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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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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띠 [한윤수의 '오랑캐꽃']<697>
흰 스카프를 고깔처럼
멋지게 쓴 우즈벡 여성.
동서양을 합친 것 같은 미인이지만
불만이 많다.
입사 후배인 중국 여성이 반장이 되었으니까.
"일도 못하는 게 한국말 잘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출세한 거죠."
"그래 아니꼬워?"
"아니꼬운 건 참을 수 있어요. 하지만 사람을 갈구는데 미치겠어요."

공장에는 서서 일하는 기계가 3대 있고
앉아서 일하는 기계가 1대 있다.
앉아서 일하면 좋을 거 같아도 천만의 말씀이다.
배가 접히는 부분에 땀띠가 나는데
보통 쓰라린 게 아니다.

"반장, 나 2주일만 기계 바꿔 줘."
"안 돼. 3호기는 너 아니면 안 돼."

이래서 대판 싸웠다.
그러나 부장님과 사장님도 반장 편만 들었다.
배를 훌떡 까서 땀띠를 보여주었는데도!

사장님이 그만두라고 해서
그만두고 나왔다.
하지만 비자가 8개월 밖에 안 남은 사람을
누가 쓰겠는가?

내가 걱정하자
오히려 그녀가 나를 안심시켰다.
"괜찮아요. 이도 저도 안 되면 임신이나 해야죠."
남편은 *까레스끼로 한국에 와있는데
그녀는 임신이 안 되는 게
땀띠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뭐라고 하겠나?
성공하라고 했다.

*까레스끼 : 고려인. 한국에 8촌 이내의 친척이 있으면 입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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