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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부품사 31세 남성 과로사…"주 74시간 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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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부품사 31세 남성 과로사…"주 74시간 혹사" (주)아모텍에서 일한 고 임승현 씨…근로복지공단, 산재 인정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스마트폰 칩을 납품하는 하청 업체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가 뇌출혈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근로복지공단은 해당 노동자의 과로사를 산재로 인정했다.

26일 '인천 지역 노동자 권리 찾기 사업단'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은 (주)아모텍에서 일한 고 임승현(31) 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3월 23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주)아모텍은 스마트폰 칩, 안테나, 자동차에 들어가는 DMB, 내비게이션 안테나를 생산하는 업체로, 삼성전자·LG전자·애플·HTC·모토로라 같은 대형 스마트폰사 등에 세라믹 칩을 납품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시장 급성장에 힘입어 아모텍의 지난해 매출액(1800억 원)은 전년 대비 93.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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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시안(김윤나영)
                  고 임승현 씨는 2007년 아모텍에 입사해 3년간 일한 뒤 퇴사하고, 2011년 8월 재입사해 총 4년 6개월간 일했다. 사내 동료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지만, 사망 직전 3개월 동안 한 달에 단 하루밖에 쉬지 못하고 하루 12시간씩 주야간 맞교대로 일하다가 만 31세에 생을 마감했다.

                  인천 지역 노동자 권리 찾기 사업단에 따르면, 고인은 뇌출혈로 쓰러지기 직전인 지난 3월 1일부터 7일까지 주 74시간(식사 시간을 제외한 실제 근무 시간) 일했으며, 1-2월 두 달간은 주 71시간(식사 시간을 제외한 실제 근무 시간) 일했다. 임 씨의 동료는 "주간에는 오전 8시 반까지 출근해서 밤 9시까지 일했으며, 야간에는 밤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거의 일주일 내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씨는 3월 8일 심한 구토감과 두통을 호소했으나 회사의 조퇴 승인을 받기 위해 당일 저녁 8시 40분경 야간조로 출근한 뒤 귀가했으며, 다음 날 오전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됐다. 그는 곧장 병원에 후송돼 뇌출혈 진단을 받았고, 쓰러진 지 15일 만인 3월 23일 숨졌다.

                  임 씨의 유족은 4월 22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고, 근로복지공단은 5월 24일 임 씨의 산재를 승인했다. 근로복지공단의 과로사 인정 기준에는 "업무 시간이 평균 60시간을 초과하거나, 야간 근무를 포함하는 교대 근무가 주간 근무보다 더 많은 부담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도록 돼 있다.

                  "원청 공장이 24시간 돌아가면 하청도 2조 2교대로 24시간 공장 돌려야"

                  장안석 반올림 활동가는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 원청 업체가 24시간 돌아가면 하청 업체도 그에 맞춰 24시간 공장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원청 업체는 4조 3교대, 3조 3교대 등으로 돌아가지만, 하청 업체는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니 2조 2교대(12시간 주야 맞교대)로 물량을 맞춘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업종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하청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올림과 인천 지역 노동자 권리 찾기 사업단은 임 씨 외에도 숨지거나 뇌질환으로 쓰러진 노동자가 2명 더 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임 씨가 숨지기 전인 지난 1월 생산직 노동자(50) 한 명이 뇌경색으로 쓰러져 투병 중이며, 연구 개발 부서에서 일했던 권 모(35) 씨도 과로사로 숨졌다.

                  이들 단체는 26일 아모텍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들에 대한 사과문 게재와 장시간 근무 재발 방지 계획을 요구하는 한편,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아모텍을 근로기준법 위반(연장 근로 한도 초과)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과로사의 산재 승인율은 10-20%에 불과한데, 산재 신청이 한 달 만에 승인됐다는 것은 고인의 산재가 그만큼 명백하다는 뜻"이라며 "근로 시간 단축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과로사로 숨진 고 임승현 씨와 같은 불상사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원청사가 24시간 풀 교대제를 원하고, 중소기업에서는 (주말에 쉬지 않고) 2조 2교대로 공장을 가동하다가 위법 사항이 생긴 것 같다"며 "조사해서 위법 사항을 확인하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모텍 관계자는 "유족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고 재발 방지 계획도 최선을 다해서 준비할 것"이라며 "아직은 내부 협의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나중에 공식적으로 말씀 드리겠다"고 밝혔다.



                  ⓒ프레시안(김윤나영)
                  ▲ 26일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주)아모텍 앞에서 노동 단체 회원들이 고 임승현 씨의 영정에 헌화하고 묵념하고 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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