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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s 정상들의 역동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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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s 정상들의 역동 행보 윤재석의 지구촌 Q&A <48>
Q1) 새해 들어 브라질(Brazil), 러시아(Russia), 인도(India), 중국(China) 등 지구촌의 다크호스인 4개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A1) BRICs라고 불리기도 하죠.

지난해 1월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가 내놓은 보고서에서 처음 거론된 그룹으로, 이들 4개국의 영문 이름 머리글자를 따 만든 신조어가 이젠 하나의 용어로 정착되었을 정도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골드만 삭스는 BRICs가 2003년 기준으로 캐나다를 제외한 서방선진 6개국(G6)의 경제규모중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20년후 쯤에는 절반에 해당되는 규모를 차지하다가, 2040년에는 아예 G6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한 GDP 증가에 따라 2050년엔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것이며, 인도는 3위, 브라질과 러시아는 각각 5, 6위에 랭크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Q2) 관심거리는 역시 이들 국가의 정상들의 역동적인 행보인데요.

A2) 그렇습니다. 우선 BRICs 중 가장 강력한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겸 공산당 총서기의 행보부터 살펴보죠.

후진타오 주석은 1월 26일 출국해 프랑스를 필두로 이집트, 가봉, 알제리 등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하고 4일 귀국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중국의 제4세대 지도자인 그는 이번 9박10일간의 해외순방에서 세계무대에서 점증하는 중국의 역할을 과시하는 한편, 방문국과의 상호 경제협력의 폭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유일한 유럽순방국인 프랑스 방문에선 독선적인 부시 미 행정부에 맞서 양국이 다자질서의 축을 형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한편, 양국경협의 상징적 표시로 에어버스 여객기 21대의 구매를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집트 방문시엔 수도 카이로에 있는 아랍연맹 본부를 방문해 중-아랍연맹 협력 포럼 발족에 합의하기도 했는데, 이 역시 미국 독주 견제와 경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대 아프리카권역 전략의 일환이라고 하겠습니다. 가봉과의 원유수급 협약 체결은 원유의 안정적 확보를 통한 에너지 안보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Q3) 튀는 행보로는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대통령도 만만치 않던데요.

A3) 이 달로 취임 1년 3개월이 되는 룰라는 알려져 있다시피 평생을 노동운동에 바쳐 온 운동권 출신으로 빈곤층과 노동계 등의 지지에 의해 선출된 좌파출신 대통령입니다.

당선자 시절부터 지구촌전역을 자신의 앞마당처럼 휘젓고 다니면서 화제를 뿌리는 바람에 세계 유수의 언론들은 이 사람의 역동적인 활동상황을 언제나 관심있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가 내놓은 1년 동안의 성공적인 국가경영 성적표와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도 할 말은 하는 그의 거침없는 행보가 뉴스원(源)으로서 그의 상품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룰라는 지난주 인도를 방문해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와 미국주도의 세계 질서에 대한 대책 등 국제현안과 양국간 경제협력 등을 논의했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1월 25일 인도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간에 체결한 특혜무역협정(PTA)입니다. 룰라가 메르코수르 대표격으로 바지파이와 체결한 PTA는 자유무역협정(FTA)의 전단계로 향후 인도-남미간의 급격한 교역증대를 예고하는 신호탄입니다.

지난해 국가지도자로는 유일하게 세계사회포럼(WSF)와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못 가진자(Have nots)’의 입장을 설파했던 룰라는, 아프리카(2003년 11월), 중동(2003년 12월), 서남아시아(2004년1월)에 이어 오는 5월 중국을 방문해 보폭을 더욱 넓힐 예정입니다.

Q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바지파이 인도 대통령의 움직임도 관심거리죠?

A4) 오는 3월14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는 푸틴의 경우 비교적 느긋한 자세로 여유만만하게 국정을 이끌고 있습니다. 재벌 출신의 유력한 경쟁 후보 호도르코프스키를 감방으로 보냈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그의 연임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죠.

푸틴은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답지 않게 가장 역동적인 지도자중 한 사람으로 변신해 부시 대통령과도 각별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유럽 외교무대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해 그의 통치 아래서 러시아의 국제적 입지가 엄청나게 신장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98년 재정위기를 극복하고 비교적 낮은 인플레 속에 고도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러시아 경제도 그에게 가점을 주는 요소입니다.

바지파이 인도 총리는 신년벽두에 파키스탄을 방문해 앙숙처럼 지내왔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더니 16~18일 반세기 이상 지속된 잠무 카슈미르 영토 분쟁을 비롯한 양국간 현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화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혀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인구 10억의 핵보유국이면서도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이 미진했던 과거를 털고 명실공히 정보기술(IT) 강국으로 경제 성장을 꾀해 국력에 걸맞은 국가 위상을 구축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 역시 만만치 않은 내공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Q5) BRICs가 예측보다 빠른 속도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죠?

A5) 삼성경제연구소는 1월 14일 BRICs가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연구소는 ‘2004년 해외 10대 트렌드'라는 보고서에서 이들 4개 신흥 잠재 강국이 27억 인구의 거대 내수시장과 풍부한 노동력, 천연자원 등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올해 6~8%의 고성장을 구가하면서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Q6) BRICs의 자신감 넘친 행보는 비단 국가 지도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것 같던데요.

A6) BRICs의 자신감은 지난주 폐막된 세계경제포럼(WEF)에서 BRICs 대표들이 행한 자신에 찬 발언에서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엥히키 메이레예스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는 브라질이 수십 년만에 처음으로 균형예산을 이루었고 현대화 프로그램이 추진되고 있다며 농산물 수출을 필두로 한 다양한 수출로 경제가 고도성장 초기에 들어섰다고 자신에 찬 어조로 말했습니다.

경제학자인 주민 중국 중앙은행 총재 고문은 “중국은 2020년 국내총생산(GDP) 4~5조달러로 14~16조 달러의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될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의 주요 경쟁국가가 될 것”이라고 호언했습니다.

알렉세이 쿠드린 러시아 재무장관도 “BRICs 4개국이 10~20년 후 세계의 유력한 경제강국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는 미국에 필적하는 경제적 잠재력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아룬 슈리에 인도 정보기술장관은 골드만 삭스가 현재 7~8%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인도에 대해 5~6%의 경제성장률을 예상한 데 대해 실망감을 표하며 "10%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윤영관 외교통상장관의 전격 경질로 이번 세계경제포럼(WEF)에 정부 대표의 참석이 취소되는 바람에 이들의 활약상을 먼발치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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