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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군기지 예정지 바위 위에 한번만 서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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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군기지 예정지 바위 위에 한번만 서 보라!" 시민단체 '건설 중단' 재차 촉구…촘스키도 연대 성명
전국 122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제주 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대책회의)는 13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공사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다시금 강하게 촉구했다.

대책회의는 이날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 해군기지 건설의 가장 중요한 근거로 내세웠던 '대양해군' 논리는 현존 위협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국방개혁 법률안이 입법예고됨으로써 사실상 폐기됐다"며 기지 건설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고 포위하는데 이 기지를 활용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이럴 경우 평화의 섬 제주는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으로 다투는 분쟁의 중심지역이 되어 안보가 오히려 위태롭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제주해군기지건설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는 13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참여연대

아울러 이들은 "심지어 해군은 직접 민간인에 폭력을 행사키도 했다"고 고발했다. 대책회의와 사단법인 '개척자들'의 활동가 송강호 박사 등에 따르면 정부와 해군은 11일 해변으로 통하는 농로를 폐쇄할 것을 서귀포시에 건의하는 등 기지건설 강행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송 박사는 "전기 공급을 끊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농로를 폐쇄하고 담장을 둘러서 사람들의 통행을 막으려 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저항 근거지를 다 파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 지역은 '올레길 7코스'로 선정된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라며 "서울로 오기 전 구럼비 바위에 앉아 있자니 솟아오르는 용천수가 마치 바위도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구럼비'는 이 지역 해안에 펼쳐진 지하수가 솟아오르는 바위습지지대로 세계적으로 드문 경관을 이루고 있다.

그는 "절대보전지역으로 보호돼야 한다고 결정되었던 이곳을, 귀중한 지질공원이 될 법한 이 땅을 시멘트로 덮어 군사기지를 세운다는 것은 미친 짓"이라며 "직접 따뜻한 돌 위에 발을 딛고 사방을 둘러본다면 정상적인 심성을 가진 사람 누구라도 이곳에 어떤 건물도 세워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절절히 호소했다.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회(민변) 소속으로 대책회의의 법률지원단 간사를 맡고 있는 박주민 변호사는 "현재 총 3건의 행정처분 무효확인 소송이 진행중"이라며 "주민들을 원고로 인정하지 않은 법원의 판단은 실질적인 판단을 결여한 도식적인 것"이라고 비판하고 상고할 방침임을 밝혔다.

▲ 한 아이가 구럼비 해안가에 서 있다. 강정 마을 앞바다에 펼쳐진 구럼비는 독특한 용암지대로 올레꾼들에게 인기가 많다. ⓒ프레시안(최형락)

'국제적 연대'도 성사…대책회의 "총력으로 저지하겠다"

한편 지난 9일에는 노엄 촘스키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신좌파의 상상력>의 저자 조지 카치아피카스 웬트워스공대 교수, 에드워드 J. 베이커 하버드대 옌칭연구소 전 부소장 등 미국 지식인 25명이 성명을 내고 이들에게 연대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촘스키 교수 등은 성명서에서 "제주도에 이지스함을 동반한 전략적 성격의 군사기지가 설치된다면 제주도는 미국의 대중국 전진기지로 활용될 것"이라며 "유네스코가 지정한 인류의 소중한 자산인 제주도의 때묻지 않은자연을 오염시키고 파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촘스키 교수 등은 또 시위대에 대한 폭력에 항의하며 "한국 정부는 이를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며 차후 평화 시위를 펼치는 주민들에게 폭력 사용을 차단할 특단의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하고 "강정마을 주민들의 비폭력 투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해군기지 건설을 즉각 취소할 것을 요구하는 그들의 투쟁에 적극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열린 전국 대표자 회의에서 "대책회의의 실무기구를 집행위원회로 확대·강화하기로 했다"며 "오는 19일 6시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시민사회 원로 기자회견을 여는 한편 정부·국회 등 모든 당사자들을 만나 공론화하는 작업을 본격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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