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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5연패’ 삼성의 무한도전은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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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5연패’ 삼성의 무한도전은 계속될까 [베이스볼 Lab.] 2015 KBO리그 미리보기 <10> 삼성 라이온즈
스토브리그: 언제나처럼 외부 FA 영입 없이 자체 FA를 잡는 데 주력했다. 5명이 한꺼번에 FA 자격을 얻은 가운데 윤성환-안지만-조동찬과 계약에 성공했다. 반면 ‘푸피에’ 배영수와 왼쪽 권총 권혁은 한화로 이적했다. 배영수의 이적이 뒷말을 남기긴 했지만, 이전까지 삼성은 ‘반드시 잡아야 하는’ 자체 FA는 한번도 놓친 적이 없다. FA로 2명을 보냈지만 보상선수는 1명밖에 얻지 못했다. 그나마 데려온 포수 김민수는 올해부터 군에 입대. kt 특별지명에서는 드래프트 1라운더 출신의 내야수 정현을 내줬다.

외국인 선수 중 마틴과는 재계약을 하지 않았고, 에이스 밴덴헐큰는 일본 프로야구로 떠났다. 이에 밴덴헐크의 강속구를 대신할 선수로 피가로를, 마틴과 비슷한 유형의 투수로는 타일러 클로이드를 영입해 빈 자리를 채웠다.

군 제대 선수들이 대거 합류해 기대를 모았다. 입대 전 주축 투수로 활약하던 정인욱, 임진우와 ‘슈퍼루키’ 구자욱이 돌아왔다. 박민규, 우병걸, 황수범 등도 전역한 선수들. 대신 김헌곤, 정병곤 등 1군에서 활약하던 야수들과 이수민, 안규현, 이현동 등 투수 유망주들이 훈련소로 떠났다.

예상 라인업 (2014 wOBA, wRC+)

포수 – 이지영 (0.311, 67)
1루수 – 구자욱 (기록없음)
2루수 – 나바로 (0.426, 140)
3루수 – 박석민 (0.440, 149)
유격수 – 김상수 (0.345, 89)
좌익수 – 최형우 (0.460, 161)
중견수 – 박해민 (0.354, 94)
우익수 – 박한이 (0.390, 117)
지명타자 – 이승엽 (0.393, 119)
삼성의 라인업은 무한도전을 닮았다. 해가 바뀌어도 멤버 구성은 그대로, 다들 나이만 한 살씩 더 먹는 게 공통점이다. 끊임없이 도전을 받지만 수 년째 정상을 지키는 것도 닮은 꼴이다. 그리고 멤버 중 누군가 문제가 생겨서 빠져나가도 전혀 표가 나지 않는다는 점까지도 쏙 뺴닮았다. 만약 빈 자리가 생기면, 그때마다 원래 주인만큼 뛰어난 새 얼굴이 등장해서 자리를 채운다.

올해 삼성 라인업의 ‘식스맨 프로젝트’는 중견수 자리를 두고 벌어진다. 사실 중견수는 삼성에서 매년마다 주인이 바뀐 자리다. 2010년 이후의 역사를 돌아보자. 2010년에는 이영욱이 주전 중견수였지만 2011년에 부진했다. 그러자 3년차 배영섭이 혜성같이 등장해서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찼다. 2012년이 되자 이번에는 배영섭이 초반에 고전했고 새로운 얼굴 정형식이 중견수로 많은 기회를 얻었다. 절치부심한 배영섭은 2013년 다시 주전 중견수로 자리를 되찾고 맹활약을 펼쳤다. 배영섭이 군입대하자 2014년에는 다시 정형식이 주전 중견수 낙점. 그러나 정형식이 초반 부진에 이어 음주운전 사건으로 팀을 떠나자, 이번에는 신고선수 출신의 박해민이 솟아나 톱타자 겸 중견수로 등극했다.


