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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정국 격랑…내각 총사퇴, 시위대 '조기 대선'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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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정국 격랑…내각 총사퇴, 시위대 '조기 대선' 요구 무바라크 축출 이후 최악 유혈사태로 사망자 속출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 등에서 발생한 반(反)군부 민주화 시위로 사망자가 사흘 간 최대 46명 발생한 가운데 이집트 임시정부 내각은 총사퇴 뜻을 밝혔다. 지난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하야 이후 발생한 최악의 유혈사태로 이번달 말로 예정된 총선이 제대로 치러질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점증하고 있다.

모하메드 헤가지 이집트 내각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에삼 샤라프 총리가 이끄는 정부는 최고군사위원회에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관영 <메나> 통신을 통해 밝혔다. 헤가지 대변인은 그러나 "나라의 어려운 상황 때문에 (사퇴서가 수리될 때까지) 업무는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여론의 관심은 정국을 주도하고 있는 최고군사위원회로 쏠리고 있다. 군부가 이들의 사퇴서를 수리할지에 대한 전망은 아직 엇갈리고 있다. 이집트 관영 텔레비전 방송은 최고군사위원회가 내각 사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알자지라>와 <알아라비야>, <로이터> 등 외신은 사실상 사의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최고군사위원회가 새로운 총리를 물색하고 있다고 익명의 군부 소식통를 인용해 전했다.

최고군사위원회, '꼬리 자르기' 시도?

최고군사위원회는 내각이 사퇴 의사를 밝힌 후 긴급 회의를 소집해 사태를 수습에 힘쓰고 있다. 이들은 <메나> 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서에서 야권을 포함한 모든 정치세력과의 긴급 대화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변화를 위한 전국연합'을 이끌고 있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무슬림형제단 성향의 자유정의당 등 야권 세력은 시위대에 대한 폭력 진압을 비난하고 있다.

최고군사위원회는 또 시위대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부패 연루자는 누구든 참정권을 제한하겠다는 새 법률을 발표했다. 과거 무바라크 정권 부역자들이 권좌로 복귀할지 모른다는 시위대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시위대는 이런 조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 시위대들은 과거 부패의 온상이자 민주화 시위를 유혈진압한 경찰 지휘권을 행사했던 내무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시위대는 2012년 4월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집트는 이달 28일 총선을 앞두고 있지만 의회가 구성된다 해도 2012년 말에서 이듬해 초로 예정된 대선 전까지는 여전히 군부가 행정부를 대신해 최고 권력을 행사한다. 시위대는 이에 대해 더 신속한 민간 정부로의 이행을 요구하고 있는 것. 그러나 최고군사위원회는 현 상황에 '슬픔'을 느낀다면서도 민정 이양을 위한 예정된 수순을 밟아나갈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반 군부 시위를 내각 사퇴로 가라앉히려는 시도는 일종의 '꼬리 자르기'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시위대가 요구하는 것은 군부 통치 체제의 종식이지만 샤라프 총리의 '민간 내각'이 최고군사위원회에 사퇴 '승인'을 요구하고 있는 현 상황도 역설적이다.

실제로 일부 시위대는 내각의 사퇴서 제출에 환호했지만 이와 다른 반응도 관측됐다. <알자지라> 방송은 "수천 명의 사람들이 '우리는 최고사령관의 종말을 원한다'고 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명백히 모하메드 후세인 탄타위 최고군사위원회 의장을 직접 겨냥한 것이라고 방송은 덧붙였다.

▲21일 밤(현지시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이집트 수도 타흐리르 광장의 모습. ⓒ로이터=뉴시스

사망자 최소 33명, 22일에도 대규모 시위 예고

21일 이집트 각지에서 발생한 반 군부 시위는 자정을 넘겨서도 계속됐다. 지난 19일부터 카이로에서 시작된 시위는 알렉산드리아, 수에즈, 키나, 아시유트 등 전국으로 확산됐었다.

카이로에서 경찰은 시위 진압을 위해 고무탄과 최루탄을 발사했고 시위대는 보도블럭을 깨부숴 투석전으로 대응했다. 군은 정부 청사 건물을 보호할 뿐 시위대를 진압하거나 해산하려 시도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대부분의 시위대는 발표 내용에 불신감을 표시했다.

최근의 사태는 무바라크의 사임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냈다. 이집트 보건장관은 시위대와 보안군의 충돌로 최소 33명이 숨지고 150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22일 전했다. 그러나 이집트 영안실 관계자는 이번 충돌에 따른 사망자 수가 46명에 달한다고 전하는 등 사상자 수 집계는 일부 차이를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22일에도 전국에서 시위가 예고됐다. '4월6일 운동'과 '혁명청년연합'(Coalition of Revolution Youth) 등은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11시) 타흐리르 광장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겠다고 밝혔으며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도 '백만 인 행진'이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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