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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인?…<프레시안> 이렇게 변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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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인?…<프레시안> 이렇게 변해 봐" ['프레시앙'이 되며] 최서영 씨
학교를 졸업하고 첫 직장이었던 <프레시안>이 나한테 묻는다. "독자인 당신이 주인이야. 뭘 원해?" 기꺼이 주인 '프레시앙'이 되기로 마음먹으면서 <프레시안>한테 나는 무엇을 원할까, 이런 걸 자문자답해 보았다.

- 당신이 주인이야. 뭘 원해?

"기사를 그냥 읽기만 하기보다, 물어보고 싶어. 기사를 보다가, 그 중간 중간에 궁금한 게 생길 수 있잖아. 그때마다 그 부분에 포스트잇처럼 질문을 붙여놓으면, 그 기사를 쓴 기자나 혹은 독자 중 아는 사람이 답해 줬으면 좋겠어. (지금은 기사 밑에 마지못해 댓글 게시판을 하나 붙여놓은 것 같잖아.)

기사 중간 중간에 마우스를 대면, 다른 사람들이 써놓은 질문 및 답변 코멘트도 볼 수 있게. <프레시안> 기사가 참 길잖아. 쓸데없이 긴 게 아니라는 건 아는데, 너무 스크롤 압박이야. 그런데 읽는 중간에, 그렇게 피드백할 수 있으면 기사가 공간적으로 깊어지지 않을까? 지금은 너무 공급자 중심이야, 집중이 쉽지 않아. 여기저기 찔러보면서 탐험하게 해주면 좋겠어.

- 그냥, 글 읽기 귀찮은 거군. 여기가 무슨 '네이버 지식IN'인 줄 알아? 그리고 질 좋은 질문이 그리 많이 나올까?

"읽기 귀찮다기보다는, 내 중심으로 기사를 이용하고 싶은 거지. 내가 의무감으로 기사를 읽을 필요는 없잖아? 주인이라며, 주인 대접을 해줘야지. 그리고 네이버 지식IN 말 잘 나왔다. 이건 프레시안이 나한테 해줬으면 하는 것하고도 관련된 거야.

프레시안이 나한테 똑똑한 사람들하고 연결해줬으면 좋겠어. 혹은 똑똑한 생각, 어디 숨어 있는 지식, 정보, 생각과 연결해주는 허브가 됐으면 좋겠어. 기사만 있으면 너무 심심하잖아. 나를 위한 지식 플랫폼이 되는 거지.

네이버 지식IN은 솔직히 체계도 없고, 신뢰도에서 망설이게 되잖아. 즉 <프레시안>에 뭔가 질문이나 의제를 던지면, '주인' 프레시앙이 그 질문에 호응할 수 있게 하는 거야. 그래서, 그게 답할 가치가 있다는 '질 높은' 질문이라는 게 정해지면, 그에 대해서 기자들이 취재해서 심층적이고 분석적인 고급 글을 써주는 거지."

- 기자들이 써줄 수 없는 글이거나, 정보적 수준의 답 밖에 안 된다면?

"꼭 기자들이 다 답해줘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이봐. 기자-독자가 오프라인에서나 확실하지 인터넷 앞에 앉아봐. 우린 다 모니터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똑같은 '노드'들이라고. 다른 사람들도 그 질문에 답할 수 있게 하는 '화끈한 개방성'을 <프레시안>이 먼저 보여줘야 사람들이 모이지 않을까?"

- 누가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질문에 그렇게 열성적으로 답해줄까?

"그럼, <프레시안> 화폐를 만드는 건 어때? 그러니깐, <프레시안>에서만 쓰는 '가상의 화폐'지. 일종의 <프레시안>에 대한 나의 애정, 나의 지적 기여도, 타인에 대한 나의 관심도를 다 화폐로 만드는 거야. 이를 테면, 내가 <프레시안> 기사를 보는데, 기사의 어떤 부분에 대해 누가 질문을 올렸다 쳐봐.

근데 내가 답을 알아. 그래서 썼네. 그 사람이 내 걸 채택했어. 화폐 이름이 '프레시원'이라 치면, 그 사람이 자신의 프레시원을 나한테 주는 거지. 프레시앙이 되면, 우선 기본적으로 몇 프레시원을 받을 수 있게 하고. <프레시안>이 일종의 나의 지적 은행이 되는 거지.

기사를 보다가 내가 어떤 질문이 들었는데, 이미 어떤 사람이 그 질문을 해놨네. '아 정말 이 사람이 질문한 거 나도 궁금하다. 답변을 들을 가치가 있는 질문이 되도록 질문 추천해야지. 그렇게 추천할 때, 소액의 프레시원을 내게 하는 거지.

어느정도 프레시원이 모이면, '답변 받을 권리가 있는 질문' 자격을 주는 거야. 이런 질문에 답변을 쓴 사람은 모인 프로시원을 받는 거지. 다른 사람한테 프레시원을 꿀 수도 있게 하고. 일종의 프레시안 도토리라고나 할까.

