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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체벌 사고, 국회도 공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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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과잉체벌 사고, 국회도 공범이다" 학생인권법, 발의 5개월 넘도록 상정도 안돼
최근 학생들에 대한 과도한 체벌 사례가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초 학생 인권보호를 위해 발의된 법안은 아직 국회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아 눈총을 사고 있다.
  
  5분 지각했다고 피가 나도록 학생을 때린 교사
  
  14일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5분 지각했다는 이유로 교사가 학생을 옷에 피가 배어나올 정도로 때린 일이 발생했다. 당시 이 학교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한 교사가 지각한 옆반 학생 2명을 각각 100대와 200대씩 때렸으며 맞은 학생 중 한 명은 병원에 입원했다.
  
  또 지난 6월에는 광주와 전북 군산에서 교사가 초등학교 1학년생의 머리를 빗자루로 때리거나, 뺨을 때리고 책을 던진 행동이 인터넷에 공개돼 공분을 일으킨 바 있다.
  
  현재 대구시 교육청은 14일 발생한 사건의 진상조사에 나섰으며, 참교육학부모회 대구지부도 16일 성명을 통해 "(14일 대구에서 발생한 사건은) 교사라는 신분을 이용하여 성인이 미성년 학생을 무자비하게 폭행한 것으로 야만적인 폭력행위가 학교 현장에서 버젓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해당 교사를 형사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비상식적 행동을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구조 깨야"
  
  교사들 역시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이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라는 데는 별 이견이 없다.
  
  서울 남서울 중학교 한만중 교사는 "최근 보도된 과잉 체벌 사례들이 비상식적인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다"면서 "문제는 이처럼 비상식적인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학교의 구조를 깨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교사는 평소에도 이처럼 비상식적인 체벌을 행해 왔다. 그런데 왜 학생들과 다른 교사들이 그동안 이를 묵인해 왔겠는가"라고 되물으며 "대학 입시가 지상의 목표가 된 상황에서 아무도 학생인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입시 위주의 교육현실을 혁파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겠지만 우선 학생인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인권 보호, 제도는 있지만 의지가 없다
  
  그런데 지금까지 '학생인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7일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은 두발 제한 철폐, 과도한 체벌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학생인권법을 발의했다. 그러나 5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 사태 등을 거치느라 학생인권법이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순영 의원실 관계자는 "교육위에서 활동하는 의원들조차 두발 제한 철폐, 과도한 체벌 금지 등과 같은 학생인권 문제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며 "국회 역시 최근 벌어진 과잉체벌 사태의 공범인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생인권법 통과를 요구하며 지난 14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진행되는 청소년인권 전국행진에 참가한 인권운동사랑방 배경내 간사는 "14일 대구에서 발생한 사건을 우발적으로 벌어진 엽기적인 일로만 여길 뿐 학생인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논의로 나아가지 못 하는 사회현실이 안타깝다"며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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