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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2백30개 골프장 허가 추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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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2백30개 골프장 허가 추진' 논란 환경단체 "그만 두고 골프나 치러가라", 연쇄도산 우려도
재정경제부가 현재 허가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2백30여개 골프장에 대해 일괄심사를 거쳐 4개월내에 신속하게 허가 여부를 결정해주고, 전남 목포 남부지역은 수십 개의 골프장이 들어서는 리조트 특구로 개발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지난해말 현재 전국에 운영중인 골프장이 1백81개인 것을 감안할 때 조기에 골프장 숫자를 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것으로, 환경단체들의 거센 반발을 사는 것은 물론 '무대책'인 정부가 골프장 건설 허가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사고 있다.

***"2백30개 골프장 신청건, 4개월내 신속 처리"**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0일 "현재 허가를 받기 위해 대기중인 2백30개의 골프장 건립 신청건을 4개월 안에 일괄 심사를 거쳐 조기 허용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목포 남쪽에 '리조트 특구'를 조성해 골프장 수십개코스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골프장 하나를 짓기 위해선 인.허가를 받는 데만 평균 5년이 걸린다"며 "(골프관광객 유치를 위해) 국무조정실과 함께 골프장 인·허가 기간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논의해 나갈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특히 올림픽 관광특수를 위해 골프장을 대거 설립중인 중국의 예를 들며"중국 미션힐스 골프장의 경우 12개 코스 2백16홀을 짓고있다"며 "목포 남쪽에 리조트 특구를 만들어 골프장 수십개 코스가 들어설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재경부, "골프 해외여행객의 외화유출 국내 유인책"**

재경부는 이같은 이 부총리 발언과 관련, 해외로 골프 여행을 떠나는 인구가 연간 10만명이 넘고 매년 해외 골프로 유출되는 외화는 1조원에 이르는 현실에서 국내에 골프장을 다수 건립하면 세수 증가와 고용 창출 효과가 상당하다고 주장, 허가를 신청한 2백30개 골프장 대부분에 대해 허가를 내줄 방침임을 시사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오는 9월 하순부터 시행될 지역특화발전특구법(일명 지역특구법)을 적극 활용해 리조트특구로 지정되는 지방자치단체의 골프장 설립과 관련된 규제를 적극 풀어줄 방침이다. 최근 산업자원부와 규제개혁위원회 등은 "경기도 골프장을 조사한 결과, 최종 건립 때까지 중앙정부 및 지자체로부터 받아야 할 도장 숫자는 최대 8백6개에 달했다"며 골프장 규제 대폭완화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환경단체, "부총리 그만 두고 골프나 치러 가라"**

재경부의 이같은 무더기 골프장 허가 방침은 당연히 환경단체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녹색연합 서재철 자연생태국장은 이런 이헌재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서 "한 나라의 경제수장 입에서 이런 한심한 발상이 나온다는 게 어이가 없다"며 "요즘 논란도 분분한데 아예 그만 두고 골프나 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서 국장은 "골프장을 많이 지으면 경기부양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경제 논리에서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골프를 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서 국장은 "대한민국 대부분의 서민들은 자기 소득으로 절대 골프를 칠 수 없다"며 "일부 부유층과 접대를 위해 존재하는 골프장을 더 많이 짓겠다는 것은 특정 계층을 위해 경제 정책을 펴겠다는 선언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토 난개발을 부추기고 수많은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골프장으로 경제 난국을 해결하려는 이 부총리에게 연민을 느낀다"며 "능력이 안 되면 그만 자리를 내놓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 최김수진 간사도 "골프장 허가는 당연히 적법한 절차에 입각해 지어야지 이 경제부총리가 무슨 자격으로 절차 간소화를 운운하는지 모르겠다"며 "부총리는 자기 일이나 잘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이 부총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김 간사는 "골프를 치러 외국으로 나가는 관광객이 문제라면 이미 과포화 상태인 국내에 골프장을 더 지을 게 아니라 그들의 해외 골프 수요를 억제하는 방책을 세워야 한다"며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골프장을 더 지어야겠다는 발상이 한심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골프장 연쇄도산도 우려돼**

정부의 무더기 골프장 허가는 IMF사태 발발직후 발생했던 골프장 연쇄도산을 초래할 가능성도 크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최근 골프장에도 불황이 밀어닥쳐 평일 손님이 크게 줄어드는 등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은 판에 정부가 국내의 현존 골프장보다 많은 골프장을 한꺼번에 무더기로 허가해줄 경우 단기적으론 건설경기 부양 효과가 날지 모르나, IMF사태직후 경험했듯 골프장 연쇄도산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경우도 90년대초 장기복합불황에 들어가면서 골프장이 연쇄도산하고 골프회원권 값이 폭락하는 사태가 발발했다"며 "일본처럼 장기불황에 돌입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현시점에 취할 정책이 못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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