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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번째 영화 카니발, 모두 함께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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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번째 영화 카니발, 모두 함께 즐기자 [핫피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이장호 집행위원장
제1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보름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 해촉 사건으로 파행을 겪으며, 그 과정에서 영화제 주요 스탭들은 물론 수많은 영화인과 관객을 잃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이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10회 영화제는 지금, 지난 과오와 아픔을 추스르고 있다. 실무자 중심의 집행위원회를 설립하고, 조직위원회 내에 이사회를 없애는 등 영화제의 민주적인 운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프로그램을 탄탄히 엮어 영화제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잃어버린 관객의 관심과 사랑을 되돌리기 위한 노력, 그 중심에 이장호 집행위원장이 서 있다. 제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으며 영화제의 시작을 지켰던 그가 열 돌을 맞았으나, 파행을 겪으며 새로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는 10회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다시 맡게 된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난 해 영화제를 수습하기 위해 여러모로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장호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이장호 집행위원장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지난 해 영화제는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 해촉 사건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결국 치러지긴 했지만 여러 문제들이 그대로 드러났었는데. 영화제 조직의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은 극복된 건가. "영화제 조직은 크게 변화했다. 우선 조직위원회 내에 있던 이사회를 없앴고, 영화를 잘 아는 실무자를 중심으로 한 집행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집행위원장을 수락한 후 사실 줄곧 내 가슴을 졸이게 한 건 영화인들과의 관계다. 처음엔 그저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워낙 내 성격이 낙천적이거든. 하지만 부천영화제를 바라보는 영화인들의 시선은 생각보다 훨씬 냉담했다. 영화제에 등을 돌린 영화인들의 여러 의견을 듣고, 의견을 조율하고, 그것을 내부 개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무엇보다 큰 노력을 기울였다." - 영화제 개막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집행위원장으로서 젊은 영화인들에게 관심을 보여 달라 부탁하는 것을 봤다. 거의 '읍소' 수준이던데. "사실 젊은 영화인들이 현 영화계의 '실세'들 아닌가. 책임감을 가지고 영화계의 주체가 되어서 일하고 있는 이들에게 읍소하는 건 당연하다. 영화계를 풍요롭게 하고, 또 이끌어가는 이들의 관심과 협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때니까 말이다. 쉽진 않겠지만 영화인들이 우리의 노력을 좀 더 알고 마음을 더 활짝 열어주길 바란다." - 1회 집행위원장이었다. 그리고 다시 10회 집행위원장이다.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산부인과 의사 같은 기분이다. 아이를 받아서 부모에게 맡겼는데 10년 만에 아이가 아프다고 다시 돌아온 것 같은. 그래서 수술을 내 손으로 해야 하는 기분. 살려야 한다는 생각만이 간절하지 않겠나. 영화제를 보름 앞둔 지금은 긴 터널 속에서 고심하다가 터널 끝에서 빛이 보이는 느낌이다.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웃음)" - 조직의 변화도 있었겠지만 영화제에서 가장 중요한 건 프로그램이다. "한상준 수석 프로그래머가 프로그램을 꼼꼼하게 잘 짰다. 사실 Pifan은 지금껏 호러영화들이 인기였다. 그런데 나는 개인적으로 영화제의 테마인 '사랑, 환상, 모험'을 대변할 만한 영화들에 애정이 많다. 