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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쇄신하라"…민주, '지도부 퇴진론'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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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문재인이 쇄신하라"…민주, '지도부 퇴진론' 진통 지도부-비주류, 초선의원들 입장차…의견 분분
대선을 100일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여전한 지지율 난조로 비상이 걸린 민주통합당이 본격적인 당 쇄신 논의에 나설 듯 보인다. 당 지도부는 15일 저녁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통해 후보 중심의 당 체제 개편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강도 높은 쇄신을 요구하는 비주류·소장파 측과 지도부의 의견차가 여전해 적잖은 진통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당 내 비주류에 속하는 김한길 최고위원은 1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획기적인 변화와 쇄신을 요구하는 당내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변신하기 위해서 고통을 감수하며 몸부림쳐야 한다. 9월이 가기 전에 민주당은 자기 쇄신의 단호한 결단을 국민들에게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누구는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는 다 바꿔야 한다'고 했다지만 우리 민주당은 자기 자신까지도 바꾸겠다는 정도의 독한 각오가 필요하다"며 "계파 패권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 쇄신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득권을 버려야 문호를 활짝 열고 범야권을 모아낼 수 있다"며 "구태정치의 껍질을 깨고 승리할 것인가, 기득권을 부둥켜안고 주저앉을 것인가. 이제는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최고위원도 "정당혁신은 사실상 주류혁신이어야 한다"며 "민노당의 혁신은 당권파의 혁신이어야 되고, 새누리당의 혁신은 친박혁신이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 당 변화의 참 모습은 당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큰 세력이 보다 진지한 성찰과 고민을 통해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할 때 그 진정성이 확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초선의원 21명도 연명으로 성명을 내고 "혁신과 단결만이 정권교체의 요체"라며 "(현 상황은) 수권세력으로서의 신뢰와 감동을 보여드리지 못한 민주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에게 뼈아픈 성찰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당 지도부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 운영의 권한을 대선후보에게 위임함으로써 후보자가 당의 혁신을 강력히 추진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기식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 선출 후 추석까지 2~3주가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회견 배경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당 대선기구가 구성될 텐데, 그냥 당 체제가 (대선기구로) 전환돼서 그 나물에 그 밥처럼 보이는 것은 곤란하지 않겠나"라며 인적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저희의 취지는 (권한을) 후보에게 위임하고 후보의 결단으로 후보가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쇄신의 주체가 당 지도부가 되는 것에는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김 의원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민주당이 변하는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당 내외 인사를 전면배치해야 한다"며 "지도부도 통상적인 길은 안 된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다. 저희의 요구는 가장 과감하고 적극적인 방식으로 가는 게 좋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언주 의원은 "필요하다면 지도부를 포함해 어떤 기득권이라도 내려놓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면서 "후보를 중심으로 많은 혁신세력이 모여야 하고, 필요하다면 외부에서도 모여야 한다"며 시민사회 인사들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 초선들 요구 일축?…"일부의 주장"

그러나 당 내에서 터져나오는 이같은 쇄신 요구를 당 지도부가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일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이해찬 대표 측인 김현 당 대변인은 초선의원들의 기자회견에 대해 "일부의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현 지도부의 2선 후퇴 논의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없다. 비공개 당무조정회의,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그런 얘기는 없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오는 15일 오후 8시께 비공개 최고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후보의 지위와 관련된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등의 논의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당 지도부 역시 나름의 역할이 있음을 강조했다. "당이 쇄신, 변화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논의됐다. 그런 준비는 당이 하는 것이고, 후보가 결정되면 (선대위에) 탑재하면 되는 문제다. 그 때까지 당이 아무 것도 안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선대위 인사권은 후보가 가지는 게 맞지만 당의 일상적 재정 등에 대해서는 당 지도부의 일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이는 당권과 대권을 분리해, 당권은 여전히 현 지도부가 장악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쇄신'과 관련해서는 "일신우일신. 당이 늘 쇄신하는 것이다"라며 온라인-오프라인 결합 정당, 정책당원제 등을 관련 과제로 언급했다. 그는 또 "과도한 경쟁과 출혈이 있어도 선거(경선) 끝나면 다 봉합이 되더라는 것이 (지난 대선의) 경험"이라고도 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전반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당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것 같다"며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전반적으로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더 커져가는 것 같다"고 상황에 대해 다소 희망적으로 언급했다. 김한길 최고위원의 "우리가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적당히 쇄신하는 척만 하면 이길 수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는 발언과 정확히 대비된다.

이 대표는 "지금부터 90일 남짓 준엄한 장정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정말로 국가를 위해서 내 모든 것을 다 버리겠다는 마음으로 임해줄 것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단합'을 강조했다. 박지원 원내대표와 당 경선준비기획단장을 지낸 추미애 최고위원은 모두발언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에 대한 비판 등 현안 관련 발언만 하고 당 내 상황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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