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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표 자원외교 '헛발질', 4400억 날리고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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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표 자원외교 '헛발질', 4400억 날리고 실패 쿠르드 원유 개발 사업 경제성 없는 것으로 결론
이명박 대통령이 자원외교의 첫 성과라고 홍보했던 이라크 북부 쿠르드의 원유개발 사업이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학재 의원이 16일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가 참가한 쿠르드 유전개발 사업의 탐사 시추 결과 총 5개 광구 모두 경제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가 발견되지 않거나 예상 매장량에 크게 못 미치는 광구가 대부분이었고, 원유 대신 물과 천연가스만 발견된 경우도 있었다.

이에 따라 석유공사는 쿠르드 자치정부와 2008년 원유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 준 2억1140만 달러와 탐사비용 1억 8868만 달러 등 약 4억 달러(약 4400억 원)를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

쿠르드 원유개발 사업은 2008년 초 이명박 당시 대통령 당선인의 첫 자원외교 성과로 꼽혀왔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방한한 니제르반 바르자니 쿠르드 자치정부 총리와 만나 원유 개발에 합의했고 그해 6월 본계약이 체결됐다.

한국 정부는 원유 탐사에 성공하면 21억 달러 규모의 사회기발시설(SOC)을 지어주기로 합의했다. 계약 체결 이후 정부는 쿠르드 원유개발 사업으로 한국 연간 석유 소비량의 2배인 19억 배럴의 원유를 확보하게 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또 이 계약에는 김대중 정부 시절 권력형 비리 사건을 저지른 로비스트 최규선 씨가 깊이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의 '컴백 무대'로 주목받기도 했다.

▲ 지난 2008년 2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바르자니 쿠르드 자치정부 총리(오른쪽) 일행을 만나고 있는 모습 ⓒ뉴시스

하지만 계약 당시부터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에 대한 '조급증'이 이라크 내 갈등을 부추겨 원유 확보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라크 중앙정부와 대립하고 있는 쿠르드 자치정부와 성급한 계약을 맺어서 원유 탐사도 실패하고 이라크 석유도 확보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우려 역시 현실화 됐다. 이학재 의원 측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이라크 중앙정부의 유전개발사업 PQ(입찰참가제한자격사전심사) 등록에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쿠르드 지방정부와의 계약으로 이라크 중앙정부에 '괘씸죄'를 범한 탓에 이후 이라크 중앙정부의 유전개발 사업 입찰에 응할 기회를 잃게 돼 '블랙리스트' 논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석유공사는 또 원유 탐사가 실패해도 쿠르드 정부로부터 6500만 배럴의 원유를 보장받도록 되어 있다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최근 쿠르드 정부는 이에 대해 계약 변경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르드 정부는 보장 원유 6500만 배럴 대신 2개의 원유 생산광구 지분과 교환하는 한편, SOC에 들어간 자금 중 12억 달러를 현금으로 달라고 요구했고 석유공사는 이에 따라 계약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르드 SOC 사업 관련 석유공사는 애초 현대건설 등 7개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자금 조달 문제로 건설사들이 속속 발을 빼 혼자서는 사업을 진행하기 힘든 상태다.

이학재 의원은 계약이 변경될 경우 확보되는 원유는 2000만 배럴에 불과하고, 한국 건설사의 수주 가능성도 보장할 수 없어 애초 계약과 비교해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쿠르드 사업은 석유공사 대형화 논리와 자원외교에 급급한 정부의 조급함이 빚어낸 대표적 자원개발 실패사례"라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해외자원개발사업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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