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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 "이런 교과서로 애들이 뭘 배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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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 "이런 교과서로 애들이 뭘 배울까" 국정감사 증인 출석…"우리 정부가 아무것도 안 해"
"한국에서도 확실히 알지도 못하고 (교과서를) 내놓으면 애들이 뭘 배울까요? 우리나라 교과서가 그렇게 나온다면 일본 가서 (제가) 어떻게 이야기할까요?"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역사 왜곡 문제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교학사 역사 교과서에 대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14일 국정감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할머니는 교학사 교과서에서 일본군 위안부가 자발적인 성매매인 것처럼 기술했지만 사실은 강제적인 것이 아니었느냐는 홍익표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강제로 끌려간 것"이라고 답했다.

또 교학사 교과서에 위안부는 1944년부터 정신근로령에 의해 시작됐으며 자발적으로 일본군 부대가 이동할 때마다 따라다녔다고 기술돼 있는 것과 관련해 김 할머니는 "(우리가) 정신대 근로자보다 빨리 (일본군에 끌려)갔다"면서 "(일본군이) 끌고 갔다. 따라다닌 것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14일 국회 외교통일위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진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외교부 장관 등을 만난 적이 있었냐는 홍 의원 질문에 김 할머니는 "한 번도 없었다"고 답했다. 김 할머니는 "각국 나라, 유엔 다니면서 우리 입장을 전했다. 그런데 각국 나라에서 한국 정부가 이렇다 할 말이 없어서 자기들도 앞장서지 못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라며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에서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 할머니는 "외국에까지 나가서 우리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면 뭐하겠나"라며 "남의 나라 가서 우리나라 비판할 수가 없어서, 우리 정부도 힘을 많이 쓰고 있는데도 일본정부가 꿈쩍 안 하고 있으니 여러분들이(국제사회가) 나서서 일본 정부를 압박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외교부 동북아시아국 박준용 국장은 위안부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려달라는 새누리당 심윤조 의원의 질문에 "정부는 일본과 외교적 협상을 비롯해 헌법재판소 결정을 이행하기 위해 일본 측과 청구권 협정에 따라 법적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국장은 이어 "국제무대에서도 장관, 유엔 대표부, 제네바 대표부 등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고 정부 내에서도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위안부 할머니들 관련 자료조사와 기념사업, 교육 분야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는 요청에 김 할머니는 "우리나라가 남한테 의지하지 말고 전쟁 없는 나라가 돼서 다시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안 생기도록 노력해달라"고 부탁했다. 또 "박정희 대통령 때 제대로 결론 못 지은 것을 따님인 박근혜 대통령이 같은 여성으로서 나서서 해결해 달라"며 "할머니들 죽기 전에 해결해서 올겨울에 눈보라 안 맞게 해주면 고맙겠다"고 덧붙였다.

국방대 이전 세력 종북으로 규정한 이원우, 국가공무원법 위반 아니냐

이날 외통위 국감에는 김복동 할머니와 함께 국방대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이원우 외교부 국장이 증인으로 참석해 지난 9월 초 국방대 지방 이전을 추진한 노무현 정부 관계자들을 종북 세력이라고 규정한 자신의 글에 대해 "외교부 직원으로서가 아니라 국방대학교 학생으로서 처신이 매우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이 국장은 지난달 초 국방대 인터넷클럽에 '국방대 지방 이전에 대한 저의 생각'이라는 글을 올려 국방대 이전이 "우리 안보에 음해를 가하려는 음모"라며 "왜 종북세력들은 국방대를 타깃으로 삼았을까"라고 밝혀 지방이전을 추진한 노무현 정부 관계자들이 곧 종북세력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작권 환수에 대해서도 "주한미군 철수를 반대하는 우리 국민을 속이면서 교묘하게 미군의 자존심을 건드려서 철수하게 하는 전형적인 공산주의자들의 수법"이라고 규정했다. 이 국장은 이 글이 문제가 되자 자진 삭제한 바 있다.

이 국장이 올린 글이 곧 자신의 소신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박병석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이 국장은 "그 글을 올렸을 때는 그 주장이 맞아서라기보다는 이런 생각도 있지 않느냐는 생각에서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국장의 해명에 박 의원은 "지금도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다. 제목이 '국방대 지방이전에 대한 저의 생각'이다. 사과하러 온 거냐 변명하러 온 거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이 국장은 "변명하러 온 것 아니다. 본의 아니게 피해 드린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고 답했다.

한편 이 국장의 처사가 공무원의 정치 개입을 금지한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일부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외교부 관계자는 "규정 위반이라고 판단할 경우 규정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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