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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협상단, 최초로 '한미 FTA 결렬'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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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협상단, 최초로 '한미 FTA 결렬' 언급 [한미FTA 뜯어보기 250] "美 자동차 서한, 딜 브레이커"…'대내 협상용' 분석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8차 협상이 8일 서울에서 개시될 예정인 가운데 한국 측 협상단이 4일 최초로 '딜 브레이커(deal breaker, 협상 결렬 요인)'라는 단어를 공식 언급했다.

한미 FTA에 대한 영향력이 큰 미국 의원들이 최근 조시 부시 미 대통령에게 '한국의 자동차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미국의 자동차 관세는 장기간 철폐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에 공식으로 반발한 것.

칼 레빈 '오토 코커스(미 의회 자동차 모임)' 공동의장, 찰스 랑겔 하원 세입세출위원장, 샌더 래빈 하원 세입세출위원회 무역소위원장 등 15명의 상하원 의원들(민주당 9명, 공화당 6명)은 이 서한에서 최근까지 진행된 자동차 관련 협상 내용을 폄하하며 △미국산 차에 대한 한국의 자동차 관세(8%) 즉시 철폐 △한국산 차에 대한 미국의 승용차 관세(2.5%) 15년 이상 장기 철폐 및 픽업트럭 관세(25%)의 개방 제외 등을 주장했다.

이들은 또 한국산 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기 전에는 매년 미국산 차의 대한수출 증가분만큼에 대해서만 한국산 차에 무관세 혜택을 부과하자고 주장했다. 이들은 나아가 한국산 차에 대한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철폐된 후에는 미국 측이 세이프가드(safeguard, 긴급 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할 수 있도록 하자고 요구했다.
▲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이 지난달 26일 미국 워싱턴에서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한미 FTA 핵심 쟁점에 대해 막바지 조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4일 이례적으로 "이번 서한은 자유무역(free trdae)의 근본정신을 훼손하고 있으며, 관리무역(managed trade)에 근거한 보호주의적 내용을 제안하고 있다"면서 "한미 FTA 협상이 중요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협상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번 서한 발송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외통부는 이어 "이번 서한이 미국 내 일부 정치권의 입장이기는 하나, 미국 행정부가 이번 서한의 영향을 받아 그런 내용을 향후 협상의 기반으로 삼으려 할 경우 FTA 협상을 좌초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이처럼 정색 하고 한국 측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 서한이 향후 한미 FTA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쌀 시장을 개방하느니 차라리 협상을 접겠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해 왔지만, 이는 실질적인 협상 결렬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기보다는 미국 측이 한국 쌀 시장의 완전한 개방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바탕에 깔고 있는 것으로 이해돼 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번에 입장을 밝힌 것은 이 서한에 대한 한국 자동차업계의 반발 및 한미 FTA 전반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대내 협상용'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5일부터 이틀 간 한미 FTA 농업 분과의 고위급 회담이 최초로 개최된다.

한미 양국이 지난달 26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통상장관 회담에서 한국 측 쌀 시장을 완전 개방하지 않는 대신 쇠고기 시장을 개방하는 것으로 공감대를 이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 고위급 협상에서 한미 FTA의 명실상부한 '딜 브레이커'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둘러싼 양국 간 이견이 얼마만큼 봉합될지가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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