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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민 혁명'이 현대차 울산 공장에 미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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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민 혁명'이 현대차 울산 공장에 미친 영향?

[오민규의 인사이드 경제] 먹이사슬의 밑바닥에서 일어난 혁명

튀니지와 이집트로부터 시작된 이른바 '재스민 혁명'이 중동·아프리카 대륙 전체로 퍼져가고 있다. 튀니지의 벤 알리, 이집트의 무바라크 등 독재자를 단시간에 몰아내더니, 이제 40년 독재의 악명을 지닌 카다피 정권으로까지 이어져 리비아는 사실상 내전에 돌입한 상태다. 혁명의 바람은 예멘, 바레인, 알제리, 요르단은 물론이고 이란과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까지 확산되고 있다.

'재스민 혁명'의 발단이 된 사건은, 지난해 12월 17일 튀니지에서 모하메드 부아지지라는 26세의 청년이 청과물 노점상을 하다 경찰 단속으로 청과물을 모조리 빼앗긴 것에 항의하며 분신 자결한 것이었다. 특히 이 청년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노점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사건은 고실업과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던 노동자·민중의 마음을 한순간에 사로잡았다.

일각에서는 트위터,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재스민 혁명'의 위력적인 확산에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이 혁명의 '발단' 역할을 한 것은 먹고 사는 문제, 즉 경제의 문제다. "혁명은 위장(胃腸)에서 비롯된다"는 단순한 진리, 하지만 오랫동안 잊혀져온 진리가 다시한번 세상의 무대에 오른 것이다.

아직 진행 중인 사건들을 놓고 경제 얘기를 논하는 것은 세계적인 석학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일이겠지만, 우리같은 비전문가들 입장에서는 '틀려도 그만'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기 마련이다. 그럼 이집트라는 작은 창을 통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읽어내는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에 착수해보자.

▲ 예멘 친정부 시위대(아래쪽)와 반정부 시위대(위쪽)의 충돌 모습ⓒ로이터=뉴시스

세계 경제체제 작동의 변화

지난 글(☞"환율전쟁, 진짜 지뢰밭이 기다린다")에서 정리했던 세계 경제체제의 작동방식을 다시 정리하는 것부터 출발해보자. 우선 세계 경제체제는 G20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 중심의 본격적인 G2 체제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중국이 생산하고 미국이 소비하는" 시스템이었다면, 이제 전세계 생산과 소비 모두를 미국과 중국이 경쟁적으로 빨아들인다는 점에서 큰 변화가 온 것이다.

이 변화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생산·수출 중심의 중국 경제가 내수 소비를 진작할 수 있어야 하고, 반대로 경제성장동력의 60%를 소비에 의존했던 미국 경제는 다시 생산·수출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위안화 환율 문제로 미국이 중국에 딴지를 걸면서 겉보기에는 '환율전쟁'처럼 보이는 두 강대국의 각축전이 진행되었던 것이다.

G2(미국과 중국)가 전세계 생산과 소비를 경쟁적으로 빨아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서유럽과 일본 등 나머지 G20 국가의 생산 자본이 너도나도 미국과 중국에 현지 공장을 세우는 장면에서 알 수 있었다. 거짓말처럼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을 보면 미국이 3.2%, 중국이 9.8%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이 두자릿수 성장률을 넘보고 있고, 마이너스 성장에 시달리던 미국이 상당한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미국의 수치가 꽤 의미있다는 점은 지난해 4분기 유럽 주요국 GDP 성장률을 보면 알 수 있다. 상위권에 속한 독일의 경우 지난해 전체로 보면 3.6%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0.4% 성장에 그쳤다. 또다른 중요한 비교대상국가는 일본이 될텐데, 일본 역시 지난해 전체로 보면 3.9% 성장률을 보였지만 4분기에는 -0.3%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G2를 제외한 나머지 G20 국가의 생산자본들이 미국과 중국 현지 공장을 설립하며 성장동력을 빼앗기는 형국이다. 따라서 이들(G2를 제외한 G20)은 살아남기 위해 서로가 서로의 시장을 빼앗으려는 쟁탈전에 돌입하는데, 지난 수년 간 G20 국가들 사이에서 경쟁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만일 상황이 이렇게만 전개된다면 경제가 가장 먼저 무너지는 쪽은 G20 중 가장 체질이 허약한 국가가 될 것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있은지 꼭 1년 뒤에 그리스·스페인·포르투갈에서 발생한 국가재정 위기가 발생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세상에는 G20만 있는 것이 아니다. G20은 살아남기 위해 G20 외곽의 덜 발전한 국가들의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경제가 가장 먼저 무너지는 쪽은 G20 외곽의 나라들이 될 것이다. 2008년에 미국 금융시장이 붕괴하고, 2009년 말에 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불어닥쳤다면, 그 다음 차례는 G20 외곽의 나라가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중동과 아프리카 대륙에서 벌어지는 '재스민 혁명'을 보고 있다.

