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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당 변수' 드러나…FTA 타결엔 큰 변수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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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당 변수' 드러나…FTA 타결엔 큰 변수 아냐 [한미FTA 뜯어보기 349]이해영 "TPA 연장되면 FTA 협상 연장도 가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최종 협상이 사흘째 진행 중인 상황에서 보일 듯 말 듯 한 베일에 싸여 있던 이른바 '미 민주당 변수'가 공개됐다. 예상됐던 대로 자동차, 노동, 환경, 무역구제(반덤핑) 등에서 민주당의 강한 요구들이 쏟아져 나왔다.

미국 조야에서는 '민주당의 요구를 공화당과 부시 정부가 수용하기만 하면 6월 말 만료되는 무역촉진권한(TPA)을 연장할 수 있으며, 그 토대 위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협력해 미국의 대(對)세계 통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미국 내 산업과 일자리를 보호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런 분석대로라면 '사실상 타결된 것으로 알려진' 한미 FTA 협상에는 일부 내용 조정이 예상되나 협상이 타결된 상황 자체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협상은 이미 이같은 내용을 반영해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

'자유'무역과 '공정'무역 섞으면 결국 '보호'무역?

미 하원 세출세입위(Ways and Means Committee)는 28일(현지시간) '미국을 위한 신(新)통상정책(A New Trade Policy for America)'이라는 제목의 통상정책 가이드라인을 요약·공개했다.

미 민주당과 민주당이 장악한 세출세입위는 한미 FTA가 이 새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못할 경우 의회 비준을 해주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다. 특히 이 가이드라인을 공동 작성한 세출세입위 위원장 찰스 랭글 의원(뉴욕주, 민주당)과 세출세입위 산하 무역소위 위원장 샌더 래빈 의원(미시간주, 민주당)은 이런 입장을 여러 차례 피력해 왔다.

이 정책안에는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세를 불린 민주당 내 이른바 '공정무역파(fair trade group)'가 요구해 온대로 통상협정에서 노동과 환경 관련 기준을 강화하라는 요구사항이 담겨 있다. 구체적인 예로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규약을 도입할 것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과 같은 다자간 환경협정을 도입할 것 등을 들 수 있다.

이밖에 △협정 상대국이 개발도상국일 경우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과 '의약 분야의 혁신을 위해 의약품 보호수준을 높이는 것' 사이의 균형을 맞출 것 △미국 내 외국인 투자자를 미국인 투자자보다 우대하지 말 것 △미국 내 안보를 강화할 것 등 민주당이 '공정무역'이라고 생각하는 정책들이 이 안에 포함돼 있다.
▲ 지난 20일 '한미 FTA 공청회'에 참석한 미국 하원 세입세출위원회 무역소위 소속 위원들. 왼쪽에서 6번째 의원이 무역소위 위원장인 샌더 래빈 민주당 의원이고, 7번째 의원이 '넘버 2'로 꼽히는 월리 허거 공화당 의원이다. ⓒ프레시안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과 하원 세출세입위 핵심인사인 짐 맥크러리 의원(로스앤젤러스주, 공화당), 무역소위 핵심인사인 월리 허거 의원(캘리포니아주, 공화당) 등 공화당과 부시 행정부 내 통상 관련 주요 인사들은 이 정책안을 사전에 검토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 정책안을 "수용(welcome)하겠다"고 밝혔다.

"트럭 관세 25% 폐지 말라"…"반덤핑 조치 강화하라"

하지만 이날 발표된 새 정책안에는 미국의 통상정책의 방향을 공정무역으로 틀겠다는 의도보다는 최근 상하 양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집권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가 더욱 짙게 드리워져 있다. 한미 FTA 협상에서 그 여파가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분야는 역시 자동차와 무역구제 부문이다.

무엇보다도 이 정책안에는 "초당적인 의회 제안(즉, 신통상정책)을 이용해 폐쇄돼 있는 한국의 자동차, 공산품, 농업, 의약품 시장을 열어젖혀야 한다(use Bipartisan Congressional Proposal to open Korea's closed markets for automotive, industrial goods, agriculture and pharmaceuticals)"는 표현이 명시돼 있다.

미국 언론매체인 <더힐(The Hill)>은 이날 "찰스 랭글 의원이 (부시) 행정부는 한국이 이 제안에 동의하고, 미국 자동차와 다른 공산품에 대해 시장을 열도록 밀어붙여야(force) 한다고 되풀이해 말했다"면서 "이 제안은, 다른 무엇보다도, 미국의 트럭 관세 25%를 관세철폐 대상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 매체는 "민주당은 (…) 행정부가 반덤핑법 및 상계관세법을 수호하고 강화하라고 요구하고(call on)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내용은 대부분 한미 FTA 협상에 이미 반영돼 있는 상태다. 따라서 한미 FTA 협상에서 미국 측 최후 요구의 강도가 일부 더 높아지는 것 외에 협상 타결 여부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TPA 연장 가능성 높아져…한미 FTA 협상도 연장 가능?

다만 이날 발표로 민주당과 부시 정부의 협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31일 오전 7시(미국 시각 30일 오후 6시)까지 한미 FTA 협상을 타결해야 하는 근거가 됐던 무역촉진권한(TPA)이 연장될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졌다.

이 경우 '한미 FTA 협상을 중단 또는 연장하자'는 FTA 반대 진영의 주장이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 저지 범국민 운동본부' 정책기획단장인 이해영 한신대 교수(국제관계학)는 "TPA가 연장되면 한미 FTA 협상도 협상 마감시한에 쫓기지 않고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제 협상 연장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할 때"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도 최근 "협상 마감시한이 지나도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나, 이는 실제로 협상 연장을 시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말레이시아는 미국과의 FTA 협상을 무기한 연장하면서 태국,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스위스 등과 함께 '미국과의 FTA 협상을 중단한 나라들'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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