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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대주주 자격 검증에 사정기관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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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론스타 대주주 자격 검증에 사정기관 총출동 외환은행 매각, 장기전 가능성 점점 높아져
외환은행 매각을 추진 중인 미국계 펀드 론스타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단행한 이후 논란의 초점이 매각 차익에 대한 과세 가능 여부에서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 문제로 전환됐다.

***국세청 "과세 여부보다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 판단이 우선과제"**

론스타 한국법인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실시된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과세당국인 국세청의 이주성 청장은 "외환은행 매각 작업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만큼 과세 요인이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과세 여부보다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여부가 먼저 판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가 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어 대주주 자격이 박탈되면 '과세대상'이 사라지게 되는 만큼 적격성 판단 문제가 먼저 선결돼야 하며 과세는 그 다음 문제"라고 못박았다.

실제로 국세청은 이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할 경우 과세하기 위한 법률적 검토는 끝마친 단계로, 현재로서는 검찰 수사 협조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중수부도 최근 론스타 사건 수사팀에 일선 지청 검사 2명과 국세청 직원 등 수사관 10여 명을 추가로 투입하면서 론스타의 외화 밀반출과 탈세 의혹에 대한 수사를 조속히 마무리한 뒤, 지난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영수 대검 중수부장은 2일 "론스타 수사는 파급력 면에서 김재록 씨의 로비의혹 사건이나 현대차 비자금 사건을 능가할 것"이라며 "수사하는 데까지 해 보겠다"고 말했다.

일단 외환은행 인수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현재 진행 중인 감사원 감사와의 중복을 피하기 위해 감사원의 일정이 끝나는 5월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돼 6~7월까지 지속돼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뒷북 수사'가 될 우려에 있다. 검찰 수사 결과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원래부터 없었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진다면, 설혹 매각차익에 대한 과세가 이뤄진다고 해도 투기펀드가 멀쩡한 은행을 문닫게 하면서 막대한 국부를 유출한 사태를 막지 못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직원 5500여 명, 매각중단 촉구 실력행사 돌입**

이 때문에 외환은행 직원들은 매각일정 자체를 중단시키기 위한 실력행사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1일 서울 종묘공원에서 직원 5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외환은행 매각 중단 및 독자생존 쟁취 전직원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외환은행 노동조합 김지성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우리는 불법행위만 일삼다가 한국을 떠나는 외국계 투기펀드는 천문학적인 이득을 챙기고 그 과정에서 국내최고의 우량은행은 문을 닫게 되는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투쟁에 나섰다"면서"정부는 론스타에 의한 국부유출을 막고, 감사원 감사와 검찰수사가 모두 끝날 때까지 외환은행 매각일정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아가 그는 "외화 밀반출과 세금포탈 등 불법행위를 한 론스타에 대해서는 즉각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외국 투기펀드, 법무법인과 컨설팅회사, 법무법인과 컨설팅회사의 전직 고위관료들이 국부유출의 철의 삼각관계를 맺어 공모해 왔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검은 실체가 김재록 사건을 통해 지금 일부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용건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은 "김재록은 깃털에 불과하다"며 "검찰은 몸통인 이헌재 전 장관에 대한 수사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수사로 론스타 측의 불법행위가 뚜렷하게 증명돼 주식압류 처분을 하지 않는 한 매각일정을 중단시킬 수는 없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지난 2003년 외환은행 매각 의혹의 당사자 격인 금융감독당국이 외환은행의 대주주 자격을 박탈하거나 매각 승인을 거부하길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공정위 "국민은행에 주식매각 명령 내릴 수도"**

이에 따라 외환은행 노조는 금융당국의 매각승인 이전 단계인 기업결합 심사를 맡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공정위가 엄격한 심사를 할 경우 매각 작업이 완료되는 시점이 7월 이후로 늦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금감위와는 달리 외환은행 매각에 대해 엄격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도 외은 노조의 기대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허선 공정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30일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금융감독위원회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에 법적 문제가 없다고 말했지만 공정위의 결론은 다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며 그렇기 때문에 다른 기관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로 은행권 경쟁구도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경쟁제한적 요인이 생길 것으로 판단되면 국민은행에 주식매각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심사 기간에 대해서도 그는 "기업결합 심사는 경쟁을 제한하지 않으면 30일 이내, 경쟁을 제한하거나 복잡한 사건이면 120일까지 가능하도록 돼 있다"면서 "서류보완 등의 이유 때문에 심사기간은 120일 이상 연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 사무처장은 "경쟁 제한성 여부는 총자산과 총여신 점유율만 보는 게 아니라 대출과 예금, 외환, 신용카드 등 시장을 쪼개서 따로 살펴봐야 한다"면서 "따라서 문제가 있는 부문별 시장에 대해서도 주식매각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주식매각 명령이 내려질 경우 국민은행으로서는 외환은행 인수 자체를 포기할 사유가 될 수 있다.

감사원의 조사도 매각 중단으로 이어지지는 못할지라도 최소한 매각 승인을 지연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감사원은 재경부, 금감위 등의 국장급 간부에서 사무관급 실무자까지 20여 명을 소환할 예정이며, 여기에는 특히 외환은행 불법매각을 결정했다는 소위 '10인 비밀회의' 참석자로 알려진 관계자들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은행바로세우기 연대 "국민은행, 외환은행 인수 보류해야"**

일부 시민단체들은 이제 외환은행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국민은행까지 압박하고 나섰다.

'은행바로세우기 연대' 설립 추진위원회는 3일 "지난 1일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에게 공개질의서를 발송했다"면서 "국민은행이 당초 외환은행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였는데, 은행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번복하고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 현재 진행 중인 외환은행 실사를 즉각 보류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공개 질의했다"고 밝혔다.

추진위 관계자는 강 행장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낸 배경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검찰수사와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선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한 것 자체가 원천무효가 될 수도 있고,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이 박탈될 수도 있기 때문에 외환은행 인수 계약 자체의 정당성 확보와 사회적 동의를 얻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아가 "이같은 상황에서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를 계속 추진할 경우 시민단체들과 연대하여 향후 국내외에서 대대적인 인수 반대 운동을 전개함과 아울러 '국민은행 이용 안 하기 운동'을 강도 높게 확대시켜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단체는 지난 3월 29일 주요 시민단체 대표와 사회원로들로 이뤄진 '희망포럼'이 외환은행 재매각 중단 촉구선언 기자회견을 갖도록 추진하는 등 최근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편 우여곡절 끝에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에 성공할지라도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한국을 떠날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세청 관계자들은 현재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차익(4조5000억 원 추정)이 실제 발생할 경우 1조 원 가량의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론스타 한국법인이 외환은행 매각과정을 주도한 대리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기 때문에 고정사업장 간주제도를 근거로 법인세(25%)를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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