'아프리카의 관문' 이집트 : 자원의 보고만이 아니라 거대한 시장

무바라크 퇴진의 백만 시위대 행렬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집트, 그런데 이 나라 자동차 내수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기업이 한국의 현대기아차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이집트 신차시장 점유율만 무려 40%를 넘어, GM과 토요타를 가뿐히 넘어섰다. 시위 확산의 주요 수단으로 알려진 휴대폰 내수시장에서도 삼성이 무려 2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글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이미 현대차 국내공장 생산물량 중 수출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지역은 북미 대륙이 아니라 중동·아프리카 대륙이 되어 있다. 특히 지난해 아프리카로 수출된 현대차 14만여 대 중 3분의 1이 넘는 5만여 대가 이집트로 수출되었다. (이집트로 수출되는 주력차종은 소형차 베르나로 울산 1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갑자기 울산 1공장에서 잔업이 사라졌는데, 이집트에서 1월 말부터 시작된 대중시위 사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이집트 사태는 한국 경제와 무관하지 않다.)

그동안 중동과 아프리카 하면 석유와 천연광물을 비롯한 '자원의 보고'가 떠올랐다면,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한다. 특히 인구 1000만에 불과한 튀니지같은 나라는 몰라도, 인구 8000만이 넘는 이집트같은 나라는 이제 '자원'만이 아니라 '거대한 시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집트의 외국인직접투자 유입 추이를 보아도, 2003년 4억3500만 달러에 불과하던 것이 2008년에 이르면 132억4000만 달러를 기록하게 된다. 불과 5년 사이에 무려 3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2000년대 중반 이후 세계 주요국 자본은 중동·아프리카라는 시장을 향해 앞 다투어 진출하기 시작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한국의 완성차업체들 역시 얼마나 경쟁적으로 이 지역 시장으로 뛰어들기 위해 노력했는지 잘 알 수 있다. 2009년 현재 수출시장으로만 보면 북미가 28%, 중동과 아프리카를 합해 27%를 기록하고 있는데, 아마도 지난해 통계자료를 본다면 순위가 역전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즉, G20이 살아남기 위해 가장 먼저 공략한 G20 외곽의 나라들은 중동·아프리카 대륙이었던 것이다.



민주화가 노동자들의 투쟁에 영감을 불어넣다

그런데 이집트에서 벌어진 폭발적인 대중시위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리비아 사태에 묻혀서 주요 언론에 잘 등장하고 있지는 않지만, 무바라크 사임 직후부터 전국 곳곳에서 노동자들이 임금인상과 부패경영진 퇴진을 내걸고 대중파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바라크 퇴임 후 정국 주도권을 잡은 군부가 "더이상의 파업과 시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탄압을 일삼고 있지만, 이집트 노동자들의 대중파업 열기는 여전히 식을 줄 모르고 타오르고 있다.

"노동자들은 지방 선거에서 어떤 당을 선택했을까(☞바로 가기)"라는 글에서 얘기한 적이 있는데, 난공불락처럼 보이던 독재자 무바라크가 민중들의 시위로 물러나는 것을 본 노동자들이 "철옹성같던 독재자가 물러났다. 이제 우리가 자신감을 갖고 진출할 때"라며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한국의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이 7·8·9월 노동자 대투쟁에 거대한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던 것처럼 말이다.

