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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은 악" 교황 발언에 이슬람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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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은 악" 교황 발언에 이슬람 '충격' 이슬람 지도자들 "십자군의 잔혹행위 기억하라"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독일 방문길에 이슬람을 '악'으로 묘사하는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그는 지난해 취임 당시 나치 소년단원 출신 경력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독일 태생인 교황은 최근 고향 방문 중이던 지난 12일 레겐스부르크 대학에서 가진 연설에서 14세기 비잔틴 제국의 황제의 말을 인용해 이슬람을 비난했다.

"황제 마누알 2세 팔레올로고스의 발언"이라며 교황이 독일어로 인용한 내용은 "무하마드가 가져왔다는 새로운 것을 보라. 칼을 앞세워 자신의 가르침을 전하라는 그의 명령 같은 사악하고 비인간적인 것들만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특히 교황은 이같은 황제의 발언이 "지하드, 즉 성전의 문제에 관해 이야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의 이같은 '적대적' 발언은 이슬람권 최고종교지도자들로부터 사과 요구를 받는 등 이슬람권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오는 11월 베네딕토 교황이 취임 후 처음으로 방문하는 이슬람 국가로 예정된 터키의 최고종교지도자 알리 바르다코글루는 로마 가톨릭의 십자군이 동방 정교회 신도들과 유대교인, 그리고 무슬림들에게 저지른 잔혹한 행위를 상기시키며 "교황이 만일 타인에 대한 기독교 세계의 원한과 증오, 적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분노했다.

전세계적인 무슬림 조직인 '무슬림 형제단'의 이집트 최고지도자 모하메드 마디 아케프는 성명을 통해 "교황의 발언은 이슬람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단지 서방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잘못되고 왜곡된 믿음일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그는 "그같은 발언이 서방세계의 여론에 영향력을 지닌 가톨릭 교회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분에게서 나왔다는 데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카타르의 저명한 성직자 셰이크 유세프 알-카르다위는 "기독교 최고 지도자의 이번 발언에 무슬림들이 분노하고 충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이슬람과 예언자, 신앙을 모욕한 발언에 대해 교황이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무슬림 국가 57개 국으로 구성된 이슬람회의기구(OIC)도 "교황의 발언이 이슬람에 대한 바티칸의 정책에 새로운 흐름이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면서 "바티칸측은 이슬람을 정말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밝히기를 기대한다"고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바티칸은 이에 대해 성명을 내고 "교황은 무슬림을 공격할 의도가 없었다"면서 "교황의 의도는 다른 종교와 문화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대화를 하기 위한 입지를 마련하자는 것임이 분명하며, 여기에는 이슬람도 포함되는 것이 확실하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영국의 <BBC> 방송은 "바티칸은 무슬림 지도자들의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 성명을 내놓았지만, 역부족이었다"면서 "교황은 로마로 돌아갔지만, 무슬림 세계로부터 쏟아지는 비판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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