 회사채나 기업어음(CP)매입 등으로 지원할 수 있으며 LG카드의 유동성을 지원하는 데는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채권단은 LG측의 약속이행을 위해 구본무 회장의 ㈜LG지분에 대한 담보를 1년간 풀지 않을 것"이라며 "LG측이 추가 지원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채권단이 LG카드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므로 당장 3천5백억∼5천억원 가량 자금이 부족한 오늘 오후 부도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며 LG측에 최후통첩을 했다.

김진표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장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LG카드 손실부담 원칙과 관련, "이런 문제에서는 책임에 따른 손실 분담이 필요하다. LG카드의 주주나 주주회사들도 그동안 LG카드 주가상승과 배당으로 이익봤다. 현 법률 테두리내에서 질 수 있는 손실분담이 필요하다"며 LG그룹의 손실부담을 압박했다.

채권단도 LG그룹이 현실적으로 방법이 없다고 하나 비상장 계열사 등 돈 되는 자산을 과감히 팔아 추가 유동성 확보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채권단에서는 현재 LG그룹이 작년 말에 실시한 유상증자 2천억원 등 1조1천5백억원을 포함해 모두 2조원 정도의 지원 부담을 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LG그룹 '수용 불가' 반발**

그러나 LG그룹은 곤란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LG그룹은 구본무회장 등 대다수 오너일가가 LG카드로 인해 도리어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정부가 LG그룹 오너들을 압박하자 오너 방어에 적극 나섰다. 아울러 LG그룹은 이미 지주회사로 재편된 만큼 LG카드 추후부실을 떠맡을 수 없다는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LG측 주장과는 달리 채권금융단은 LG그룹의 구씨-허씨 일가가 LG카드 지분 매각을 통해 최소 7천억원대 차익을 거두었다고 분석하고 있어, LG측 주장에 설득력을 잃게 하고 있다. LG증권노조 등은 구씨-허씨 일가가 거둔 시대차익을 1조4천억대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LG그룹이 계속 비협조적 태도를 보일 경우 공권력을 동원한 전면적 실사를 통해 구씨-허씨 일가가 내부정보를 이용해 부당차익을 거뒀다는 의혹을 규명한 뒤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LG의 대응이 주목된다.

***산은 반발**

한편 7일 오후까지 계속됐던 정부와 국민은행간 갈등은 국민은행이 추가출자에 참여하되, 추후 발생하는 부실은 주도은행인 산업은행과 LG그룹이 책임맡는 방향에서 타협점을 찾아 해소됐다. 정부는 산업은행이 LG카드 지분 25%를 인수해 사실상 LG카드를 '파킹(임시관리)'한 뒤 기업가치를 정상화시킨 뒤 3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와 국민은행간 이같은 대타협은 '손실부담 원칙'에 따른 것으로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산업은행측은 추후 발생할 부실과 이에 따른 손실 부담을 정부가 보전해줄 것을 요구하며 강력반발하고 있어 후폭풍은 계속되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부의 잘못된 방향설정으로 진통을 겪어온 LG카드 사태 해법과 관련, 정부가 LG그룹에 최대책임을 묻기로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얻고 있다. 공은 이제 LG그룹 오너들에게 넘어간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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