박해민도 한 시즌 활약에 안심하기는 이르다. 상무에서 제대한 구자욱, 신고선수 동기인 박찬도 등이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와 자리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박해민도 이를 잘 아는지 우타자 전향 시도, 타격폼 수정 등 겨울 내내 한 단계 더 올라서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다른 포지션도 사정이 비슷하다. 1루수 채태인의 초반 부상 결장으로 구자욱이 개막전부터 기회를 얻는다. ‘채태인 돌아와도 자리ㅍ없다’가 현실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포수 이지영이 문제가 생기면 베테랑 진갑용부터 이정식, 이흥련 등이 언제든 자리를 꿰찰 수 있다. 나바로가 부진해도, 박석민이 부상을 입어도 ‘FA’ 조동찬이 대기하고 있어 걱정거리가 아니다.

이런 팀 분위기에서는 주전 선수들조차 한시도 방심하거나 나태해질 틈이 없다. 시범경기에서 이승엽-최형우-박석민은 모두 2홈런씩 때려내며 존재감을 증명했다. 지난해의 영웅 나바로는 3홈런 7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러, 한국무대 2년 차에는 ‘게을러질’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잠재웠다. 채태인도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7타수 5안타 5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었다.

지난해 넥센의 타격이 워낙 굉장했던 탓에 삼성의 공격력은 다소 덜 조명 받은 면이 있다. 하지만 삼성도 넥센 못지않게 가공할 타격을 자랑했다. 팀타율 역대 신기록인 0.301을 작성했고 역대 세번째 팀 150홈런-150도루(2009 히어로즈, SK)를 달성하며 장타력과 기동력의 조화를 선뵀다. 올 시즌도 삼성 라인업에는 별다른 약점이 없다. 정확성, 장타력, 기동력, 노장과 신예의 조화, 백업멤버, 대타까지 필요한 모든 게 갖춰진 선수진이다. 1루수 채태인의 초반 결장 외에는 지난해와 동일한 멤버로 경기에 나선다. 주축 선수의 부상 문제만 없다면, 올 시즌도 삼성의 득점력은 리그 최상위권을 유지할 것이다.

예상 투수진 (2014 FIP)

1선발: 피가로 (기록없음)
2선발: 윤성환 (4.41)
3선발: 장원삼 (5.41)
4선발: 클로이드 (기록없음)
5선발: 차우찬 (4.84)
불펜: 임창용(마무리) / 안지만 / 권오준 / 심창민 / 백정현 / 김건한 / 박근홍 / 신용운
지난 시즌 삼성은 엽기적인 타고투저 속에서도 탄탄한 마운드의 힘으로 통합 4연패에 성공했다. 외국인 투수 밴덴헐크(WAR 4.7승)와 윤성환(WAR 3.8)을 앞세운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마틴이 5선발(WAR 2.9승)일 정도로 강력했다. 오승환의 일본행으로 우려를 산 불펜도 적절한 때 복귀한 임창용을 축으로 나름의 경쟁력을 유지했다. 하지만 과연 올해도 삼성이 1등 마운드를 고수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기존 외국인 투수 2명과 국내 선발 1명, 불펜투수 1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탓이다.

물론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바뀌는 건 어느 구단이나 흔히 있는 일이다. 2013년에도 삼성은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했지만 변함없이 우승했다. 하지만 당시 제 역할을 해준 외인은 밴덴헐크(WAR 3.0) 하나였으며, 그외 로드리게스와 카리대는 야구를 할 줄 아는 관광객에 지나지 않았다. 그만큼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작년 삼성에서 외인투수 2명의 비중이 워낙 컸다는 것도 문제다. 밴덴헐크와 마틴 두 선수가 합작 WAR 7.6승을 벌어들였다. 이는 지난해 리그 WAR 1위인 넥센 강정호가 기여한 것과 같은 수치다. 새로 가세한 외국인 투수들이 그만한 활약을 해줄 수 있을까?