호러 마니아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만큼 풍성히 하면서도, 사랑과 환상, 모험을 두루 겸비한 영화들을 확대했다." - 사실 1회 영화제를 시작할 때는 영화제가 그 무엇보다 대중적인 성격을 띄고 있었다. 열 돌을 바라보는 지금은 호러 장르가 우위를 이루고, 대중성보다는 전문적인 느낌이 더 강하다. "영화제를 시작할 때 처음 목적은 '당당한 오락 영화제'였다. '판타스틱'한 영화들이 영화 보는 즐거움을 많이 자극해줬지. '판타스틱' 영화는 사실 영화제를 시작하던 때는 영화계에서 '마이너'한 쪽이었다. 하지만 세계 영화계는 점점 '판타스틱'하게 변해왔다. 그리고 판타스틱 영화들은 지금 영화계의 주류다. 판타스틱 영화들은 대중적 사랑은 물론, 예술적 작가주의자들이 다양하게 도전하고 실험할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대중성과 전문성이 모두 충족되는 것 같다." - 이번 영화제에서는 특별히 '특별전' 프로그램들에 더 눈이 간다. 집행위원장의 연륜이 묻어나서인지 거장들의 작품이 주로 포진하고 있는데. 젊은 관객 위주의 영화제로서는 조금 모험이다 싶기도 하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나신 故 신상옥 감독 작품들이 상영된다. 이탈리아 공포 영화도 이탈리아 거장들의 작품이 가득하다. 일본 컬트의 대명사 이시이 테루오 전, 외팔이 왕우의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젊은이들이 지금의 영화계와 호흡할 수 있는 영화들은 부천 초이스,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등 본 프로그램에 다양하게 포진해 있다. 사실 어느 시대건 관객은 언제나 젊다. 우리는 세월을 먹어도 관객은 항상 젊지. 그런데 영화든 영화제든 정말 대박이 나려면 '올드 팬'들이 움직여야 한다. 거장들의 작품들은 젊은 관객에겐 훌륭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고, 올드 팬들에겐 다시 한번 젊은 날의 추억을 떠오르게 할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이장호 집행위원장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지난해를 제외하고 부천국제영화제는 항상 관객의 사랑을 듬뿍 받는 영화제였다. 그럼에도 부산, 전주 등의 국제영화제와 비교하면 작은 영화제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내 운명도 부천국제영화제와 별로 다를 게 없는데, 항상 2위였다. 영화감독일 때도 김호선, 배창호 감독들에 밀려 항상 2진이었고.(웃음) 하지만 2위는 안전하다. 위를 보고 도전할 가능성이 그만큼 많이 열려 있다는 뜻이니까. 그래서 더 큰 희망이 있지 않나. 부천은 희망과 도전이 무한한 영화제다." - 3년이라는 집행위원장 임기동안 부천의 희망과 가능성을 어떻게 채울 생각인가. "사실 정착시킬 현안들이 많다. 조직을 개편하고 있지만, 영화제 시스템과 조직은 항상 불안하기 마련이다. 시에서 진행하는 영화제는 어쩔 수 없이 '공무원적 감각'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문화 예술인적 감각과 항상 대치하지. 점점 문화 예술인의 감각이 더 중심으로 떠오르는 영화제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 그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역 관계자, 정치인들을 설득해 영화제를 더욱 영화제답게 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다음으론 영화제 전용관과 고유 사무실을 만드는 등의 여러 가지 일들이 또 산적해 있다. 하지만 하느님이 모세에게 모든 일을 다 이루게 하지 않듯, 내 이후에 또 다른 젊고 훌륭한 이가 나타나리라 생각한다. 지금은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 10회 영화제, 무엇보다 관객의 힘이 가장 필요할 시기다. 관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부산, 전주, 부천, 그 이외의 수많은 국내 영화제에서 가장 눈부신 것은 '관객'이다. 칸, 베니스, 베를린 등 세계에서 주목하는 큰 국제영화제들이 있지만 한국의 영화제들만큼 관객의 사랑을 받고, 관객의 지지 속에 자리한 영화제는 없다. 그리고 국내 영화제를 가장 위대하게 하는 건 바로 관객이다. 지난해의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었지만 부천은 변화하려고 피땀흘려 노력하고 있다. 이 마음을 관객들도 알아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카니발'의 기분으로 참여해주길 바란다. 그야말로 '영화 축제'이지 않은가. 영화를 즐기는 관객의 '축제 같은 마음'이 가장 간절하다." 자료 제공 | YTN 씨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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