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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장관 "한일군사협정, 절차 잘못 송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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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장관 "한일군사협정, 절차 잘못 송구" 이해찬 "총리 해임…협정 폐기해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과 관련해 국회에 이해를 구한 뒤 협정 서명 절차를 재개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협정을 밀실 추진했다는 비난 여론과 함께 협정 자체의 문제점까지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추진이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다.

김 장관은 2일 간부회의에서 최근 익명의 외교부 당국자가 언론에 '이번 협정의 비공개 추진이 청와대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다른 부처에 손가락질 하거나 책임을 미루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지적하면서 서명 절차 진행 의지를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실무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하게 처리한 것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해야 할 일은 국회에 가서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절차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은 분명히 인정하지만 국민을 무시한 것은 아니다"라며 국회에 대한 설명 절차 누락에 대해서도 "국회가 구성이 안 됐기 때문에 상임위에 가서 설명할 수 없었다. 여야 정책위 의장한테는 설명을 드렸고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라는 설명도 한 것으로 안다"라고 해명했다. 외교부는 이후 '당시 국회 설명회에서 국무회의 상정 일정에 대한 구체적 사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또 "다만 국무회의를 하면서 (언론에) 설명을 안 한 부분은 가장 뼈아픈 부분"이라며 "국무회의에 비공개 안건으로 올린 것은 정부의 결정이며, 외교부의 판단이었다"다고 최근의 '청와대 책임론'을 일축했다.

결국 한일 군사협정과 관련해 언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부처간 책임 떠넘기기' 의혹을 일축하고 서명 추진 의사를 밝힌 셈이다. 이날 청와대가 "이명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절차상 잘못에 대해 강력히 지적했다"라고 밝히면서 밀실 추진에 초점을 맞추고 절차를 밟아 협정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것과 맥락이 닿는다.

하지만 이날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한일 군사협정을 언급하면서 "총리 해임 뿐 아니라 협정을 폐기해야할 사안"이라고 말하는 등 야권이 공세를 예고한 상황에서 정부가 국회를 설득하는 작업이 단순히 '절차상 하자'를 보완하는 과정에 그칠지 의문이다. 여기에 사실상 국민의 눈을 가리고 추진한 이번 사건을 대통령이 사전 인지하고 있었는지,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해 누가 책임을 져야하는지에 대해 청와대는 말을 흐리고 있어서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

청와대와 외교부가 이번 사건을 '절차적 잘못'으로 규정하고 시정 의지를 밝혔지만 이번 사태로 촉발된 반일 정서를 넘어서는 것만이 유일한 장벽은 아니다. 협정 자체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많은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군사정보보호협정과 함께 추진되어 온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이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길을 열어놓을 수 있다는 의혹, 이번 군사협정 체결의 배경에 미 정부의 압력이 있었다는 점에서 한일 군사협정 체결이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으로 이어져 동북아 대립 구도를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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