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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란 씨, 다음번 저작권위에서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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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란 씨, 다음번 저작권위에서 봅시다" [주이란의 공개편지] 표절 공방, 이제 매듭을 짓자
7개월 동안 있었던 일

조경란 씨의 <혀>는 2007년 11월에 출간되었습니다. 저는 2007년 12월 말에 조경란의 <혀>의 출간 사실을 알았습니다. 검토 후 2007년 12월 말부터 출판사, 평론가, 법조인 등 여러 경로를 통해 표절 사실을 알렸습니다. 2008년 1~2월에 상담한 한 변호사는 절친한 대학 후배라며 신형철, 정여울, 차미령 세 명의 1976년생 문학평론가에게 두 <혀>의 검토를 의뢰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차미령 씨는 계간 <문학동네> 2007년 겨울호에 조경란의 <혀> 평론을 썼고 <혀> 책에도 그 내용의 일부가 실린 평론가이니 공정한 평가가 힘들겠다며 제외해 달라고 했습니다. 변호사는 신형철, 정여울, 대학원생, 세 명에게 평론을 의뢰하겠으며 검토 후 평론가들과 다함께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몇 달을 기다려도 변호사에게서 연락이 없었습니다. 2008년 4월 말에 저는 변호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변호사는 평론가들의 코멘트만 전해주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신형철 씨는 <문학동네>로 등단한 문학평론가이고, 계간 <문학동네> 편집위원이었습니다. 정여울 씨도 <문학동네>에서 '방현석론'으로 등단한 문학평론가이고, 2008년 3월에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첫 평론집을 출간했습니다.

<혀> 표절 문제가 언론매체를 통해 세상에 공개된 후 2008년 10월, 모 신문사 기자의 질문에 신형철 씨는 자신은 사전에 이 일을 알지 못했다고 답변했고, 정여울 씨는 주이란의 <혀>를 받았으나 바빠서 읽지 않았다고 답변했습니다.

저는 2007년 12월 말부터 여러 출판사 관계자를 만나거나 편지를 보내거나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그들은 여러 가지 이유들을 대며 출판을 거부했습니다. 그 이유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표절인 것 같다.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조경란 씨와의 인연 때문에, 문학동네와의 관계 때문에, 동아일보와의 관계 때문에 책의 출간이 어렵다. 이 일을 공개하면 오히려 주이란 씨에게 좋지 않으니 그냥 덮어두라."

그런 과정을 거치다 2008년 6월에 '그날이오면' 서점 김동운 대표의 소개로 방현석(본명 방재석) 교수와 만났습니다. 방현석 교수와 2008년 6월에 문학동네에서 책을 낸 김형수 씨는 저를 위로하며 일단 참으라고 했습니다. 방현석 교수와 김형수 씨는 조경란 씨를 '경란이', 문학동네 대표인 강태형(본명 강병선) 씨를 '태형이 형'이라고 불렀습니다. (☞관련 기사 : '혀' 표절 공방이 유발시킨 오해에 대한 해명)

방현석 교수는 '경란이'와의 통화 내용, 동아일보에 문의해서 알아낸 내용을 상세하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방현석 교수는 '경란이'에게 심사 사실을 재차 확인하고, 동아일보에서 '경란이'의 심사 확인과 함께 내리 3년간 심사했다는 사실까지 알아내어 저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저는 조경란 씨가 3년간 동아일보에서 심사했다는 사실도 방현석 교수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방현석 교수는 '경란이'와의 통화 중 이상하게 전화가 계속 끊겨서 다시 통화를 시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경란이'는 자기는 그 해고, 언제고간에 동아일보에서 심사위원 참가 사실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고 합니다.

방현석 교수는 저에게 우선 등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방현석 교수는 저의 <혀>에서 잠재력을 보았다며 "제가 관계하는 매체가 주이란 씨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매체로 등단하는 게 어때요?"라고 제안했습니다. 저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1주일이 지난 후 저는 방현석 교수에게 전화를 해서 제 작품 중 등단작으로 어떤 게 좋은지 물었습니다. 그런데 방현석 교수는 저에게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 창작 과정이 있으니 6개월만 함께 공부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저는 그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저는 혼자 어떻게 공부하면 되냐고 물었고, 방현석 교수는 해오던 대로 하라고 했습니다. 저는 방현석 교수에게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조경란의 <혀>가 출간된 지 7개월 동안 있었던 일입니다.

기성 문인들과 출판계는 표절 문제를 묻어버리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진실을 세상에 공개하고 독자와 소통해야지만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표절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출판과 전혀 상관없는 직장에 있는 남편(김태환)이 출판사를 차리고 직접 책을 출간했습니다.

두 <혀>는 같은 작품입니다
▲ <혀>(조경란 지음, 문학동네 펴냄) ⓒ프레시안

<시사인>의 인터뷰 내용은 조경란 씨가 제 작품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심사를 했다는 사실을 떠나서 두 작품의 실질적 유사성만 따져보자는 것이 질문의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그러한 질문의 뜻을 재확인 후 답변을 했습니다.

