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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팀버레이크, 미래의 소리 들고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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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팀버레이크, 미래의 소리 들고 돌아오다 [화제의 음반] 저스틴 팀버레이크 [더 20/20 익스피리언스]
금세기 최고의 팝스타. 잘나가는 영화배우. 아이돌의 한계를 넘어선 '진짜 아이돌.' 이 모든 수식어가 지칭하는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가 7년 만에 세 번째 솔로앨범 [더 20/20 익스피리언스](The 20/20 Experience)를 들고 돌아왔다.

1990년대 말, 엔 싱크(N Sync)의 리더로서 백스트리트 보이즈(Backstreet Boys)와 함께 새로운 아이돌 그룹의 상징으로 군림한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2002년 데뷔앨범으로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뒤를 잇는 새로운 팝의 제왕의 자리에 올랐다(2004년에는 그 유명한 자넷 잭슨과 슈퍼보울 합동 공연 사건도 터졌다).

혁신적인 흑인음악 프로듀서 팀바랜드(Timbaland), 넵튠스(Neptunes)와 손을 잡은 그는 직접 만든 곡으로 자신을 의심하던 비평계를 무릎 꿇렸다. 2006년 9월 발표한 두 번째 앨범 [퓨처섹스/러브사운즈](FutureSex/LoveSounds)는 하나의 현상이었다. 1990년대의 유산을 바탕으로 2000년대 들어 본격 발화한 전자음악의 혁신 효소를 모조리 끌어와 미래 음악을 정의해버린 이 음반은 <섹시 백>(Sexy Back), <마이 러브>(My Love), <왓 고즈 어라운드…컴즈 어라운드>(What Goes Around…Comes Around> 등 6곡의 전미 톱40 히트를 배출했다. 그의 우상이었던 마이클 잭슨의 뒤를 이어 15년 만에 만든 기록이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더 20/20 익스피리언스]. ⓒ소니뮤직
오랜 기간 영화 작업에 몰두하던 그는 올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새 싱글 <수트 & 타이>(Suit & Tie)를 들고 나와 복귀를 알렸다. 그리고 3월, 여전히 팀바랜드가 함께하는 새 앨범 [더 20/20 익스피리언스]가 발매됐다. 음반 구매가 사라진 시대라는 말을 비웃듯, 이 앨범은 발매 첫 주 96만 장을 팔아치우며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올랐고, 전 세계 89개국의 아이튠즈 앨범 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아이튠즈 탄생 이래 최단 기간 최다 판매 기록이다. 빌보드 앨범 차트 판매 기록 역시 남자 가수로는 5년래 최고 기록이다.

전작만큼 공격적인 혁신성을 드러내진 않는다. 전작의 초반 배치된 곡의 공격적인 냄새가 가장 짙은 <보디 카운트>(Body Count)는 디럭스 에디션에 포함된 두 곡의 보너스트랙 중 하나로, 정규앨범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제이-지(Jay-Z)가 참여한 <수트 & 타이>의 그래미 무대와 뮤직비디오에서 그가 입고 나타난 의상, 곧 <페이스트 매거진>의 비유를 빌리자면 '시나트라풍의 정장'에서 확인 가능하듯 새 앨범은 팝의 고전 문법을 뼈대로 세웠다. 두 번째 싱글 <미러즈>(Mirrors) 역시 다른 곡에 비해 멜로디가 선명히 드러나는 곡이다.

다른 곡에서는 새 기준을 세워야 한다. 별 볼 일 없는 팝 앨범이 보여주는 지루함과는 거리가 멀다. <수트 & 타이>는 예고편일 뿐이다. 적잖은 곡은 싱얼롱을 유도할 멜로디를 고려하지 않았다. 대신 해체적인 리듬이 청자를 몰입시킨다.

여기에 팀바랜드의 손길을 알아챌 수 있는 일상의 소리와 소품과 같은 소리가 적재적소에 녹아들어 있다. 이에 따라 앨범의 전체적인 인상은 전작에 비해 차분하고 더 큰 풍경을 지향한다. 데뷔 앨범의 <(오 노) 왓 유 갓 포 미>(Oh No) What You Got for Me)에서 시작된 인도 소리에 대한 천착은 <돈트 홀드 더 월>(Don't Hold the Wall)에서 재확인된다. <렛 더 그루브 겟 인>(Let the Groove Get In)은 도입부의 아프리칸 리듬이 길을 잃지 않고 질주하는 가운데 마이클 잭슨을 연상시키는 보컬이 뒤를 잇고 이들이 1970년대 펑크(funk) 사운드가 기다리는 태풍의 눈으로 질주하는, 팝의 좋은 요소를 모조리 끌어 쓴 곡이다.

각 트랙은 대부분 7분이 넘는 길이로 완성됐고, 하나의 곡 안에서 연주곡이 따로 배치된 듯 개별 곡을 잇는 듯한 중간도입부의 존재가 확인된다. 마치 자넬 모네(Janelle Monae)의 [디 아크안드로이드](The ArchAndroid)를 듣는 듯 과거와 미래의 소리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더 20/20 익스피리언스]는 따라서 과거의 스타일을 갖고도, 전통적인 팝 음악과 전혀 다른 소리를 담은 앨범이다.

앨범명에 사용된 20/20은 정상적인 시력을 나타내는 용어다. 그러나 앨범을 듣고 나면, 이 표기법은 2020년의 사운드를 상징하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읽힌다. <스푸트니크 뮤직>은 앨범에 100점 만점을 주고 '고전'의 칭호를 달았다. 그 점수가 과하다 할 수 있을진 몰라도, 이 앨범은 그 정도의 가치를 가진다. 아이돌 따위가 어쨌단 말인가. 몸을 울리는 소리가 가득한 [더 20/20 익스피리언스]는 진정한 슈퍼스타만이 만들 수 있는 자신감과 오만함의 상징이다.

ⓒ소니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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