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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부자' 세력의 폭력에 얼마나 더 당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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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부자' 세력의 폭력에 얼마나 더 당해야 하나" [홍성태의 '세상 읽기'] 촛불 집회, 국가 폭력 그리고 종부세
촛불 집회는 무엇이었는가? 어떤 시민은 '시대의 어둠을 밝히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꾸는 힘'이라고 말한다. 이 정도까지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더라도 촛불 집회는 분명히 이 사회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촛불 집회의 이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생명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노력이었다는 사실이다.

광우병은 치사율 100%의 무서운 병이다. 그리고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 위험을 안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규제는 당연한 조치이다. 30개월 이상 살코기와 각종 광우병 위험 부위를 전면 수입하는 것은 우리의 생명을 광우병 위험에 전면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이다. 정부가 뭐라고 설명을 하건 변명을 하건 간에 상관없이 이것은 결코 변할 수 없는 과학적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는 우리의 생명을 광우병 위험에 전면적으로 노출시켰다.

생명의 위험에 맞서는 것은 모든 생명의 본능에 해당하는 것이다. 촛불 집회는 이러한 본능의 발로였다. 그러나 이 본능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과학이 필요했다. 과학은 이명박 정부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가에 대해 시민들에게 잘 알려주었다. 그리고 시민들은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촛불이라도 들고 거리로 나서는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판단을 하게 되었다. 촛불은 이명박 정부가 강요하는 광우병 위험에 맞서서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절박한 염원의 표출이었다.
▲ 촛불 집회는 과연 무엇이었나? 그것은 '국가 폭력'에 대한 저항이었다. ⓒ프레시안

촛불 집회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대응은 아무래도 '국가 폭력'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옳은 것으로 보인다. '국가 폭력'은 국가 권력이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뜻한다. 독재 세력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막강한 국가 권력을 적극 활용해서 국민을 억압했다. 독재시대에 미행, 감시, 도청, 사찰, 폭행, 체포, 고문, 투옥은 일상사였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살해마저도 사실상 대수롭지 않은 일처럼 여겨졌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의 시대는 '국가 폭력'이 횡행한 어둠의 시대였다. 그런데 민주화 20년에도 '국가 폭력'의 문제는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다시금 크게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촛불 집회는 노약자와 어린이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평화 집회였다. 촛불 집회가 '거리 축제'처럼 전개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그런데 6월 19일의 '특별 기자 회견'을 계기로 이명박 정부는 촛불 집회 강경 진압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는 이미 6월 10일의 '명박산성' 또는 '청수산성'을 통해서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명확히 밝혔다. 그리고 6월 19일의 '특별 기자 회견'을 통해 '사과'하는 척해서 촛불 집회를 약화시키고는 바로 이어서 촛불 집회에 대한 강경 진압을 강화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사실 이미 많은 시민들이 경찰의 무차별 폭행으로 다친 상태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이런 문제를 바로잡기는커녕 오히려 강경 진압을 강화했던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국가 폭력'을 좀더 확장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물리적 폭력이 '국가 폭력'의 핵심을 이루되 그것만이 '국가 폭력'의 전부는 아니다. 잘못된 정책을 절차조차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국민에게 강요하는 것도 역시 '국가 폭력'이다. 이런 점에서 광우병 위험이 큰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을 전격적으로 결정하고 강행한 것 자체가 국민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준 강력한 '국가 폭력'이다. 도대체 누가 생명을 위협할 권리를 이명박 정부에게 부여했는가? 생명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모든 정부의 가장 근원적 책임이 아닌가? 이명박 정부는 모든 정부의 가장 근원적 책임을 저버리는 잘못을 저지른 것이 아닌가? 도대체 왜 이명박 정부는 이런 터무니없는 잘못을 저질렀는가?

100일이 넘는 긴 시간이 지나면서 촛불 집회는 소강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자 이명박 정부는 촛불을 완전히 끄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는 생명을 위협하는 '국가 폭력'에 맞서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 시민들에 대해 민사 소송을 벌이고 형사 처벌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은 또 다른 '국가 폭력'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잘못된 정책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저항은 물론이고 심지어 비판조차 하지 말고 그저 순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폭력 진압에 이어 방송 장악, 인터넷 무력화, 민사 소송, 형사 처벌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들을 항복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촛불 집회는 정부가 국민을 속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지식사회와 정보사회의 특징을 잘 보여준 역사적 사건이다. 이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행태는 너무나 시대착오적이고 말 그대로 후진적이다. 여기서 우리는 당연히 이명박 정부를 작동하는 세력, 즉 '이명박 세력'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세력은 흔히 '강부자 세력'이라고 불린다. 이들은 전체 국민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부자 집단'을 뜻하며, 이념적으로는 스스로 '뉴라이트'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뉴라이트'는 식민과 독재의 역사를 찬양하고, 독립 운동과 민주화 운동을 좌파 운동이라거나 심지어 테러리즘이라고 비난한다. '강부자 세력'은 이렇듯 반민족적이고 반민주적이다.

'강부자 세력'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자신들의 부를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것 같다. 국가와 민족마저도 그렇다.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 '뉴라이트 역사 교과서', 황당한 고환율 정책, 참담한 토건국가 정책 등에서 그 실태를 명확히 살펴볼 수 있다. 여기서 물론 종합부동산세 폐기 정책도 빼 놓을 수 없다. 종부세는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막고 나라의 정상화를 이루기 위한 선진적 정책이다. 그런데 '강부자 세력'은 역시 부동산 투기를 대표하는 세력답게 종부세를 폐기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역시 '강부자 정부'인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부터 '강부자'의 대표가 아닌가? 이번의 종부세 완화로 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사람은 다름아닌 바로 이명박 자신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소망교회 30년 교우'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자들의 가슴에 박힌 '대못'을 운운하며 종부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전체 국민의 2%에 불과했던 이전 종부세 대상자들에게 과연 종부세가 '대못'이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굉장히 엄청난 부자인 이명박과 강만수에게는 '대못'이었던 모양이다. 부자인 그들에게는 대다수 국민들, 특히 50%에 가까운 집 없는 국민들의 가슴에 박힌 '쇠말뚝'이 보이지 않는 걸까? 부자인 그들은 '강부자 세력'이 엉터리 부동산 세제와 부동산 정책을 활용해서 엄청난 투기이익을 누리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 국민들이 부동산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집을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가? 그럴 것이다. 그들은 '강부자 세력'의 대표이므로.

종부세 폐지 정책도 또 하나의 '국가 폭력'이다. 촛불 집회에 대한 각종 억압책이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한 국민의 저항을 억누르는 '국가 폭력'이라면, 종부세 폐지 정책은 '강부자 세력'의 불로소득을 위해 국민을 무력화하는 '국가 폭력'이다. 종부세 폐지 정책으로 이명박 정부가 '강부자 정부'라는 사실과 한나라당이 '강부자 당'이라는 사실이 명확히 확인되었다. 그런데 '강부자 세력'의 이익과 국민의 이익은 양립할 수 없다. '국가 폭력'으로 광우병 위험과 종부세 폐지를 강요할수록 이 사실은 더욱 더 분명해질 것이다. '국가 폭력'은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탐욕의 세력만이 이 진리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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