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모금'은 25일 서울 안국동 아름다운가게에서 지원모금을 위한 '첫걸음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모금활동을 개시했다.
"에다가와 조선학교 문제 계기로 재외동포 문제 고민 이어져야"
이날 '첫걸음식'에는 공동대표인 김용택 시인, 박원순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 이선종 원불교 서울교구장, 오충일 국정원과서사진실규명위원회 위원장, 수경 화계사 주지스님을 비롯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유기홍 열린우리당 의원, 이구홍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이정주 한국생협연합회 회장, 이용선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등 각계 인사가 참석해 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
박원순 대표는 "일본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재일동포 2, 3, 4세들이 우리의 말을 배우고 문화를 이어갈 수 있었던 공간으로서 조선학교는 매우 중요한 공간"이라며 "그 공간이 사라지는 것은 총련이나 민단의 문제를 넘어 한민족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우리 민족이 전세계에 걸쳐 해외에 700만 명이 살고 있다는데, 에다가와 지원 운동을 계기로 일본의 우토로 마을, 구 소련지역의 고려인 등 위기에 처한 우리 민족을 도울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과 올해 3월, 두 차례 에다가와 학교를 방문한 유기홍 의원은 "60명이 다니는 작고 굉장히 낡은 학교지만, 에다가와 조선학교에는 일제 36년의 식민지배와 일본으로 강제이주된 우리 민족의 뼈아픈 역사가 담겨져 있다"며 "그러나 에다가와 학교는 현재 일본사회 우경화의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에다가와 학교는 재일동포 민족교육에 대한 일본사회의 차별과 억압의 상징"이라며 "이 학교가 총련계 학교라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이제 우리가 답해야 할 차례이며, 운동이 부지매입에서 그치지 않고 낡은 학교를 새로 짓는 데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첫걸음식'의 사회를 맡은 가수 이지상 씨는 "모금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 6000만 원을 모금했다"며 "이번 모금이 단순히 경제적으로 에다가와 조선학교를 돕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에다가와 조선학교에 뜨거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결성 선언문을 통해 "먼 길을 걸어 남북의 철로를 이어가듯, 긴 시간을 돌아 비로소 한국사회가 재일조선인과 끈을 잇기 시작하는 것이라 믿는다"며 "에다가와 학교 지원모금의 참여는 '60년 단절'의 한 올을 잇는 것이고, 경의(敬意)와 희망과 부끄러움과 질타의 마음을 표하는 것이며, 작게는 65명 아이들의 표정을 더욱 밝게 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에다가와 조선학교 65명의 천사들에게 조국에서 불어오는 희망의 바람을 전해줄 뜨거운 발이 돼 달라"고 호소했다.
아름다운가게에서 기증품 '옥션' 진행 중
한편 이날 첫걸음식에서는 사회각계 65명의 인사들이 지원모금을 위해 기증한 소장품들이 판매되기도 했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지원모금의 공식명칭인 '함께가요 우리학교'라는 제호를 비롯해 글씨 2점을 기증했고, 리영희 선생은 자신의 친필 서명이 든 리영희 전집을, 백낙청 선생은 <창작과 비평> 창간호(1966년)를, 김지하 시인은 자신의 묵화 5점을,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원은 머루나무길 판화 1점,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개성공단 생산 시계 등을 기증했다.
이밖에 문규현 신부는 임옥상 화백의 작품(숟가락 거울)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도자기 1쌍을, 영화감독 김동원 씨는 영화 '송환' 테이프 50개를, 가수 강산에와 김C, 안치환 씨는 자신의 음반과 티셔츠를, 윤도현 씨는 사인이 들어간 통기타를, 방송인 김미화 씨는 전통나전소품장 등을 내놓았다.
현재 일본에서도 모금운동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자신이 에다가와 학교를 나왔고 자식들을 에다가와 학교에 보낸 동문이자 곧 학부형인 재일동포들은 물론, 양심적 일본 시민들의 모금 운동도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 방법은 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모금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자세히 설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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