"인과관계를 다 떠나 순전히 두 작품만 비교해 봐도 두 작품은 같습니다."라는 답변이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결국 인과관계와 두 작품의 실질적 유사성은 따로 떼어 낼 수 없습니다. 신춘문예에서 저의 <혀>를 심사했기에 조경란 씨는 제 작품과 유사하며 조경란 씨의 기존 작품 세계와 아주 다른 <혀>를 쓸 수 있었습니다. 조경란 씨의 차기작도 저의 <혀>의 중요한 삽화의 내용입니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힘듭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조경란 씨의 <혀>는 작품으로만 따져 봐도 표절이고, 같은 작품이 나온 이유는 조경란 씨가 동아일보 2007 신춘문예에서 제 작품 <혀>를 심사했기 때문입니다"라며 끝맺었습니다.

조경란 씨는 자신의 책이 먼저 출간되었기에 표절은 자신이 주장해야 된다고 합니다. 그 말은 조경란 씨 자신이 봐도 주이란의 <혀>와 조경란의 <혀>는 같은 작품이라는 것을 뜻합니다. 저와 조경란 씨가 유일하게 일치된 주장을 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관련 기사 : 조경란 "난 표절 안 했다"…저작권위원회 불출석)

하지만 조경란 씨가 간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작권 형성 시점은 원고가 탈고된 시점입니다. 저는 <혀>를 2005년에 탈고했고 조경란 씨는 2007년에 탈고했습니다. 저작권 형성 시점은 책을 발간한 시점이 아닙니다. 구상 시점은 더더욱 아닙니다.

조경란 씨는 저의 <혀>를 심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경란 씨는 그동안 심사 사실을 부정하기도 했고, 집필 시점 번복 등 수많은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조경란 씨가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보아서 조경란 씨가 심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차기작 내용이라는 유괴

주이란의 <혀>의 내용 중 사랑하는 혀에는 유괴가 중요한 삽화로 등장합니다. 일반적인 유괴의 패턴은 다음과 같습니다. 돈을 목적으로 어린 아이를 유괴합니다. 보통 범인은 남성입니다. 유괴범은 아이를 살해합니다. 범인이 여성인 경우에도 '아기에 대한 결핍감' 혹은 '돈'이 이유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의 <혀>에 등장하는 유괴는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젊은 여성이 자신의 성적 쾌락을 위해 어린 사내아이를 유괴하고 목적을 달성한 후 아이를 제자리에 고스란히 되돌려 놓는 것입니다.

조경란 씨는 <혀>도 10년 전에, 차기작인 '유괴'도 10년 전에 구상했다고 합니다. 조경란 씨는 그동안 슬럼프였다고 했고, 2003년 인터뷰에서는 장편을 쓰고 싶으나 쓸 내용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표절로 지목된 모든 내용을 10년 전에 구상했다는 것은 기존에 해 왔던 말들과 충돌합니다.

<혀>의 독창성
▲ <혀>(주이란 지음, 글의꿈 펴냄). ⓒ프레시안

조경란 씨의 이전 주장에 따르면 <혀>는 출판사 대표가 10년 만에 떠올려서 집필 제안을 먼저 한 작품입니다. 문학동네 강태형 대표의 주장에 따르면 조경란 씨와 10년 만에 만난 자리에서 출판사 대표가 기억을 끄집어내어 적어줬다는 내용입니다. 얼마나 강렬했으면 출판사 대표가 10년 동안 잊지 않았을까요. 조경란 씨는 지금에 와서 <혀>가 평범한 작품이라고 주장합니다. 기존의 자신의 주장과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 "<혀> 표절 공방, 누가 침묵하고 있습니까?")

'혀'의 용도를 세 가지로 설정하고 결말은 사람의 혀를 잘라 요리해서 사람이 먹는다는 것은 독창적인 내용입니다. 이것은 비문언적 표현입니다. 조경란의 <혀>는 문언적 표현은 물론 비문언적 표현까지도 주이란의 <혀>에서 가지고 온 것입니다.

조경란 씨와 문학동네 강태형 대표는 저작권위원회의 조정에 출석해야 합니다

저작권위원회는 조경란 씨가 조선일보가 주관하는 동인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하고자 입국하는 일정에 맞춰, 조경란 씨를 배려하여 2차 조정일자를 택했습니다. 그런데 조경란 씨는 동인문학상 시상식에는 참석했으나, 조정에는 불참했습니다. 대리인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조경란 씨가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으면, 저에게 요구할 게 있다면 조정에 참가해서 말하면 됩니다. 조경란 씨가 떳떳하다면 참석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한 때 시를 썼던 문학동네 강태형(본명 강병선) 대표는 11월 3일 월요일, 조선일보가 주관하는 동인문학상 시상식 참석자 시인 명단에 있었습니다. 11월 7일 금요일, 저작권위원회 조정실에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아무 대답도 할 수 없는 출판사 직원만 대리인으로 보내었습니다.

조경란 씨와 문학동네 강태형 대표는 불성실한 태도를 그만두고 11월 21일에 있는 3차 조정에는 꼭 참석하기 바랍니다.

표절 문제는 매듭을 지어야 합니다

책은 독자와 공개적으로 소통하는 채널입니다. 작가는 공적인 발언을 하는 사람이기에 책임감을 무겁게 느껴야 합니다. 책을 쓴 작가와 책을 만든 출판사는 자신들이 세상에 내놓은 책에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조경란 씨를 포함한 문인들은 진실을 말하기 바랍니다. 문학동네는 책의 회수, 절판하는 행동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독자들 앞에 표절 문제는 매듭을 지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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