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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 64명, 중노위 점거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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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 64명, 중노위 점거농성 중노위 '화해 권고안'에 반발…"교섭 안 이뤄질 것 뻔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 64명이 26일부터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중앙노동위원회를 점거하고 1박 2일째 농성에 들어갔다. 중노위가 부당해고 등에 대한 판정을 유보하고 노사 화해를 권고한 데 대한 항의다.

중노위는 26일 한진중공업 해고자가 제기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 사건'에 대한 심판위원회를 열어 "다음달 2일까지 노사가 자율 교섭을 한 후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해고자들은 "(노사 자율에 맡기면) 교섭이 이뤄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중노위는 자율적으로 화해하라고 권고했다"며 "노사 당사자의 의견도 묻지 않고 권고안을 통보한 것은 잘못"이라고 반발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중노위 공익위원들이 권고안을 통보하자마자 보란 듯이 바로 자리를 떠났다"면서 "조합원들은 이런 식의 권고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다렸지만 그 어떤 책임 있는 중노위 관계자도 나와서 해명하지 않아서 그대로 눌러앉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일 노사가 교섭을 했지만 회사는 국회 권고안을 받을지 말지만 결정하라고 말하고 일방적으로 퇴장했었다"면서 "중노위가 화해를 권고하려면 적어도 사측이 교섭 자리라도 오게 설득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레시안(김윤나영)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국회 권고안을 받아들이면서 노사는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교섭에 들어갔지만, 이재용 한진중공업 사장이 "국회 권고안 외에 추가적인 논의는 하지 않겠다"며 21일 퇴장하면서 교섭은 교착상태에 이르렀었다.

해고자들은 국회 권고안이 달갑지 않지만 복직 문제를 추가 교섭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리해고자 남길평(가명·32) 씨는 "우리는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했는데, 국회 권고안은 정리해고를 인정하되 회사에서 선심성으로 1년 뒤에 재취업시켜준다는 내용이어서 한계가 많다"면서도 "그러나 김진숙 지도위원을 비롯해 크레인에 오른 사람들을 생각하면 국회 권고안을 받아서 교섭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리해고자 김영종(가명·33) 씨는 "회사가 교섭 자리에서 김진숙 지도위원이 크레인에서 내려오면 경찰 조사부터 받아야 한다고 말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며 "크레인에 있는 사람들이 내려오면 먼저 병원부터 보내야지 조사부터 받게 하면 안 된다. (그런 부분에서) 타협하고 나갈 수 있는데 교섭을 안 하겠다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에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중노위가 책임지고 사측과의 교섭 자리를 만들어 줄 것 △노사 의견을 묻지 않고 화해 권고안을 내린 데 대해 중노위의 책임 있는 당사자가 설명할 것 △다음달 2일까지 부당해고 등에 대한 판결을 내릴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27일 중노위에 전달한 상태다.

한편, 중노위는 26일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진중공업 해고자들에게 퇴거를 명령하는 공문을 세 차례 보냈고, 철수하지 않으면 물리력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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