일단 삼성은 2014년 기용한 외인들과 비슷한 유형으로 짝을 맞춰 새 선수를 영입했다. 피가로는 밴덴헐크처럼 150km/h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 시범경기에서도 쌀쌀한 날씨 속에 강속구를 앞세워 10이닝 11K 평균자책점 2.70으로 호투했다. 다만 7볼넷에 드러나는 컨트롤 약점, 주자 있을 때 구속과 제구력이 함께 하락하는 문제가 해결 과제다. 삼성 역대 외국인 투수 중 최고의 활약을 펼친 밴덴헐크만큼 기여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클로이드는 시범경기에서 8이닝 동안 11실점(ERA 12.38)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클로이드가 제 역할을 못하고 2013년 카리대의 악몽을 재현한다면, 삼성의 마운드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배영수가 빠진 자리를 채울 차우찬은 시범경기 기간을 통해 선발투수로 합격점을 받았다. 팀내 가장 많은 15이닝을 소화하며 18삼진을 잡고 실점은 단 3점만 허용했다. 대부분 팀이 5선발 빈 자리를 신인급 투수로 채우는 것과 달리, 차우찬은 이미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선발로서 가능성도 보여준 선수다. 단 차우찬이 선발로 자리를 굳히면, 류중일 감독 입장에서는 선발-롱릴리프-불펜을 오가며 아무 때나 꺼내들 수 있는 마운드의 만능 카드가 사라진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한 백정현이 얼만큼 차우찬의 역할을 대신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이렇다 보니 올 시즌 삼성 선발진에서 확실히 ‘검증’된 투수는 윤성환과 장원삼 둘 정도다. 문제는 이 중 장원삼이 최근 몇 년 동안 거의 모든 부문에서(구속 포함)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불펜 핵심인 안지만도 비슷한 상황. 타고투저의 영향도 감안해야겠지만, 30대 투수에게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하향세는 가볍게 넘길 일만은 아니다.


결국 올해도 삼성이 최강 마운드를 유지하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전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1) 외국인 투수 2명 모두, 적어도 1명 정도는 뛰어난 활약을 해줘야 하고 2) 차우찬은 선발로 성공하고, 백정현이 차우찬 역할을 대신 해줘야 하며 3) 장원삼과 안지만이 반등에 성공해야 하고 4) 임창용이 건재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 조건들이 대부분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최근 몇 년 동안 삼성 마운드에 이만큼 ‘if’가 많았던 적은 없다. 누군가 “야구에 만약을 붙이면 아무나 다 우승한다”고 했듯이, 야구는 팀 전력에 ‘if’가 적을수록 강한 법이다. 실제로 삼성은 그간 팀 전력에 ‘if’가 가장 적은 팀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 삼성이 수많은 ‘if’를 얼마나 지워나갈 수 있을까? 주목해 볼 부분이다.

이 선수를 주목하라: ‘STC 장학생’인 권오준-신용운 사이드암 듀오. 삼성은 9회 임창용, 8회 안지만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지만 7회를 막아줄 투수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불펜에서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권오준과 신용운의 부상 복귀가 반가운 이유다. 시범경기에서 두 투수는 구위는 전성기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타자와 싸우는 능력만큼은 여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전처럼 많은 경기에서 긴 이닝을 소화하기는 어렵겠지만, 잘 관리해서 기용한다면 불펜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두 투수가 7회를 잘 막아준다면, 셋업맨 안지만의 부담감도 한결 줄어들 것이다.

2015 전망: 지난해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4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삼성은 이번 시즌에도 유력한 우승 후보로 분류된다. 5연속 통합우승은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1949년-1953년 뉴욕 양키스 이후로는 다시는 나오지 않은 위업이다. 프로야구 최고 명장에 올라선 류중일 감독의 리더십, 오랫동안 한 팀에서 호흡을 맞춘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조화는 올해도 흔들림이 없다. 일각에서 4연패에 따른 자만심이나 자족감을 이야기하지만, 삼성은 2년 연속 뒤에도, 3연속 후에도 여전히 우승에 목말라 했던 팀이다.

원래 강력했던 타선과 수비력은 새 얼굴들의 가세로 더욱 좋아질 전망. 5년 연속 우승으로 가려면 삼성의 자랑인 마운드가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선발과 불펜 모두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과 장원삼-안지만의 존재감이 필요하다. 새로운 얼굴의 등장도 좋지만, 결국은 해줘야 할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줘야 삼성답다. 무한도전도 결국은 유재석, 박명수인 것과 마찬가지다.

예상순위: 1-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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