무바라크가 물러난 것이 2월 12일인데, 13일부터 시작된 대중파업의 물결은 국영은행으로까지 번져 (업무마비로 인해) 정부는 2월 14일에 국영은행 휴무를 선포하기도 했다. 파업 시위에 참여한 한 국영업체 직원은 "4년여를 근무했는데 아직 정식 직원(정규직)으로 채용되지 못했다"면서 "월급도 고작 100이집트파운드(약 2만2500원)에 불과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시한번 이집트 혁명의 발단은 단순한 '반독재 민주화'가 아니라 먹고 사는 문제, 즉 '빵'의 문제임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중동·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빵'의 문제는 도대체 왜 발생했고 어디에서 유래한 것일까?

위기 전가의 먹이사슬

근본적으로는 앞서 설명한 세계 경제체제의 작동방식이 놓여 있다. 즉 G2로 전세계 생산과 소비가 집중되면서 G20 국가들이 G20 외곽의 시장에 진출하면서 자신의 경제위기를 G20 외곽으로 전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위기의 대가를 누가 지불했던가? 벤 알리나 무바라크가 경제적으로 곤궁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해외자본의 유입이 엄청나게 이뤄지고 공업화도 상당 수준으로 달성되었지만, 결국 위기의 대가는 저임금과 고용불안이라는 형식으로 노동자들이 치렀던 것이다. 공장은 늘어나는데 실업은 오히려 늘어나고, 상품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초과이윤을 뽑으려는 자본의 행태로 인해 만성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려야 했다. 튀니지의 26세 청년 부아지지의 분신 자결은 바로 이러한 내재된 분노를 대표한 것이었다. 대학도 졸업했는데 일자리는 없고, 어쩔 수 없이 길거리에 나와 좌판을 깔았는데 이것조차도 못하게 가로막아 결국 죽음이란 형태로 항거한 것이다.

여기에 보태 튀니지·이집트 혁명의 배경에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국제 농산물과 식량 가격의 폭등이 놓여 있다. 논자들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상당수 분석가들이 최근 식랑 가격 폭등의 원인으로 지난해 이상기후로 인한 흉작을 들고 있다. 예년에 비해 기후변화가 변덕이 심했고 겨울 한파가 대단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제 식량생산의 전체 규모는 전세계 민중을 배불리 먹이고도 남을 만한 수준이다. 그럼 진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누군가 식량을 긁어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그 누군가에는 크게 두 부류가 존재한다. 하나는 국제 투기자본들이다. 지난 2007~2008년에도 유사한 형태로 투기자본들이 농산물과 식량에 투기를 일삼았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곡물가가 폭등했던 적이 있다. 저개발 국가 곳곳에서 식량 문제로 폭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한 부류가 더 가세했다. 바로 G20 국가 정부들이다. 투기자본이 식량을 긁어모은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곡물가격이 폭등하기 전에 미리 식량을 확보해 두려는 각국 정부들의 각축전이 진행되면서, 식량 가격이 폭등하는 것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G20 외곽의 나라들은 고스란히 슈퍼 인플레이션을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된다. 당연히 그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노동자·민중의 몫이 되고 만다. 따라서 민중들은 벤 알리와 무바라크를 몰아냈지만 여전히 '배가 고프다'. G20의 위기 일부까지 모조리 떠맡으며 극도의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의 반역이 시작된 것이다. (혁명의 진원지였던 튀니지보다 이집트에서 파업이 훨씬 역동적으로 펼쳐지고 있는데, 그것은 이집트의 인구, 경제규모, 공업화 정도가 튀니지의 그것보다 높기 때문이다.)

환율전쟁 뒤에 숨은 진짜 지뢰밭 : 물가폭등과 자원 전쟁

이제 어려운 분석은 집어치우고 전망의 문제로 넘어가보자. 과연 앞으로의 세계 경제 흐름은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물론 중동·아프리카 대륙의 '재스민 혁명'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그 결말이 어떻게 될지 가늠할 수 없기에 여러 변수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적어도 앞에서 우리가 확인해왔던 것들을 참조하면 몇 가지 사실은 분명해진다.

