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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버블 Bubble

감독,촬영,편집 스티븐 소더버그 출연 데비 도버레이너, 더스틴 제임스 애슐리, 미스티 돈 윌킨스 수입,배급 유레카픽쳐스| 등급 15세 관람가 | 시간 73분 2005년 | 상영관 시네큐브 미국 중부 오하이오 주 작은 마을의 인형 공장. 중년의 여성 마사(데비 도버레이너)는 늙은 아버지를 모시고 살면서 이곳 인형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마사의 유일한 친구는 일종의 광장 공포증을 앓고 있는 내성적인 성격의 청년 카일(더스틴 제임스 애슐리).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이 청년은 마사의 도움으로 출퇴근을 하면서 나이 차를 뛰어넘는 우정을 나눈다. 그러나 이들의 우정은 미모의 미혼모 로즈(미스티 돈 윌킨스)가 나타나면서 흔들리기 시작한다. 딸을 키우며 혼자 사는 로즈와 카일은 비슷한 또래인 만큼 쉽게 친해지지만, 마사는 그들의 관계에 마음이 불편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로즈가 변사체로 발견된다.
버블 Bubble ⓒ프레시안무비
스티븐 소더버그의 소품인 <버블>은 그간 할리우드 주류 영화계에서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던 미국의 이면을 다룬다. 캐스팅과 촬영이 모두 오하이오 주 부근에서 이루어진 이 영화는 그 자체로 오하이오라는 특정 지역의 질감과 색채를 담아내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뉴욕이나 LA 같은 대도시와 달리 그곳은 고요하고 창백하며 을씨년스러운 공간이다. 사람들 사이에 온기란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서로 소외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인물들은 거푸집으로 인형 몸체를 빚어내고 그 얼굴에 눈알을 붙이는 기계적인 노동 행위를 반복하며 패스트푸드로 점심을 때우고 담배를 피우며 잡담을 나눈다. 또는 집에 돌아오면 멍하니 TV를 보거나 방에 틀어박혀 자기만의 세계로 침잠해 들어간다. 로즈가 살해된 뒤 사건 수사가 미궁에 빠지며 경찰이 좀처럼 실마리를 잡지 못하는 것도 이런 고립된 환경 때문이다. <버블>은 볼거리가 많거나 고도의 긴장감이 넘치는 영화는 아니다. 미스터리 드라마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소더버그는 장르의 관습적 장치를 기교적으로 동원하는 대신 미스터리한 기운과 정서를 포착하는 데 집중한다. 풀 HD로 찍은 이 영화에서 카메라는 인물들에게 좀처럼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며, 풀 쇼트로 집과 공장 안팎의 썰렁하고 황량한 풍경을 잡아낸다. 이런 촬영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영화의 배우들이 모두 아마추어라는 사실과도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 오하이오 주에 살고 있는 배우들은 모두 연기 경험이 처음이다. 시나리오 작가 콜맨 허프는 이들을 자세히 인터뷰한 뒤 실제 이야기를 드라마에 불어넣기도 했다. 물론 배우들의 외모와 스타일은 드라마의 내용이나 극중 인물의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진다. 덕분에 <버블>은 기대 이상의 리얼리티를 살려내고 있다. 사실 <버블>은 영화 그 자체보다는 영화를 둘러싼 이야기가 더 관심을 끄는 작품이다. 영화사상 최초의 '복수 창구 동시 개봉'이라는 파격적인 배급 방식으로 화제를 모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말 미국의 언론들은 '할리우드의 모든 눈이 쏠렸다'라는 카피를 내걸면서 <버블>의 개봉에 대대적으로 주목했다. <버블>이 극장과 DVD, 유료 케이블 TV 순으로 이어지는 영화 배급의 기존 질서를 무시하고 이 모든 창구에서 한꺼번에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내 예술영화 전용관 32개 스크린에서 공개된 이 영화는, 박스오피스 수치상으로는 그다지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미국 내에서 한 달 동안 14만 5천 달러의 극장 수입을 올렸다. 하지만 DVD 판매와 유료 케이블 TV 시청률 등 부가판권 시장에서의 수익까지 합하면 <버블>의 경제적 성과는 그다지 적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버블>은 미국에서 탄탄한 부가판권 시장을 바탕으로 더 많은 이익을 올리겠다는 계획 아래 복수 창구 동시 개봉이 추진됐다. 국내에서는 11일 극장 개봉과 더불어 디지털 케이블 TV로 볼 수 있는 CGV 초이스 VOD 서비스, 그리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 파란의 VOD 서비스, 그리고 모바일 서비스(SKT 준 / KTF 핌 / KTF 멀티팩)와 DVD(KD 미디어) 등 다양한 뉴미디어를 통해 <버블>을 볼 수 있다. 과연 이 영화의 파격적인 배급 방식이 손상된 국내 부가판권 시장에 활력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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