이게 잘 되면 프레시원으로 광고 펀딩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를 테면 'OO에 대한 돈 모으기' 프로젝트가 딱 떴어. 그럼 평소엔 예를 들어, 1프레시원에 1000원이었는데, 이 프로젝트에 기부하면 1000원에 2프레시원을 받는거야.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자기가 가진 프레시원을 돈 대신 기부하는 거지. 이러면 프레시원 내는 것도 동참 효과가 있게 되잖아."

- 다 실현 불가능할 거 같은데…뭐 다른 거 없어?

"그리고, 이건 언론사로서 민감한 문제겠지만, <프레시안>을 여러 개의 버전으로 보고 싶어. 물론 처음엔 사이트 들어가면 원래 편집 판으로 보게 되겠지. 근데, 프레시앙으로서 로그인 하면, 내가 만들어놓은 다양한 <프레시안> 버전을 선택해서 볼 수 있게 하는 거야.

내 관심별로 메뉴를 세팅해 놓은 대로 보여주는 버전, 각 분야별 순위별로 한꺼번에 보여주는 버전, 영화 기사를 전면에 다 깔게 해서 보여주는 버전, 등 아주 경우의 수를 다양하게.

혹은 프레시안이 북마킹 서비스를 하는 건 어때? 이를테면, 프레시앙이 주제별 클러스터(데이터 모음)를 형성할 수 있게 해주는 거야. <프레시안> 사이트에 들어갈 때마다, 그냥 기사 읽고 끝난다 생각하면, 내 시간을 왜 투여하나 싶지만, 내가 <프레시안> 안을 항해한 것을 흔적을 남겨놓을 수 있게 하는 거지.

기사를 묶어 나만의 컬렉션을 만들고, 거기에 내가 '제목'과 '주제'도 붙여서 그걸 공유할 수 있게. 미국에서 히트친 북마킹 서비스 '딜리셔스'처럼. 예를 들면, 내가 강양구 기자의 기사를 평소 눈여겨본다고 해봐, '이 기자의 기사 중에 이 주에에 대해서는 내가 정말 엑기스만 모아 놓았다' 이럴 수 있잖아? 외부 링크도 붙일 수 있게 하고. 한 마디로 이렇게, 이 '모으는 행위'에 대해서, 가치 부여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거지.

결론적으로, 프레시안이 지적 신문고(질문하면 답해주기), 지적 은행(나의 관심도와 기여도를 사회 화폐화하기), 지적 중매소(똑똑한 사람들과의 네트워크해주기), 지적 UCC 플랫폼(데이터의 다양한 응용 툴)이 됐으면 좋겠어."

☞ '프레시앙' 되기
■ ['프레시앙'이 되며] 보기

돈이 없으면 독립도 없다-문정우 <시사IN> 편집국장

<프레시안>을 울리지는 말아야지!-조원종 씨

'진짜' 보수주의자도 <프레시안>으로 모여라-이형기 교수

"자본주의 사회에 공짜는 없다"-홍세화 <한겨레신문> 기획위원

"어둠을 탓하지 말고 촛불을 켜자"-이계삼 교사

시장에 내던져진 언론, 누가 구하나?-언론인 손석희 씨

"<프레시안>, '짱돌'이 되어라"-교사 김영복 씨

"신뢰하고 또 신뢰하라…진실이 승리한다"-소설가 김곰치 씨

"유시민 전 장관, 도대체 어디 있습니까?" -송기호 변호사

"신세는 갚아야지!" -임종인 의원

"그 놈의 '자본', 이제 내가 마련해주자" -대학생 허남설 씨

"그때 누가 침묵의 카르텔을 깼는지 기억하자"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박상표 씨

"작은 새우가 역사를 바꾼다" - 한학수 PD

당연한 것을 당연하다고 말할 권리를 위하여 -시민 이도형 씨

"날 닮은 그 모습, 왠지 정이 갑니다" -가수 이은미 씨

"시민의 힘으로 '독립 언론'을 만들자" -홍성태 교수

"그 '꿈' 잃지 않았으면…" -개그맨 황현희 씨

"이 사악한 시대에 살고자, 나는…" -임옥상 화백

"'좋은 세상', 공짜로 올 것 같진 않습니다" -정희준 교수

"조합원들을 울리지 않기 위해…"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차라리 벼룩의 간을 빼 먹지" -강주성 대표

<프레시안>에 웬 <삼국유사>? -김대식 교수

"<프레시안>, 망하게 내버려 두자" -시민발전 박승옥 대표

"1만 원이면 한 아이의 생명 값입니다"-학생 김경호 씨

"내 안의 '패배주의'가 두렵습니다" -유학생 최도빈 씨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부끄럽습니다"-박태군 씨

"하루 아침에 세상이 바뀌지 않습니다" - 이창림 씨

프레시앙을 타고 독립언론의 대안으로 성큼 - 이종필 씨

"2008년, '가지 않은 길'을 함께 걸어갑시다" - 지율 스님

■ [발행인의 편지] 보기

<프레시안> 제3의 주인을 모십니다
① 새로운 언론 실험에 나서며

'프레시앙' 1000명을 맞으며
② '프레시안언론공동체'를 향하여

'이명박 시대'를 맞으며
③ 이제 다시 시작이다...용기와 함께 지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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