환율전쟁의 실체가 수출시장을 확보하려는 각국 정부와 자본가들의 쟁탈전이라고 했는데, 이 쟁탈전은 G20 외곽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과 곡물가 폭등을 낳았다. 이윤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자본의 투기만이 아니라, 자국 경제의 붕괴를 막으려는 정부의 사재기가 결합된 곡물가 폭등 현상은 단순히 식량 문제에 한정되지 않을 것이다. 즉, 식량만이 아니라 원자재와 원유 등 경제 운용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자원들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절묘하게도 지금 혁명의 바람이 불고 있는 중동·아프리카 대륙에 원자재·원유 자원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투기와 사재기만이 아니라 민주화 바람으로 인한 경제활동 마비가 원자재·원유의 가격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리비아 내전은 지난 2년 동안 소폭 상승했던 원유 가격을 드라마틱하게 올려놓고 말았다. 중동·아프리카 대륙이 들썩들썩 하는 동안 각국 정부들은 더욱 절망적으로 자원 확보에 매달리게 되고 이것이 다시 원자재 가격을 올리는 악순환이 진행된다. 원자재·원유·식량 가격의 폭등은 불가피하게 전세계 물가의 폭등을 야기하게 된다. 이미 수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올해 경제불안 요인의 첫 번째 항목으로 물가 문제를 꼽고 있다.

그러나 각국 정부와 자본가들의 쟁탈전은 물가폭등과 자원 전쟁뿐만 아니라, 이들 나라에서의 민주화 물결 및 노동자들의 투쟁을 낳게 되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위기전가의 먹이사슬' 체제를 만들어 그럭저럭 세계대공황의 전개를 늦춰왔지만, 이제 그 체제에 결정적인 도전장이 내밀어졌다.

먹이사슬의 맨 밑바닥이라 할 G20의 외곽에서 "더이상 우리만 대가를 치를 수는 없다!"는 노동자투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이집트의 상황만을 살펴봤을 뿐이지만, 만일 다른 곳에서도 독재정권들이 무너지기 시작한다면 중동지역 각국 민주화 과정은 '잠자고 있는 계급' 즉 노동자들을 깨우게 될 것이다.

물론 2008~2009년에도 노동자들의 투쟁은 있어왔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직후 미국에서, 그리고 2009년 중국 제조업 위기로 인한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되었고, 결국 지난해 중국에서 상당 규모의 노동자투쟁이 전개된 바 있다. 여전히 중국 곳곳에서 노동자들의 불만이 내재되어 있기는 하지만, 중국 정부와 자본가들은 일정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 등 임금보상의 방식으로 문제를 일단 봉합한 상태이다.

2009년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발생한 직후, 지난해 유럽 전역에서 정리해고·구조조정에 맞서 작게는 수십만 많게는 수백만 노동자들의 대중파업과 시위가 벌어진 바 있다. 물론 그들이 내걸었던 요구를 얼마나 관철시켰는가 하는 점에서 보면 실망스러운 수준이지만, 이제 그 바통을 지중해 넘어 아프리카 대륙 노동자들이 넘겨받게 되었다. 유럽과 아프리카는 경제 규모에서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지리적으로 보면 지중해를 사이에 둔 이웃 국가들이 아니던가.

만약에 G20 외곽이 정말로 세계 경제체제의 '맨 밑바닥'이라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재스민 혁명'이 잠자고 있는 노동계급을 얼마나 강렬하게 깨우는가 하는 것이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다. 맨 밑바닥을 짓밟아서 입 다물게 만들 수 없다면 달래는 수밖에 없는데, 이들을 달래려 하는 순간 위기전가의 먹이사슬은 아래로가 아니라 위로 작동하게 된다. '위기'라는 놈은 마치 먹깨비 귀신과도 같아서, 밑바닥으로 더 이상 위기를 전가시킬 수 없다면 다시 위를 향해 돌진하기 때문이다. 중동·아프리카 대륙 노동자들의 대대적인 진출은, 다시 한 번 일본(동아시아)과 유럽 및 브릭스(BRICS) 등 G20 국가로 위기를 밀어올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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