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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대표주자는 나"…민노 '빅3'도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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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대표주자는 나"…민노 '빅3'도 기지개 권영길 '관록'? 노회찬 '역동성'? 심상정 '실력'?
민주노동당의 대선레이스가 막이 올랐다. 7일 예정인 심상정 의원의 출마선언이 신호탄. 경선 방식 등을 최종 확정하게 되는 당 대회는 11일 열린다. 같은 날 노회찬 의원의 출마선언에 이어 권영길 의원도 3월말 출사표를 낼 예정이다. '관록'(권영길)과 '역동성'(노회찬), '실력'(심상정)이 겨루는 민노당판 '빅3'의 각축이다.
  
  권영길-노회찬 각축 속 심상정 다크호스
  
  대선 국면을 한나라당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민노당의 후보선출 기준도 "박근혜 혹은 이명박에 맞설 진보진영의 대표주자는 누구냐"는 기조 위에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본선경쟁력이 관건이라는 것.
  
  당내 다수파인 자주계가 독자후보를 내지 않은 점, 세 사람 모두 정파구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것으로 평가되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다른 변수가 작용할 여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양강으로 구분되는 권영길, 노회찬 의원은 일반인 여론조사에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는 게 자체 평가다. 설 연휴 직전 한나라당-범여권-민노당 3자구도를 가정하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권영길 후보는 최대 12.5%, 노회찬 후보는 12.1%를 기록했다. 그러나 舊범여권 후보가 윤곽도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실시된 조사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당원 대상 지지율에서도 권영길-노회찬 2강 구도다. 지난 1월 당 기관지 '진보정치'가 당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선 호각세가 확연했다. 노회찬 38.7%, 권영길 36.8%.
  
  노 의원 측은 "대선 출마 경험이 없음에도 권 의원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게 확인된 것"이라며 "상황을 치고나가는 역동성과 순발력이 빠른 노 의원에게는 본선 경쟁력의 플러스 알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의원 측은 "노회찬, 심상정 의원이 적극적으로 활동한 반면 권 의원은 그동안 전혀 움직이지 않았는데 이 정도"라며 "선이 굵은 권 의원이 움직이면 무게감이 느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권 의원은 3월 말 출마선언을 전후해 그동안 개인행보의 발목을 잡았던 원내대표 직에서 물러날 방침이다.
  
  그러나 심상정 의원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심 의원은 진보정치연구소가 지난해 12월 당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면접조사에선 능력지수와 대중성지수에서 권 의원과 노 의원을 눌렀다. 재경위 활동에서 보여준 탄탄한 경제 컨텐츠와 여성후보라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자체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11일 당대회에서 결정될 경선 방식도 주목된다. 올 대선에 한해 대선후보 경선에 일반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개방형 경선제'가 채택될지 여부다. 이 방식이 도입되려면 출석 당원의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개방형 경선제와 관련해 노회찬 의원은 반대입장이 분명하다. 심상정 의원도 "당의 실질적 기반 강화로 이어져야만 의미가 있다"고 반대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권영길 의원은 찬성 입장을 밝혔다.
  
  '진보의 위기' 속에서…
  
  이런 외양만 보면 민노당 대선 레이스도 관전 재미가 쏠쏠할 듯 싶다. 하지만 민노당과 후보들의 고민은 이보다 좀 더 아래쪽에 있다. 대선을 앞두고 횡행하는 진보의 위기론 속에 민노당도 두 가지의 주체적 고민에 맞닥뜨려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제도권에 진입한 유일한 진보정당으로서 신자유주의 시대에 맞설만한 정치적 비전을 대중들에게 제시할 수 있느냐다. 둘째는 내년 총선까지 이어지는 정치 일정 속에서 민노당 자체의 역량 강화를 어떻게 일궈낼 것이냐다.
  
  각 후보 진영의 선거전략 속에도 공히 '시대'에 관한 고민이 녹아 있다.
  
  심상정 의원은 7일 출마선언에서 "정권교체는 희망이 아니다. 시대를 교체해야 한다"는 결의를 낼 예정이다. "보수정치의 시대를 서민정치의 시대로", "가난한 사람들의 민주주의 실현" 등이 주요 컨셉이다. 심 의원 측은 "경제와 평화를 키워드로 보수정치에 주도권을 빼앗긴 평화정책에도 능동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회찬 의원 측도 "당 강령에 입각해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의 상을 제시하고 신자유주의 흐름 속에서 반신자유주의 세력을 묶어세울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범개혁세력의 이중대 소리를 듣는 진보가 아닌 전선을 주도하는 진보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영길 의원 측도 "선거전략의 큰 틀은 양극화 해소 등 민노당이 제기해 온 평소의 화두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굵직한 양극화 해소 프로그램들을 내는 경로를 거칠 것"이라고 귀띔했다.
  
  각 후보들은 선거의 실질적 결과물인 당의 역량 강화에도 초점을 두고 있다.
  
  권영길 의원 측은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당의 혁신을 위한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고 말했다.
  
  심상정 의원의 초점은 당의 실력 배양. 심 의원 측은 "당이 정책적 대안을 낼 수 있을만한 실력을 갖춘 지배적인 플레이어가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노회찬 의원 측은 △당 시스템의 현대화 △활동방식의 대중화 △당의 정체성 강화 등 3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당 안팎의 악조건 속에서도 올해 대선을 거쳐 내년 총선에선 적어도 원내교섭단체 규모(20명)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포부는 공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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