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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한미FTA, 잘해도 손해 못하면 더 큰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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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한미FTA, 잘해도 손해 못하면 더 큰 손해" [한미FTA 뜯어보기 283] "실익 위주의 협상 하려면 盧정부는 협상 중단해야"
천정배 의원은 14일 한미 FTA 협상과 관련해 "우리 목을 겨눌 창을 우리 손으로 상대방에게 쥐어준 꼴"이라며 "이런 협상단에게 더 이상 협상을 맡길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천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신명숙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한미 FTA를 비롯한 FTA 자체는 개방 전략의 하나로 쓸모 있는 수단이지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실익을 얻으면서 협상을 하느냐가 문제"라며 "우리 정부의 협상단이 미국을 상대로 실익을 얻을 수 있는 협상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매우 걱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특히 우리 측의 협상 능력과 관련해 "지난 1년간 내주기만 해 왔다"고 맹공했다. 그는 투자자-국가소송제를 예로 들며 "이 제도가 시행되면 우리의 주권이나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책 추진에 심각한 제약이 있을 것"이라며 "놀라운 것은 이 제도를 도입하자고 먼저 제안한 쪽이 미국이 아니라 우리 협상단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협상이 매우 잘못돼가고 있다. 우리가 얻은 것은 거의 없고 내주기만 해 왔다"면서 "앞으로 고위급 협상을 연다는데 우리가 보기에는 잘해도 손해고 못하면 더욱 큰 손해만 남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천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실익 위주의 협상 지시'에 대해서도 "그 말 자체는 옳은 말이지만 이제 8차례의 실무협상이 끝난 마당이기 때문에 아마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고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현 상태로는 협상을 중단하고 국민적 논의를 거쳐 차기 정부에서 협상하도록 하는 것이 국익을 지키는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 지명자에 대해서도 "한 지명자는 중국과의 마늘 협상을 지휘했던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청와대 경제수석에서 물라난 바가 있는데 이런 분이 한미 FTA 협상을 잘 지휘할 수 있을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천 의원은 다만 "나는 한미FTA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협상이 졸속으로 추진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 의원은 또한 "정계개편을 위해 (한미 FTA 중단 요구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정책을 중심으로 정치권 내의 토론을 활성화하다보면 같은 정책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끼리 좀 더 가까워질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정운찬 등 스스로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편 천 의원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 정치권 외부 인사의 영입과 관련해 "대통령이 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면 영입될 게 아니라 스스로 나서서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정 전 총장 같은 분들이 많이 나와 주셔야 민생평화개혁세력이 처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나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성과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 문제와 관련해서도 '명분과 설득력이 있다면 탈당해도 구태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말로 하는 명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 명분이 뭐냐가 중요하다"고 우호적으로 봤다.

또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업 씨가 4.25 재보선에서 전남 신안무안 지역 무소속 출마를 사실상 확정한 가운데 천 의원은 "재보선이 대통합신당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준비되면 좋겠다. 김홍업 씨의 경우도 그런 관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김 씨에 대한 지지의사를 내비쳤다.

천 의원은 이어 6월항쟁 20주년이 되는 오는 6월10일까지 신당창당준비위 구성→7월 중순 신당 창당→9월 중순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한 대선후보 선출로 이어지는 신당창당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그는 "열린우리당 내에서 신당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분들이 빨리 탈당을 해야만 신당 추진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흔들었다. 그는 "민주당도 4.3 전당대회에서 독자생존으로 정리가 된다면 안타까운 일"이라며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신당을 하려는 분들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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