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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외환은행 인수 추진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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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외환은행 인수 추진 공식화 김종열 행장 "해외 파트너 물색 중" 밝혀
하나은행이 이르면 다음달에 매각작업이 시작될 외환은행을 인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9일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은행 입찰이 12월에 시작될 것으로 본다"며 "인수자금 부족을 메워줄 해외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이 이처럼 외환은행 인수 의사를 거의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은 사실상의 마지막 은행 매물인 외환은행을 인수해야만 하나은행이 국민은행, 신한지주, 우리금융과 함께 은행권의 4강구도에 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은 보람은행, 충청은행, 서울은행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은행 진출 14년 만에 자산규모를 100조 원으로 불렸으나 선두권과는 60조~80조 원의 차이가 벌어져 있으니, 이번에 자산규모 70조 원대의 외환은행 인수해 격차를 단숨에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지금 주가로는 너무 비싸, 교환비율 조정할 터"**

하나은행은 12월 초에 출범하는 금융지주회사(회장 김승유)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어서 외환은행 인수는 이 지주회사가 인수하는 형식이 된다. 하지만 지주회사나 하나은행은 자기자본에 대비해 여유자금이 부족한 상태여서 최대 5조~6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인수자금을 자체적으로 다 대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김 행장은 "하나은행이 돈이 없어 못 하는 것이 아니라 룸이 없는 것"이라며 "한두 푼 들어가는게 아닌 만큼 다른 주주를 불러들여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산업자본의 은행 진출에 대한 규제가 있기 때문에 안 되고 해외에서 프렌드(전략적 제휴대상)를 찾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접촉이 진행 중인 곳이 2곳 이상이라고 했으나, 접촉 대상 회사의 이름이나 논의 중인 투자의 성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인수가격에 대해 그는 현재 외환은행의 주가는 주주로부터 인수 동의를 받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고 말했다.

그는 "상장사끼리 합병을 할 때는 시장가격으로 주식교환 비율을 정하도록 법에 정해져 있다"며 "하지만 한 쪽이 상장이 안 된 회사일 경우에는 북밸류(자산가치) 등도 따져서 교환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의 이런 언급은 하나은행이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들어가면서 상장이 폐지될 경우, 시장가격 뿐 아니라 자산가치도 따져서 인수가격을 흥정하고 싶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주가로 하면 3.8 대 1쯤 되지만 북밸류로 하면 하나은행 주식의 순자산가치는 3만 원, 외환은행은 6천 원(지난해말 현재 기준)쯤이어서 5 대 1"이라며 "하나은행 주주의 입장에서는 북밸류로 사면 좋고 론스타는 시장가치로 팔고 싶겠지만, 그 차이가 너무 크면 합병이 안 된다"고 말했다.

***"HSBC는 말 바꿔 인수전에 다시 뛰어들지 않을 것"**

김 행장은 "인수 경쟁자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력한 인수 경쟁자로 거론되는 HSBC는 이미 인수하지 않겠다고 공시했고, 영국의 공시위반 제재가 강하기 때문에 HSBC가 말을 바꿔 인수전에 뛰어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 행장은 외환은행이 28개의 해외 지점망을 갖고 있고 외환거래에 전통적인 강점이 있으며, 현대그룹 등의 주거래은행을 맡고 있어 하나은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환은행 입장에서도 국내 어느 은행과의 합병보다 하나은행과 합치는 것이 합병에 따른 인력 및 점포의 조정폭이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LG카드 인수 여부에 대해서는 "외환은행에 대한 관심이 70 이라면 LG카드에 대한 관심은 30쯤 "이라며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카드 600만 좌에 하나은행 카드 250만 좌를 합쳐 900만 좌의 회원을 가진 LG카드를 인수할 수요는 상당 부분 없어진다"고 밝혔다.

한편, 김 행장은 대한투신운용 매각 작업은 UBS에 51%의 지분을 매각하는 쪽으로 굳어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두 곳과 협상을 했는데 UBS 쪽인 것으로 들었다"며 "가격은 1500억 원이라는 보도가 있었으나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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