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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움직이는 그들, 대통령은 왜 미워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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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움직이는 그들, 대통령은 왜 미워하는가?

[이명박 5년, 빛과 그림자·3] 거꾸로 가는 이주 노동인 정책

학술단체협의회와 <프레시안>은 이명박 정부의 지난 4년간의 각 분야별 정책을 평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지난 10월 29일 학술단체협의회가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내용을 토대로 각 분야의 전문가의 글이 실리고, 나중에는 책으로도 묶일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이주 노동인'에 관한 문제는 한국 사회의 시급한 현안에 묻혀 수면 위로 부상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한국 사회에 내재된 중요한 현안으로 주목해야 한다.

(외국인으로서 타 국가로 이주하여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을 '이주 노동자' 또는 '외국인 노동자'라고 칭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노동을 하는 사람에 대한 인권적 측면을 강조하고, 또한 그들에 대한 존중과 감사의 의미를 담은 표현으로써 한자식 비하 표현인 자(者) 대신에 인(人)을 대용하고자 한다.)

국내 산업 구조의 근간을 이루는 저숙련 외국 인력의 이입과 그들의 처우와 관리에는 어느 정부 부처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특히 이명박 정부 하에서 재중 동포를 포괄하는 이주 노동인은 노무현 정부 시기보다 매우 심각한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2007년 대선 당시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마석 가구 공단을 방문했던 이명박 후보는 공단의 이주 노동인, 인근의 다문화 가족과 다정하게 사진을 촬영했으며 이주민을 위한 다양한 시혜적 정책을 공약했다. 그러나 불과 1년이 지난 2008년 11월 이곳에서는 대대적인 단속이 벌어졌으며 110여 명의 이주 노동인이 체포되었다.

이명박 정부의 친자본적인 정책은 아주 노동인의 노동 조건이나 제도적 지위, 생활 환경에 관한 사회적 이슈들을 수면 위로 부상시키기보다는 철저하게 무관심으로 일관하거나 미등록 이주 노동인에 대한 무차별적 단속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 노무현 정부 말기와 이명박 정부의 강제 퇴거 현황.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노무현 정부 시기에도 미등록 이주 노동인에 대한 단속 정책은 유지되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정책 과제는 이명박 정부보다 훨씬 인권적이었다. ①불법 체류 외국인 인권 보호, ②단속 시 적법 절차 준수 강화 방안 마련, ③불법 체류 외국인 자녀 처우 개선 등이다.

그러나 위의 표에서 보듯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미등록 이주 노동인에 대한 단속은 보다 강력해졌고 '불법 체류 5개년 계획'을 수립함으로써 불법 체류 정보를 정부 부처 간 공유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미등록 이주 노동인에 대한 합동 단속을 정례화하면서 이민 수사대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 현장에서의 인력 수급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2009년 11월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2008년 기준 산업 기술 인력 수급 실태 조사'에 의하면 300인 미만 사업체의 산업 기술 인력 부족 인원은 1만6435명으로써 인력 부족률이 4.3퍼센트에 이르고 있으며 부천상공회의소가 2010년 4월 부천 지역의 10인 이상 제조업체 11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력 부족률이 5.1퍼센트(100명당 5.1명)에 이른다는 결과가 조사되었다.

국내 산업 구조의 단순 기능 인력으로서 역할을 담당하는 이주 노동인은 정부에 등록된 부류와 그렇지 못한 부류를 막론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세 가지 원인이 있다.

ⓒ프레시안(손문상)
첫째, 산업 기술 인력으로서 이주 노동인의 역할을 한국 사회나 정부가 애써서 인정하지 않고, 그들을 단기적 노동력 이용의 대상으로서만 존치시키기 때문이다. 둘째, 출산율 저하에 따른 노동 인력 부족분에 대한 장기적 고려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이주 노동인을 국내 노동 시장의 혼란을 야기 할 수 있는 잠재적 산업 예비군 집단으로 상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주 노동인이 종사하는 직종은 한국 노동인이 기피하는 직군으로 노동 시장 충돌의 우려는 고려할 필요성이 없다. 만약 이에 대한 한국인 노동인과 이주 노동인의 충돌을 우려한다면 이주 노동인이 종사하는 직군을 세밀하게 분류하여 제시하는 등의 제도적 안전장치를 만들어 보완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지적한 대로 이명박 정부는 이주 노동인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단기 사용 후 폐기 정책을 고수함으로써 이주 노동인 문제를 수면 위로 부상시키지 못하도록 대응해 왔다. 세계화 시대의 대한민국의 국격을 운운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몇 가지 고언을 덧붙이면서 본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째, 반인권·반노동적인 정부 정책의 변화가 요구된다. 미등록 이주 노동인에 대한 무차별적 표적 단속을 지양하고 등록된 이주 노동인이라 할지라도 단기적 사용 후 용도 폐기하는 정책을 과감히 전환해야한다. 특히 학력 과잉으로 산업 현장에서의 기술 인력이 점차 감소하는 현상은 현재도 발생하고 있는 문제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층 노동 시장의 전면적 개방을 위한 '노동 허가제'의 도입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둘째, 이주 노동인을 지원하는 단체와의 적절한 교감과 소통을 필요로 한다. 이주 노동인 지원 단체는 민간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되어 정부가 파악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이주 노동인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범 이주 노동인 지원 단체'와 같은 협의 기구를 조직하여 정례화된 연석 회의를 구성해야 한다.

셋째, 공정한 이민 정책의 개발이 시급하다. 예컨대 미등록일지라도 일정 수준의 기능 수준을 갖춘 이주 노동인 숙련공들을 대상으로 자격시험을 실시하고,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에게는 영주권의 부여를 검토하는 등의 적극적 대안이 필요하며 영주권을 취득한 이주 노동인에게는 가족을 초청하여 재결합을 보장 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다문화 사회'에 관한 새로운 개념 정립이 요구된다. 모든 이주 노동인이 한국에서의 영주를 원하지는 않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그들의 출신국으로 귀환할 사람들도 다수 존재한다. 이들이 한국 사회에 머무르는 기간 동안 한국 사회와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회적 다문화 광장'을 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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