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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 사태, 보수·진보 아닌 양식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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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 사태, 보수·진보 아닌 양식의 문제" 시민단체 "사분위 결정, 시대의 감수성이 용납 못 해"
"비리 재단, 물 만났다."

김영삼 정부 때,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비리의 주인공이 상지대학교에 복귀하게 된 것을 놓고 교육계 안팎에서 나오는 말이다.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비리로 구속되면서 퇴출됐던 김문기 전 상지대 이사장 측 인사들이 이 대학 이사진의 과반수를 차지하도록 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학교를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재단 관계자가 아니라 학생과 교직원이다. 이들에게 사분위의 최근 결정은 '교육 사망 선언'에 다름 아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득권을 잡아라. 그러면 제멋대로 비리를 저질러도, 그래서 처벌을 받아도, 기득권은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전한 셈이기 때문이다.

교육 단체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전체가 사분위의 최근 결정에 분노한 것 역시 이런 맥락이다. 사분위가 취한 "한 번 이사장은 영원히 이사장"이라는 논리가 다른 공적 판단에서도 근거로 사용될 경우, 감당하기 힘든 해악이 생기리라는 것.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립학교개혁국민운동본부, 공교육살리기연석회의, 입시폐지대학평준화국민운동본부, 교육희망네트워크 등이 11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적선동에 있는 '에코밥상'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회견에서 이들 단체가 내건 요구는 네 가지다. △사분위 결정에 대한 교과부의 분명한 해명, △교과부의 조속한 재심 요청, △일부 사분위원의 임명 철회, △사분위 위원장과 교과부 장관 면담.

이런 요구를 내건 배경에 대해 이들 단체는 "이번 결정이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과 서울시교육청의 비리로 인해 한국 사회가 교육 비리의 척결과 투명성에 민감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 단체는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부패 척결이 선진화의 관건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으며, 교육 비리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언명한 바 있다"며 "그런 점에서 사분위의 이번 결정은 교육의 투명성이라는 국민의 상식에 역행하는 동시에 부패 척결이라는 정권의 공언마저 무색케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문기 전 이사장에게 사실상 복귀 통로를 열어준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흔히 꼽히는 게 사분위 위원들의 성향이다. 11명의 위원 가운데 10명 가까이가 보수 성향이라는 것.

그러나 이날 회견 참가자들의 판단은 조금 다르다. 이들은 "부패와 비리에는 진보,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상지대 이사진 구성과 관련된 결정에서 나타난 사분위의 문제는 위원들의 이념적, 정치적 성향의 문제가 아닌 기본적인 '양식'의 문제"라고 못 박았다. 이어서 이들은 "'부패'와 '정의', '투명성'에 대한 기본적인 양식을 갖추지 못한 위원들이 사학 재단의 '비리'가 주된 원인이 되는 사학 분쟁의 조정자 역할을 하는 것은 이 시대의 감수성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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