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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외환은행 인수전에 관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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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외환은행 인수전에 관심 있다" 강정원 행장 "국민은행은 선택 폭 넓다"
하나은행에 이어 국민은행도 외환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역량 강화에 주력하며 그간 금융회사 인수ㆍ합병에서 한발 물러서 있던 국내 최대은행 국민은행의 이런 태도변화로 외환은행 인수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16일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경쟁환경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사안에 대해 관심을 안 가질 수 없다"며 "외환은행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인수를 위해 특별팀(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거나 자문사를 고르고 있다더라는 언론 보도는 부인했다.

강 행장은 "그간 내부역량 강화에 전념하기 위해 은행 밖의 일에 신경을 안 썼으나 지난 1년간 임직원이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 국민은행의 역량이 커졌다"며 "국민은행은 은행산업 변화에서 다른 은행보다 선택의 폭이 넓다"고 말했다.

***모든 가능성 열어놓겠다는 발언으로 해석돼**

강 행장의 이런 언급은 외환은행 매각 작업에 참여해 경영자료 열람이나 입찰에 들어가고, 여러 가지 여건이 맞을 경우 실제로 인수하는 것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이 실제로 외환은행을 인수하지 않더라도 경쟁이 가열될 경우 외환은행 인수가격이 높아지게 되고, 이를 지불하고 가져가는 쪽은 당분간 고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불리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신현갑 재무담당 부행장은 이에 대해 "경쟁구도에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차원"이라며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국민은행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수해도 좋고 안 해도 그만…꽃놀이패**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에 참여할 것을 검토하게 된 것은 그냥 손을 놓고 있는 것보다 여러 모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매각은 외환위기 이후 부실화된 은행권 구조조정의 마침표를 찍는 의미가 있으며, 자산규모가 크고(70조 원) 기업금융과 외환거래(FX)에 강점이 있어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국민은행의 입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하나은행이 인수를 공식 선언한 상태이며, 신한금융도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하나은행이 이를 가져가면 은행 부문은 신한-조흥 합병은행을 누르고 국민은행의 턱밑까지 쫓아온다. 금융지주회사 전체로는 신한금융에 이어 근소하게 3위가 된다. 신한금융이 인수하면 자산규모 260조 원대로 국민은행이 도저히 쫓아가기 어렵게 앞서가게 된다.

현재 영국계 HSBC 등이 인수전에서 빠짐에 따라 하나은행의 인수 가능성이 금융계에서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열 하나은행장도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경쟁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LG카드와 동시에 매각이 진행되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인수가격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느긋한 입장을 밝혔다.

***하나은행에 부담**

하지만 국민은행이 인수전에 뛰어들게 되면 하나은행은 풀베팅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로 몰리고, 은행 경영에서 이를 만회하려면 적지 않게 고생을 해야 한다. 국민은행이 노리는 것도 최소한 이 정도라고 봐야 한다.

동부증권 이병건 애널리스트는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낫겠다는 심리가 다분히 있는 것 같다"며 실제 인수 의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했다.

만일 실제로 인수하게 되더라도 그리 나쁘지는 않은 것으로 국민은행은 판단하는 것 같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은 1990년대부터 소매금융-기업금융의 이상적인 합병 조합으로 평가받아 왔다.

국민은행이 최근 기업금융 쪽에서 다소 한계를 느끼고 있어 대기업에 강하고 외환거래에서 국내 1위인 외환은행과의 합병은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 이준재 에널리스트는 "국민은행의 자본 여력이 충분해 인수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외환은행이 그간 부실을 털었고 론스타가 인수한 뒤 론 포트폴리오도 개선된 만큼 큰 부담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동부증권 이병건 애널리스트는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란 것에 동의하면서도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외환은행의 가격이 높아진 상태여서 인수해서 그만한 이익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외환은행까지 가세하면 시장에서 거의 반을 차지해 리스크가 늘어나는 데에다 규모가 큰 만큼 탁월하게 수익성이 좋아지는 것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정원 행장은 금융지주사 전환에 대해 "올 여름에 검토했으나 지금 상황에서는 지주사 전환이 필요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해 당분간 지주회사로 전환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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