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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알아야 할 美 중동정책의 10가지 잘못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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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알아야 할 美 중동정책의 10가지 잘못 <下>

이스라엘 보호 위해 거부권 남발

다음은 미 중동지역 전문가인 스티븐 준스 샌프란시스코 교수가 미국의 중동정책에 대해 비판한 10가지 사항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민간 싱크탱크인 포린 폴리시 인 포커스의 중동지역 책임자로도 일하고 있는 준스 교수의 비판을 2차례로 나누어 싣는다. 편집자

6. 미국은 국제법 집행에 일관성 지키지 않았다.

지난 30년동안 미국은 동맹국 이스라엘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안보리 이사국 모두를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봄 서안과 가자지역에 비무장 인권감시단을 파견하자는 안보리 결의안에 미국은 홀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게다가 미국은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모든 기존 유엔 결의안을 철페하려고 의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들 기존 결의안을 ‘시대착오적’ 으로 규정했다. 미국은 93년 오슬로협정이 이전 유엔결의안을 무효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결의안들은 유엔 총회에서 승인을 얻지 않는 한 폐기되지 않는다. 게다가 어떤 양자간 협정도 유엔 안보리의 권위에 우선하지 않는다. 특히 해당 국가중 하나라도 유엔결의안이 유효하다고 믿으면 더욱 그렇다.

대부분의 관측통들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점령지에서의 이스라엘 정착촌 확장을 들고 있다. 미국은 그러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역으로부터의 철수를 요구하는 안보리 결의안의 집행을 막았다. 정착촌 확장은 군사 점령지역의 식민화를 금지하는 국제법 위반이다.

게다가 미국은 이스라엘 정착지를 확장하는 데 반대하지 않고 있으며 이스라엘 주권하에 있는 동예루살렘에서의 유태인만을 위한 대규모 주택공사에도 입장표명에 주저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은 이러한 유태인 정착지를 잇는 고속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추가 원조까지 확보해 놓은 상태다.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465호 위반이다.

7.미국은 중동에서 독재정권을 지원해 왔다

중동에서의 민주화 및 인권 신장을 위한 운동은 동유럽,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등과는 달리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중동 정부들은 독재정권이다. 미국은 보다 큰 개인의 자유를 지지한다며 말로만 지원 의사를 표명했을 뿐, 중동의 민주화 과정을 지원하지 않았다.

실제로 미국은 사우디, 쿠웨이트, 이집트, 모로코 같은 독재정권들에 대해 지원을 늘이는 반면 최근 들어 정치적 자유화 측면에서 상당한 진전을 해온 아랍국가들에 대한 경제, 군사, 외교적 지원을 줄이거나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요르단의 경우 지난 70년대와 80년대 독재체제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규모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90년대 초 요르단이 정치 시스템을 개방했을 때 미국은 지원을 대폭 삭감했고 한때는 아예 끊어버리기까지 했다. 예멘의 경우에도 지난 90년 통일후 최초의 민주선거가 있은 지 몇 달만에 지원을 끊어버렸다.


8. 미국의 정책은 과격 이슬람 정부 및 이슬람 운동의 발생에 기여했다.

2차대전 이후 70년대까지의 아랍 사회주의 및 민족주의 운동이 실패로 끝나면서 중동지역에서는 이슬람 운동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많은 이슬람 운동 및 정당들은 민주주의와 경제정의를 원하는 사회의 주류를 대표하고 있다. 이들은 서방과의 평화공존과 협력을 원하고 있으며 사회경제 정책에서도 온건노선을 택하고 있다. 물론 반동적, 폭력적이며 반미적 태도의 이슬람 운동도 있다.

이러한 과격운동들은 전쟁이나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편향된 경제발전의 여파로 인구의 극적인 이동이 있을 때 표면에 나타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미국은 종종 이러한 과격운동의 태동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있는 정책들을 지원하곤 했다.

예를 들어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사회를 갈기갈기 찢어놓은 이스라엘의 공격행위에 지원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지난 20년간 들어보지도 못했던 과격파 운동을 촉발시켰다. 미국은 지난 53년 합법적인 이란 정부의 전복을 이끌었으며 뒤이은 샤의 잔인한 독재를 지원함으로써 이란의 민주적 야당 세력을 도태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 결과 지난 79년 강경 이슬람 성직자들에 의한 혁명을 성공하게 한 셈이다.

미국은 또 아프간이 소련에 대항하던 지난 80년대 아프간 내 과격주의 이슬람 그룹들을 지원했다. 오사마 빈 라덴과 그 추종자들이 이때 지원을 받았다. 오늘날까지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우디는 ‘온건 아랍정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사실은 극도로 엄격한 이슬람 경전 해석에 집착하는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정권중의 하나다.

9. 미국이 주도한 신자유주의적 경제모델은 이 지역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지 못했다.

미국은 IMF,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 등의 국제기구를 통해 중동지역에도 신자유주의 경제모델을 도입했다. 사회보장제도의 축소, 외국인 투자 확대, 관세 인하, 세금 경감, 농민보조금 삭제 등이 여기 포함된다.

이러한 정책으로 GDP가 상승하긴 했지만 빈부격차 또한 엄청나게 심화됐다. 즉 인구의 극소수만이 혜택을 받은 것이다. 다른 어떤 문화보다도 이슬람 세계는 사회정의를 중시하는 만큼, 미국에서 수입된 조잡한 물질주의와 소비자주의에 탐닉하는 현지 엘리트들은 민중의 원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랍 세계의 국가 사회주의적 실험이 실패하면서 경제적 정의를 추구하는 빈자들은 과격 이슬람운동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은 전통적인 경제를 파괴하고 수백만의 농민들을 카이로, 튀니지, 카사블랑카의 슬럼으로 몰아넣어 도시의 하층민으로 만들어버렸다.

자유무역정책과 민영화는 몇몇을 부유하게 만들었지만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뒤쳐지게 해 부패, 물질주의, 경제적 불평등에 대항해 싸우는 이슬람 행동주의자들이 쉽게 사람들을 모을 수 있게 해주었다.


10. 테러리즘에 대항한 이제까지의 미 정책은 비생산적이었다.

대규모 군사행동을 통해 테러의 위협에 대응하는 것은 반생산적인 일이다. 지난 98년 미국은 수단의 민간 제약공장을 폭격했다. 테러리스트들이 그 공장에서 화학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반미주의가 증폭됐고 수단의 근본주의 독재정권은 더욱 강화됐다.

지난 86년에는 리비아가 유럽에서의 미국의 이해에 대항한 테러공격을 지원했다고 해서 리비아의 2개 도시를 폭격했다. 이로 인해 수십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뿐만 아니라 리비아의 테러 지원을 약화시키기는커녕, 리비아 요원들이 이에 대한 복수로 스코틀랜드 상공에서 팬암 여객기를 폭파시키는 일이 벌어졌다.

군사적 대응은 일반적으로 폭력과 보복의 악순환을 조장한다. 게다가 아랍인들의 미 중동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불만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테러리즘을 멈추게 하기란 힘들다. 테러를 지지하는 무슬림은 매우 드물다. 회교의 가치에 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동지역에서의 미국의 역할에 대해 빈 라덴 등의 지적은 아랍인들 사이에 광범한 공감을 받고 있으며 미국이 기존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테러리스트 조직의 지원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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