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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200여명 '북적'…눈물의 가족 상봉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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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200여명 '북적'…눈물의 가족 상봉 순간 클린턴-고어도 기쁨의 포옹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서북쪽 버뱅크의 밥 호프 공항.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북한에서 풀려난 한국계 유나 리(36)와 중국계 로라 링(32) 등 미국인 여기자가 지난 3월 17일 북한에 억류된 후 140일 만에 미국 땅에 첫발을 내디딘 곳이다.

5일 오전 6시 10분(이하 미국 서부시간)께 밥 호프 공항의 여객청사와 3㎞ 정도 떨어진 한 격납고의 문이 열렸다. 기자회견장이 마련된 이 격납고에서 몇 시간 째 여기자들을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의 눈길이 그곳으로 집중됐다.

흰색 전세기가 서서히 격납고 안으로 굴러 들어왔고, 때맞춰 격납고 맞은편 쪽문에서는 여기자들을 맞으려고 가족들이 흥분된 표정으로 걸어들어왔다.

이어 '웰컴 홈'이란 플래카드가 붙은 비행기 트랩이 전세기 앞문 쪽으로 옮겨졌고 드디어 비행기 문이 열렸다.

한동안 정적이 흐른 뒤 유나 리와 로라 링이 차례로 트랩을 내려왔다. 다소 야윈듯한 두 기자는 트랩 밑에 도열해있던 가족들을 보자 울음을 참지 못했고 특히 링 기자는 두 손을 몇 번씩이나 치켜들면서 무사귀환의 기쁨을 표현했다.


▲ ⓒ로이터=뉴시스

미국 땅에 발을 디딘 리 기자는 곧바로 남편 마이클 살다테, 네살 딴 딸 하나와 뜨거운 눈물의 상봉을 했다. 그는 애타게 그리던 딸을 포옹하고는 한동안 놓지 못했다.

기자회견을 준비한 관계자들과 취재진도 일제히 박수로 여기자들의 무사귀환을 축하했다. 링 기자도 가족들과 일일이 포옹하면서 재회를 기쁨을 누렸다.

이날 리 기자 가족으로는 남편과 딸,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가 참석했고 한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친정 부모나 미국의 형제들은 보이지 않았다. 링 기자 가족으로는 남편 레인 클레이턴과 언니 리사 링 등 6명이 나왔다.

잠시 후 클린턴 전 대통령과 방북 수행원들이 손을 흔들며 환한 표정으로 트랩을 내려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여기자들이 소속된 '커런트'TV의 공동설립자인 앨 고어 전 부통령과 뜨겁게 포옹을 하고 여기자들의 가족과도 일일이 악수를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리 기자의 품에 안겨 있던 딸 하나를 보고 한동안 반가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가족 상봉의 기쁨은 이렇게 쉽사리 끝나지 않았다. 눈물의 포옹도 한동안 계속됐다.

이어 링 기자가 흰 종이를 들고 기자회견장에 마련된 마이크 앞으로 다가가 감사의 인사를 했다.

링 기자는 흰 종이를 내려다보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과 그를 수행한 방북팀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최고의 팀(supercool team)'이라는 표현으로 각별한 사의를 전했다.

그는 "30시간 전에는 유나 리와 나는 북한에서 수감된 사람들이었다"면서 "우리는 언제든 힘든 노동수용소로 보내질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갑자기 누구를 만나러 간다는 얘기를 들었고, 한 장소로 갔으며, 문을 통해 걸어났을 때 우리 앞에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서 있는 것을 봤다"면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북한 억류중 클린턴 전 대통령 일행을 처음 봤을 때의 감격을 전했다.

고어 전 부통령도 여기자 가족들과 커런트 TV를 대표해서 클린턴 전 대통령과 방북 석방교섭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및 두 기자의 석방을 위해 노력해 왔던 행정부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일본 방송의 한 LA특파원은 "감격스런 가족 상봉을 보고 로라 링의 감사의 말을 듣고 저절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여기자들의 가족 상봉과 기자회견은 20여분 만에 끝났고 가족들은 두 손을 맞잡고 환한 표정으로 격납고를 나섰다.

앞서 여기자들과 클린턴 전 대통령 일행을 태운 전세기는 이날 오전 5시50분께 밥 호프 공항에 도착했고, 기자회견장이 마련된 격납고에 들어가기 전 의료진이 먼저 기내로 들어가 두 여기자의 건강 상태를 점검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이 마련된 밥 호프 공항에는 미국과 일본, 중국 등의 주요 언론사 취재진 200여명이 새벽 3시께부터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고, CNN, CNBC 등 미국의 주요 방송들은 도착 장면을 생중계로 내보내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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