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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族 충격적 패배…'후쿠시마의 역습' 독일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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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族 충격적 패배…'후쿠시마의 역습' 독일 강타 메르켈 원전 폐쇄 '늦었다'…"원전, 메르켈 몰락의 신호탄"
우리 나라에서 '원전 불가피론'을 역설해온 집권 여당과 일부 보수 야당 정치인들이 뜨끔할 소식이 독일에서 날아왔다.

27일 영국의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세계에서 가장 격렬한 원전반대 시위가 계속된 독일에서 이날 열린 주의회 선거에서 사실상 원전사업을 옹호해온 집권 기독교민주당(CDU)이 충격적인 득표율 감소를 기록한 반면, 원전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한 녹색당은 지난번 10%대였던 득표율을 두 배로 끌어올렸다.

▲ 독일의 부유한 주로 꼽히는 바덴-뷔르템베르크에서 '원전반대'를 당론으로 내세운 녹색당이 연정구성으로, 지난 58년간 집권해온 기민당을 물리치는 기념비적 승리를 거두었다. ⓒAP=연합
"메르켈 몰락 신호, 녹색당 연방총리도 가능"

특히 이날 선거지인 바덴-뷔르템베르크주는 한국에서 부유한 광역지자체에 해당하는 보수적 성향이 강한 곳으로, 지난 1953년부터 58년 동안 기독교민주당이 집권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결과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입지가 큰 타격을 입었으며, 연방총리가 녹색당 당수로 바뀔 날도 멀지 않다는 신호"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기민당은 39%의 득표율로 1위를 하기는 했지만, 24.2%의 득표율을 기록한 녹색당은 23.1%의 득표율을 올린 중도좌파의 사민당과 연정을 구성했기 때문에 이번 주의회는 집권당의 사실상 패배로 간주되고 있다. 기민당의 연정파트너인 친기업 노선의 자유민주당은 5.3%의 득표율에 그쳤다.

또한 이날 같이 실시된 라인란드팔츠 주에서는 단독 집권해온 사민당이 녹색당의 약진으로 과반수 확보에 실패해 연정이 불가피하게 될 정도로 녹색당이 기염을 토하고 있다.

<로이터>는 "메르켈 총리는 이미 상원에서는 다수당 지위를 잃었고, 야당이 이처럼 약진을 한다면 법안을 관철시킬 능력이 심각하게 제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르켈의 원전폐쇄, 뒤늦은 꼼수"

또한 이 통신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직후 메르켈 총리가 독일에서 가동중인 17개 원자로 중 수명이 다한 7개 원자로에 대해 사용 연장을 불허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했지만, 유권자와 전문가들로부터 선거용 꼼수로 받아들여졌다"고 비판했다. 기민당은 그동안 원전의 사용 연한을 연장하는 등 사실상 원전산업을 유지하려는 정책을 써왔기 때문이다.

슈트트가르트의 은행가 린하르트 바우어 씨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메르켈의 몰락을 알리는 신호"라면서 "나는 30년 동안 기민당의 당원이었지만 이번에는 기민당에 표를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전은 과도기적 산업"

녹색당의 클라우디아 로스 당수는 이날 베를린에서 "오늘은 독일의 정치지평을 변혁한 날"이라고 역사적 의미를 부여했다.

바덴-뷔르템베르크는 인구가 1000만명이 넘고 다임러와 포르셰 등의 본사가 소재하는 등 독일에서 가장 부유하고, 실업률(4.7%)도 가장 낮은 지역이다. 하지만 이번에 폐쇄된 노후 원자로 7개중 2개를 포함한 4개의 원자로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원전산업을 옹호하는 세력이 정치적으로 큰 역풍을 맞을 수 있으며, 독일은 이미 여론에 의해 원전폐지 노선이 확립됐다는 사실이 보여주듯 '원전 불가피론'은 설득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선거 전날 전국에서 약 25만명이 반핵시위를 벌일 정도로 원전반대 여론이 강하며, 독일 연방환경청은 원전기술은 과도기적 산업이고, 2017년까지 전력 생산의 8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원전은 아예 폐지한다는 계획을 거듭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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