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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목적은 해외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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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목적은 해외이전?" 야3당 "부산경제가 위험…제2 쌍용차사태 우려"
한진중공업이 오는 26일 정리해고자 명단을 통보할 예정인 가운데 야당들이 이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부산시당은 18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제2의 쌍용차 사태가 우려된다"며 "부산시가 직접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런 우려는 "한진중공업이 이참에 영도 조선소를 축소하고 필리핀으로 조선소 전체를 이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 때문이다. 현재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규모는 1000여 명이지만, 이번 정리해고가 '해외 이전'의 전단계라면, 2500명의 전체 직원 뿐 아니라 70여 개에 이르는 하청업체 노동자의 고용도 불안해진다.

부산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도 발 벗고 나섰다. 이들은 오는 19일 가칭 '한진중공업 대규모 정리해고 반대 및 서민경제 살리기 부산시민대책위'를 결성하고 적극적 대응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도 오는 20일 부산에서 정리해고 반대 대규모 집회를 연다.

"노사 협약까지 무시한 정리해고, 진짜 이유는 영도조선소 폐쇄"

야3당의 부산시당은 이날 부산시청 앞에서 "한진중공업의 대량 감원은 부산지역의 조선사업 축소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한진중공업이 최근 대만으로부터 수주한 벌크석 2척을 영도조선소가 아닌 필리핀 현지법인 수빅조선소(HHIC-PHIL INC)에서 만들기로 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의 홍희덕 의원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벌크석 2척 뿐 아니라 현재 영도조선소에 있는 건조물량 11척마저 수빅조선소로 가져가기로 했다.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현지법인 수빅조선소(HHIC-PHIL INC) ⓒ연합뉴스

필리핀에 수빅조선소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 2006년이다. 당시에도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이러다 영도조선소가 축소 혹은 폐쇄되고 아예 회사가 해외로 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었다. 이런 노조의 우려에 사 측은 2007년 3월 노조와 '특별단체협약'을 맺어 "해외공장 운영으로 인해 국내공장 조합원의 고용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고 약속했다.

당시 노사가 맺은 '특별 협약'은 이 외에도 △회사는 국내수주량 3년치를 연속해서 확보하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회사는 해외공장이 운영되는 한 조합원의 정리해고 등 단체협약상 정년을 보장하지 못할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로부터 불과 3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 측은 전 직원의 30%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31일 349명이 희망퇴직을 통해 조선소를 떠나기도 했다. 한진중공업은 이 특별협약에 대해 "유효기간이 만료돼 준수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에서 한진중공업은 척추…한진重 구조조정, 지역 경제 피폐화 된다"

부산지역의 우려가 높아지는 까닭이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008년 부산의 최대 금융회사인 부산은행이나 자동차회사 르노삼성보다도 매출이 많아, 부산에서 매출액 1위를 기록했다. 지회는 "이런 상황에서 영도조선소의 규모가 축소되면 부산시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희덕 의원도 "부산지역에서 한진중공업은 부산지역 경제의 척추와 같다"며 "이런 대규모 사업장에서 급작스럽고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자칫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부산지역 경제의 피혜화를 가져올 위험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런 이유로 부산지역의 야3당은 부산시의 적극적 개입을 촉구했다. 이들은 "부산시가 말로만 지역경제 활성화를 외쳐서는 안 된다"며 "한진중공업의 사업축소 및 해외 이전에 대해 명확하게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프레시안>과 전화 통화에서 "해외 이전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한진중공업지회는 이날 "세계 10위 안에 드는 한징중공업이 지난해 단 한건의 수주도 받지 못한 것은 무엇보다 경영진의 무능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2009년 수주 0건, 무능한 3세 경영 때문"

한편, 한진중공업지회는 이날 "세계 10위 안에 드는 한징중공업이 지난해 단 한건의 수주도 받지 못한 것은 무엇보다 경영진의 무능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비록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의 여파가 조선업을 강타했지만, 대우조선해양은 같은 기간 29척을, 성동조선은 12월 한 주만에 7척을 수주했다는 것이 그 근거다.

지회는 "지난 2008년, 조선업에 대한 경험이 아무 것도 없는 조원국 상무가 국제담당 상무로 부임한 결과가 2009년 수주 0건"이라고 주장했다. 조원국 상무는 조남호 회장의 장남이다. 지회는 "열심히 일한 노동자를 쫓아낼 것이 아니라 무능한 3세 경영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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